오늘은 메테오라에 같이 갔던 일행 중 두 분과 같이 다니기로 했어. 같은 게하에 있는 한 분은 오전만 같이 관광하기로 하고 오후에 그리스를 떠난다고 했어. 그리고 나머지 한 분은 다른 게하에 있어서 약속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지.
준비가 거의 다 마쳐 갈 때쯤 게하 사장님이 부르셨어. 어제 게하에 온 한분과 같이 여행하면 안 되겠냐고 물으셔서 괜찮다고 말씀드렸어. 같이 가기로 한 분은 여행 와서 처음으로 본 나보다 연상인 형. 나는 연상이 대하기 편해서 좋았지.
그런데 시간이 여유롭다고 생각했던 건 오판이었어. 형은 갑작스러운 일정에 나갈 준비가 다 되어있지 않았고 시간이 걸렸지. 역시 계산상 10분 이상 늦을 거 같았어. 큰일이야, 이미 톡을 날리긴 했지만 아마 여기보다 먼 곳이라 출발했다면 못 받을 거야. 와이파이가 없으니까. 우리가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 형이 우리만 가라고 했어. 그래서 미안하다며 말하고 뛰어갔지. 빨리 가려고 택시를 잡으려 했으나 여긴 아침에 택시가 안 다녀. 어제와 마찬가지로 역시나.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초조해지더라.
아크로 폴리스(Ακρόπολη Αθηνών, Acropolis)로
우리의 목적지는 아크로폴리스. 아크로란 높다는 뜻으로 높은 곳에 있어서 아테네 어디서도 보여. 눈에 보이니까 더 초조하더라. 택시를 어렵사리 탔으나 아크로 폴리스 입구까지 가지 않았어. 생각보다 한참을 걸어갔지. 햇볕은 엄청 따갑고 빨리 가야 한다는 마음에 더 멀게 느껴졌던 거 같아.
아크로폴리스에는 지구의 다양한 국가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있었어. 어제와 너무 달랐지. 역시 유럽 문화의 뿌리인가. 입구에서 약속한 일행이 보이지 않아, 우선 나누어져서 찾았어. 그렇게 얼마 되지 않아, 내 어깨를 두드리면서 찾던 일행이 나타났어. 나는 우선 사과부터 했어. 입장권을 사고 먼저 들어가려고 했지만 내가 보였데. 정말 다행이야.
모든 일행이 다 모여 입장권을 사러 갔어. 역시나 영어가 유창한 교환학생이 매표소로 갔지. 그런데 가격표를 보니 좀 부럽더라. 왜냐면 대학생은 50% 할인이더라고. 아~~~ 이래서 학생 때 여행 가는 거구나 싶더라. 표를 들고 오는 일행에게 할인받았냐고 물어보니 무료래. EU 가입국 학생증이 있으면 무료. 거기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EU 가입국 유적이면 모두 마찬가지래. 와~! 좋겠다! 입장권이 그리 비싼 건 아니지만 무료에 가까운 우리나라에 익숙한 나로서는 무료는 좀 크게 느껴지더라고. 학생들에게 역사를 많이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교육 같은 거라고 했어. 그래서 정말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해.
언덕 위의 아크로 폴리스
아크로 폴리스 입구
입구에는 지하철 역 개찰기라고 해야 하나 카드를 찍으면 바가 넘어가는 장치가 있었어. 그곳에 있는 직원들에게 표를 주면 지나가게 해 줘. 기계가 고장 난 건지 원래 수동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사람이 서 있는데 설치해놓은 건 왜일까? 사람 기다리게 말이야. 거기다 표 검사하는 직원이 많더라고. 7~8명 되나? 너무 많아서 안전요원인가 보다 했지. 교대제인지 반은 서서 이야기하며 놀고 반은 일했어. 어제오늘 지내보니 그리스의 일하는 문화를 알 거 같아. 아마 그분들은 한국 가면 힘들어서 일 안 할거 같아.
들어가자 고대 도시의 느낌이 났어. 양 옆에 나무들이 있는 길을 지나 드디어 아크로폴리스의 유적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와~ 어마어마했어! 유적이? 아니, 그것보다 사람 수가. 밖에 있던 사람은 얼마 되지도 않는 거였어.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정말 전 세계 사람들이 있더라고. 고대 아테네 시민들보다 더 많지 않을까 싶었어.
