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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Aug 26. 2017

미러리스를 색다르게 즐기는 법, 이종교배-1

어떤 렌즈가 됐건 도전할 수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클래식 렌즈를 애용하던 필름 카메라 유저들이 가장 먼저 환호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나오기 전까지 본인이 사용하던, 혹은 보유하고 있던 렌즈를 디지털 바디에 쓸 수가 없거나, 사용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취미 사진에서 이종교배라 함은, 원래 카메라 마운트에 쓰지 못하는 렌즈를 어댑터를 이용해 사용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출시되기 전, DLSR에서도 일부 카메라는 일부 렌즈로 이종교배가 가능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캐논 EF 마운트 DSLR 카메라였죠. M42 렌즈나 라이카 R 렌즈를 어댑터를 이용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니버설 마운트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되면서 이종교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플랜지백을 이해하자


플랜지백은 쉽게 말해 마운트 지점부터 센서면(혹은 필름면)까지의 거리를 말합니다. 위의 그림으로 플랜지백과 이종교배에 대한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보는 순간 아셨겠지만 위의 카메라가 DSLR이고 아래가 미러리스입니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이 바로 빨간 화살표고 그 길이가 바로 플랜지백 거리입니다. SLR은 바디 내에 미러박스가 존재하는 관계로 길이가 더 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미러리스는 상대적으로 훨씬 짧습니다.

이쯤에서 다 이해하실 분도 있겠지만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감이 오지 않는 분을 위해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①렌즈는 저 플랜지백 거리에 맞춰 설계됩니다. ②따라서 짧은 플랜지백 거리에 맞춰 설계된 렌즈는 플랜지랙 길이가 긴 바디에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③그러나 플랜지백이 길게 설계된 렌즈는 모자란 플랜지백 길이만큼 길게 빼주면 짧은 바디에 사용이 가능합니다. ④ 즉, 미러리스 카메라용으로 나온 플랜지백이 짧은 렌즈는 SLR에 사용할 수 없지만, SLR용으로 나온 렌즈는 렌즈와 바디 사이의 거리를 늘려주는 어댑터를 사용하면 큰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출시된 다양한 카메라들의 플랜지백 거리.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Flange_focal_distance

미러리스 카메라가 세상에 나왔을 때, 가장 먼저 이종교배를 부르짖으며 열광한 부류는 RF 카메라를 사용하던 취미 사진가였습니다. RF 카메라도 태생적으로 미러박스가 없어 플랜지백이 짧았기 때문에 어댑터가 길지 않았고 미러리스 카메라와 큰 위화감 없이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더불어 디지털화된 RF 카메라는 고가의 라이카 정도뿐이었고 더 이상 개발이 진척되지 않고 신제품이 나오지 않던 EPSON의 R-d1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필자가 사용중인 캐논 35mm F1.8 LTM렌즈와 소니 a9. 이 렌즈는 캐논에서 1957년에 발매한 렌즈다. 이 때는 캐논이 라이카 카피 카메라를 만들던 시기였다.

RF 카메라용 렌즈는 필름 시대 때부터 SLR 시스템에 비해 작고 가벼운 렌즈가 특징이었습니다. 작고 가볍게 출시된 미러리스 바디와 조합했을 때 밸런스가 좋은 게 가장 큰 장점이죠. 참고로 Leica M 마운트의 플랜지백은 27.80 mm이며 소니 E마운트의 플랜지백은 18mm입니다. 따라서 9.8mm 길이의 어댑터를 가운데 끼우기만 하면 Leica M 마운트 렌즈를 소니 E마운트 바디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매뉴얼 포커스 렌즈 사용이 용이하다

DSLR의 스크린은 매트 스크린으로, 과거 필름 시대 수동 SLR의 스프릿 스크린과 다릅니다. 따라서 현재의 DSLR에서 수동 렌즈를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DSLR에서 수동 렌즈 사용 시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는 방법은 라이브 뷰 모드로 촬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당수 DSLR의 액정이 고정형이라 라이브 뷰로 촬영 시 불편한 부분이 있습니다.

러시아 m39 스크루 마운트 렌즈. 개체수가 워낙 많아 현재도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RF 카메라용으로 나왔던 덕분에 미러리스와의 크기 밸런스도 좋다

그러나 미러리스는 수동 렌즈 사용 시 편리한 점이 많습니다. 파인더가 전자 파인더이기 때문에 파인더상에서 일부분을 확대해서 바라보며 정밀하게 초점을 맞추기 쉽습니다. 또한 컬러 피킹 기능을 사용하면 초점이 맞은 부분이 특정색으로 표시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확대 보기와 컬러 피킹 기능을 동시에 사용하면 수동 렌즈를 사용하는 게 매우 편리해집니다.

SONY a7 + Canon 50mm F1.2 LTM
SONY a7 + Canon 50mm F1.2 LTM

과거 필름 시대에 나왔던 각종 수동 렌즈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 미러리스 카메라에 이종교배로 쓰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입니다. 특히 과거 MF 렌즈의 경우 제작 당시의 기술적인 한계로 각종 수차가 제대로 보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렌즈들은 현재 생산되는 형행 렌즈들에 비해  조리개 최대 개방 화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좀 더 개성적인 보케나 표현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단의 사진들이 그런 경우입니다. 소니 a7 바디에 캐논에서 50~60년대에 만들었던 M39 스크루 마운트(LTM) 렌즈를 마운트 해 촬영했습니다.


AF 등 전자 기능을 지원하는 어댑터도 있다

미러리스 이종교배 시 AF 렌즈의 자동 초점과 조리개 설정 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어댑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메타본즈의 어댑터들과 시그마의 MC-11입니다.

시그마에서 선보인 MC-11

MC-11을 예로 들자면 이 어댑터는 시그마에서 출시한 캐논 EF 마운트 렌즈나 시그마 SA 마운트 렌즈를 소니 E마운트 바디에서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비입니다. 단순히 플랜지백 길이만 맞춘 게 아니라 AF, 조리개 설정, 손떨림 방지 등의 전자적인 기능까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공식적으로는 시그마에서 출시한 렌즈에 한해 구동을 보증하고 있지만, 캐논이나 기타 브랜드에서 출시한 EF 마운트도 작동됩니다.

SONY a7RII + MC-11+  SIGMA ⓐ12-24mm F4 DG HSM

앞서 설명한 MF 렌즈들보다 최근에 나온 AF 렌즈들을 지원하고 있어 화질을 중시하는 분들에게 추천할만합니다. 또한 기존 캐논 EF 시스템 DSLR을 사용하다가 소니 E마운트 바디로 갈아타는 분들에게도 부담을 덜어주는 장비죠. 렌즈는 그대로 두고 바디만 바꿔도 기존에 쓰던 캐논 EF 마운트 렌즈를 큰 불편함 없이 소니 E마운트 바디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은 가성비 좋은 시그마 렌즈를 소니 E마운트 바디에 사용하려는 유저분들에게도 추천하는 어댑터입니다.

SONY a7RII + MC-11+ SIGMA ⓐ20mm F14 DG HSM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이종교배

미러리스 시스템의 이종교배가 시작됐던 시점에는 불편한 MF 렌즈라 하더라도 카메라 제조사에서 지원하지 않는 다양한 스펙의 렌즈를 사용하기 위해 썼던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카메라 제조사에서 많은 렌즈를 보충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종교배를 즐기는 분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SONY a9 + MC-11+ SIGMA ⓐ14mm F1.8 DG HSM

아직도 카메라 제조사에서 준비하지 못한 수많은 화각, 다양한 스펙의 렌즈가 존재하기 때문이죠. 위 사진은 시그마에서 선보인 14mm F1.8 렌즈를 MC-11을 사용해 SONY a9 바디로 촬영한 결과물입니다. 이런 스펙의 렌즈는 아직 소니 E마운트로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MC-11이라는 어댑터가 있었기에 소니 미러리스로 촬영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도 하고 집요하죠. 최근에는 MF 렌즈를 마운트 하면 어댑터가 렌즈를 앞뒤로 밀고 당겨줘 AF로 쓸 수 있게 해주는 LM-EA7이라는 어댑터도 출시되었습니다. 아직 부족함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못쓸 수준은 아닙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이종교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대략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조금 더 본격적인 이야기들(추천 렌즈 등)을 이어가 보겠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를 질렀는데, 조금 유니크하게 즐겨보고 싶은 분들은 다음 연재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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