아크로 폴리스로 들어가기 전에 오른쪽에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Ωδείο Ηρώδου του Αττικού, Odeon of Herodes Atticus)을 볼 수 있었어.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현대에도 유명한 뮤지션들이 여기서 공연을 한다고 들었어. 약 이천 년이 지나도 아직 본연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해. 그곳을 지나 아크로 폴리스 입구로 향했어.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
아크로 폴리스 입구는 프로필라이아 (Προπύλαια Ακρόπολης, Propylaea)라고 하는데 여러 전쟁에서 많이 부서져 복원공사 중이었어. 그래서 그런지 길도 좁았지. 마치 줄 서서 들어가는 형세였어. 오른쪽에는 니케 신전 (Ναός Αθηνάς Νίκης, The Temple of Athena Nike)이 있어. 구경을 하고 싶어도 공사 중이라 줄도 길어 제대로 할 수 없었지. 정말 유적을 보러 온 건지 사람을 보러 온 건지 싶었어.
아래에서 본 아크로 폴리스
파르테논 신전(Παρθενώνας, Parthenon)
입구를 지나면 에렉테이온이 보이고 그 오른쪽에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파르테논 신전이 보였지. 지붕은 없어지고 착시현상을 없애기 위해 디자인되었다는 유명한 도리스식 기둥들만 남아있었어. 파르테논이 큰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기둥 크기가 정말 크더라고. 신전은 커도 아이러니하게 기둥 때문에 신과 만나는 내부 공간이 비좁지 않을까 싶었어. 뭐 신전이라기보다는 아테네의 영광을 보여주기 위한 건축물이니까 상관없으려나. 거기다 복원공사 중이라 답답해 보였어. 완벽한 균형미를 갖춘 작품에 불필요한 부분이랄까.
파르테논의 기둥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반드시 들어온 그리스의 예술품. 그중에 최고의 정점이라 불리는 파르테논을 보니 머릿속의 먼가 부족한 지식이 채워진다는 만족감이 들었지만 가슴에는 무언가 쓸쓸함과 허전함이 느껴졌어. 2000년 가까이 이 자리를 지키며 당시의 기술과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만 먼가 지나간 옛 폴리스의 영광을 보여주는 듯, 그리고 겉만 남고 속이 비어버린 듯한 느낌이, 그럼 감정들이 더 증폭되는 거 같았어. 그리고 아테네 폴리스가 없어지고 보물창고로 쓰였다고 해. 보물을 보물 안에 넣어놨다고 해야 할까. 먼가 사치스럽다는 상상을 하니 조금 그런 느낌이 가셨어.
파르테논
에렉테이온 (Ερέχθειο, Erechthetion)
파르테논을 보다 일행 중 한 명이 에렉테이온으로 가자며 이끌었어. 에렉테이온의 카리아티드 기둥을 꼭 보고 싶었다고 했어. 이 여인 기둥 모양이 모두 다르다며 자세히 보라고 말해주었고, 우리는 다른 점을 찾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지. 그런데 이건 모조품이래. 진품은 박물관에 있데. 심지어 하나는 영국에 가 있다나. 하지만 모조품도 조화로웠어. 마치 진짜인 것처럼 말이야. 진짜와 가짜 차이는 뭘까?
카리아티드 기둥의 뒷모습
아무튼 파르테논이 완벽한 균형미를 갖췄다면 에렉테이온은 먼가 만들다 만 느낌이었어. 실제로 공사가 축소되기도 했지만 세 신을 모시기 때문인지 3개의 건물을 붙여놓았다는 인상이 강했어. 그래서 아테네의 좌우대칭인 다른 건축물과 달리 새롭게 보였어.
에렉테리온
그리고 여기 있었던 나머지 신전들은 기둥의 흔적만 남아있었어. 다시 쓸쓸함이 들었지. 거기다 이곳의 많은 유적들이 영국에 가 있다고 해. 돌려달라고 해도 돌려주지 않는다니, 우리나라 생각이 나기도 하고 먼가 과거의 영광이라는 거 같아 마음이 좀 그랬어. 하지만 한때의 영광이 지금도 빛날 수 있다는 걸 이 유적들이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어.
에렉테이온 내부
아테네의 높은 곳
사람들은 파르테논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보다는 아테네의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거 같았어. 여기에서는 아테네가 다 보이는 거 같아. 왜 여기다 신전들을 지은 지 알 수 있었어. 지금이나 과거나 높은 곳은 권력의 상징이겠지. 모두를 지켜본다는 의미에서.
그래서 그런지 복원공사로 인해 공사 중을 배경으로 찍는 느낌보다는 아테네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게 아닐까 싶었어. 나도 그런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배경에는 온통 사람뿐인걸. 그래서 사진 찍기가 좀 그랬어. 남의 사진에 내가, 특히 얼굴이 나오는 게 난 싫거든. 아무튼 햇볕은 점점 따가워져 오고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고 공사 중이라 시끄럽고 자재들은 바닥에 널려있어서 아크로폴리스를 내려갔어. 그때 일행 중 한 분이 공항으로 가야겠다며 작별인사를 했어.
아크로 폴리스에서 본 아테네
아크로 폴리스에서의 소매치기
다른 곳으로 가기 전에 이야기 하나 해줄 게 있어. 아크로폴리스에 한국인들이 다소 있었어. 그중에 한 분이 여기서 겪은 일이야.
어떤 남자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사진기를 맡기더니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데. 그 순간 다른 남자가 가방을 아크로폴리스 언덕 아래로 던져버린 거야. 그러고는 도망가버렸데. 사진 찍어달라는 남자도 마찬가지로. 아크로폴리스용 소매치기라고 해야 할까? 아마 아래쪽에도 일행이 있어서 가방을 받았겠지. 정말 새롭다고 해야 하나, 뭐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그런데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어찌 빠져나갔을까? 아무도 안 도와줬나? 아님 산 아래로 뛰었나?
게하를 나가기 전에도 사장님이 소매치기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는데 이런 식으로 소매치기를 할 줄이야. 우연히 그 분과 일행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고, 가방에 돈도 꽤 있었더라고. 그래도 가장 걱정되는 건 여권이었지.
가방을 왜 바닥에 놓았냐고 하니 본인은 해외여행이 처음이라 무심코 한국에서 하듯이 행동했던 게 너무 경솔했다고 했어. 그런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외여행이라 그런지 표정이 많이 나쁘지는 않았어. 대사관에 연락을 해두었고 오후에 들릴 거라고 했어. 우린 작은 위로의 말을 드리고 헤어졌어.
정말 여긴 경찰 일 안 하나? 다른 이가 사진 찍어달라고 하면 무심하게 거절해야 하는 건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모르는 이에게 절대 사진 찍어달라고 하지 말 것. 당연히 내 폰, 내 카메라 그대로 들고 간다! 여행 중 많은 한국인들이 주의를 줬어. 하지만 난 그럴 일 없어. 처음 본 사람에게 그런 말 못 하거든^^ 찍어준다고 해도 내키지 않아......
아고라 (Αγορά, Agora)
아크로 폴리스를 내려와 아고라로 향했어. 오늘도 얹혀가는 여행이라 이끄는 대로 따라갔지. 아고라에 도착하니 아고라 스토아가 보였어. 책에서 스토아학파라고 말하던 그 스토아 말이야.
이곳에는 아고라에서 발견된 유적들을 보관하고 있었어. 크지 않은 건물로 아고라에서의 생활을 볼 수 있었지. 여기에 조각상들이 많은데 하나같이 얼굴이 없어. 즉 목 윗부분이 없어.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아테네 이후로 우상숭배라고 다 없앤 걸로 알고 있어. 스토아 2층에는 얼굴만 모아놓은 곳이 있는데 이거 신기하다고 해야 할지 무섭다고 해야 할지. 왜냐면 정말 당시 살고 있었던 사람들을 보고 만든 거거든.
스토아는 아테네에서 완전히 다 복원된 유일한 건축물이래. 그런데 먼가 옛 건물이란 느낌은 전혀 들지 않더라고. 디자인이 익숙해서 그런지 정말 다시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그냥 현재 지은 현대 건축물 같아. 고대 아테네 사람 참 대단해.
아고라 스토아
스토아를 나와 헤파이스토스 신전(Ναός Ηφαίστου, Temple of Hephaestus)으로 갔어. 스토아에서 작게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크긴 하나 파르테논을 보고 와서 그런지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더라고. 파르테논과 비슷하지만 화려함이 그에 미치지 못해. 먼가 단조롭다고 해야 하나. 대장장이 신에게는 더 잘 어울리는 거 같았어. 보존이 잘 되어 있어서 온전한 그리스 신전을 볼 수 있어서 좋았지. 그리고 다른 신전들도 상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어. 그 오랜 시간 이렇게나 남아있다는 게 정말 신의 가호가 아닐까?
헤파이스토스 신전
점심
점심때가 되어 식당가로 갔어. 많은 식당들 사이에서 신기한 건 테라스 천막 끝에 장치들이 되어 있어서 물이 분사되고 있었어. 더위를 식히려고 하는 장치로 당시 한국에는 없어서 너무 신기했었어. 지금은 한국에도 가끔씩 보이지만.
그중에 아무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었어. 그곳에서 추천해 준 걸 먹었어. 난 양고기에 감자? 그리스 정식 같은 거라고 하더라고. 일행은 토마토에 쌀을 넣어서 지은 밥을 먹었어. 토마토 속에 말이야. 난 토마토를 후식으로만 먹었지 식사랑 먹는 거에 익숙하지 않을 때라 너무 생소했어. 유럽여행을 하면서 점점 토마토에 익숙해졌지. 지금은 중국까지 거쳐서 식사에 토마토는 너무나 익숙해. 특히 구운 토마토는 볶음밥이랑 굿굿!! 아. 우리가 먹었던 점심은 음..... 그냥...... 좀 그랬어.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정처 없이 걸었어.
케라메이코스(Κεραμεικού, Kerameikos)
그러다 유적지 발견. 이곳은 케라메이코스. 여기는 높으신 분들의 묘지야. 그냥 묘지만 있었던 건 아니고 여러 장식도 있었던 거 같은데 너무 많이 파괴되었어. 워낙 오래되었으니 그렇겠지. 오히려 이렇게 흔적이 남아있다는 게 신기해 우리나라면 벌써 아파트가 되었겠지? 그 앞에 큰 정교회 교회가 있어서 먼가 묘하더라. 묘지 옆에 일부러 세운 건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이분들은 가톨릭이 만들어지기 전에 사람일 텐데.
케라메이코스과 정교회 교회
입구 옆에 박물관이 있어서 들어가 구경했어.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어. 이곳이 신기한 건 내가 상상했던 그리스가 아니야. 파르테논이 완성된 그 이전의 것이라 그런지 토속문화라고 해야 하나? 부족 느낌? 좀 더 보태면 메소포타미아 문화가 보이는 거 같았어. 즉 이곳은 파르테논을 짓기 전의 아테네도 보여주고 있었어.
비전문가 입장에서는 유럽 문화는 그리스에서 시작이라던데 그리스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인 거 같았어.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그래도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다른 나라 역사는 겉만 알기만 하고 깊이 알고 느껴보지 않은 거 같았어. 역사란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라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으로도 느끼고 깊이 알아야 온전히 안다고 할 수 있는데 말이야. 이래서 여행을 다녀야 하는 건가 봐 싶었어.
케라메이코스
저녁의 아크로 폴리스
점점 더워져 체력이 다 했는지 각자 게하로 돌아가 쉬기로 했어. 저녁에 불꽃놀이를 한다고 해서 잘 보이는 곳을 알아 두었다고 그곳에서 보기로 했지.
그러나 저녁이 되어서 또 늦어버리고 말았어. 게하에 누나 무리들이 같이 가자고 해서 늦어버렸지. 아...... 이럴 때 참 매몰차지 못한 거 같아. 이번에도 다행히 기다리다 혼자 가려고 했던 타이밍에 내가 도착했어. 그러나 점찍어 둔 레스토랑은 이미 만석이었어. 누나들은 미안하다며 다른 곳으로 가기로 하고 원래 약속했던 일행과 그리스 도심을 걸었어.
그러다 마음에 드는 레스토랑에 들어갔지. 마침 웨이터가 3층 테라스에 안내해줬어. 아마 불꽃놀이를 위해서겠지. 레스토랑 분위기도 좋았고 멀리 아크로폴리스가 보였어.
저녁을 먹고 해가 지자 아크로폴리스에 불이 켜졌어. 유적 바닥에 전등을 설치해서 밤에도 파르테논을 볼 수 있었지. 거기다 레스토랑에서 짧은 실내악을 연주해주었어. 파르테논을 보며 상그리아와 함께 클래식을 듣는 밤, 참 좋더라.
밤이 점점 어두워지자 게하로 가기 위해 지하철로 갔어. 그런데 플랫폼 반대편에서 '한국사람~'이라고 외치는 거야. 그래서 쳐다봤더니 그리스 여학생 두 명이 손을 흔들었어. 다시 한국사람 맞냐고 물어봐서 맞아라며 고개를 끄덕였어. 그러자 우리가 있는 플랫폼으로 달려왔어. 그리고 한국말을 대충 하는 거야. 머지 애네들. 그리스에서 한국말하는 현지인이 있다니! 거기서 한참을 잡혀서 이야기하다가 게하로 돌아왔어.
씻고 누웠는데 참 신기하더라. 그리스에도 한류라. 정말 아이돌은 어마어마 상상 이상이야. 그렇게 생각보다 뻔한 아크로폴리스에서 생각하지 못한 경험들을 되뇌며 잠들었어.
이 날은 많은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글을 쓰면서 하루에 일어난 일이 맞나 싶었어요. 다음날은 동네 산책하는 수준이라 두 편으로 나누어서 쓸까도 했지만 역시 하루를 쓰자고 해서 분량을 줄였어요. 덕분에 배경 역사이야기는 최대한 빼버렸어요. 워낙 아크로폴리스는 유명하기도 하고 다른 분들의 글에도 많으니까 저의 일상 이야기 같은 여행기에는 생략해도 될 거 같아서요. 그리고 박물관이라 일부 사진 촬영이 안 되는 것들이 있어서 거의 찍지 않았어요. 역시 박물관은 이게 아쉬워요.
이번 글을 쓰며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졌어요. 독자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모두들 이번 주는 복잡했던 생각들이 잘 정리되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