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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Jun 20. 2016

모든 풀프레임 미러리스는
시그마 렌즈를 꿈꾼다

시그마(SIGMA) MC-11마운트 컨버터(MOUNT CONVERTER)


지난 4월, 렌즈 제조업체로 알려진 시그마가 뜻밖의 액세서리를 내놨다. 소니 미러리스 바디에 캐논 EF 마운트 렌즈나 시그마 SA마운트 렌즈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MC-11 마운트 컨버터를 출시한 것. 렌즈 라인업이 부족한 E마운트 사용자에게는 단비와 같은 제품. 시그마에서 제조한 EF 렌즈는 물론 캐논이나 타사에서 제조한 EF렌즈까지 사용할 수 있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소니 미러리스 바디에 시그마의 유니크한 렌즈를 마음껏 사용한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을지로의 골목길을 촬영했다. 소니 센서의 풍부한 계조와 시그마 20mm의 넓은 화각이 잘 표현됐다.

시그마는 일반적으로 서드파티 렌즈 제조사로 알려져 있지만 여타 서드파티 제조사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13년 ‘시그마 글로벌 비전’을 제시하고 타사와 차별화된 렌즈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렌즈 특성에 따라 컨템퍼러리, 아트, 스포츠(Ⓒ, ⓐ, ⓢ) 세 가지 라인으로 선보이고 있는 글로벌 비전 렌즈는 우수한 성능과 더불어 타사에서 제시하지 못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SIGMA ⓐ 50-100mm F1.8 DC HSM리뷰:https://brunch.co.kr/@eastrain/72 ⓐ 20mm F1.4 DG HSM 리뷰:https://brunch.co.kr/@eastrain/41 SIGMA ⓐ 24-35mm F2 DG HSM리뷰:https://brunch.co.kr/@eastrain/35 ⓐ 35mm F1.4 DG   리뷰:https://brunch.co.kr/@eastrain/8 ) 

그러나 그동안 시그마는 DSLR 카메라용 렌즈를 메인으로 제조해왔고 미러리스 카메라용 제작에는 소극적이었다. 미러리스 시장이 대폭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그마는 풀프레임 이미지 서클을 커버하는 미러리스용 렌즈를 발표하지 않았다. 미러리스 사용자들의 원성이 높아질 무렵 시그마가 신의 한 수로 선보인 제품이 바로 MC-11 마운트 컨버터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넓은 화각과 F1.4의 심도가 잘 표현됐다.

현재 풀프레임 센서를 사용한 미러리스 카메라는 소니에서만 선보이고 있다. 따라서 렌즈 제조사 입장에서는 많은 비용을 들여 풀프레임 미러리스용 렌즈를 설계하고 제조한다 해도 소니 E마운트 유저에게만 판매가 가능하다. 캐논 EF, 니콘 F, 펜탁스 K, 소니α 등 다양한 마운트로 선보일 수 있는 DSLR 시장과는 전혀 다르다.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시그마가 선택한 방법이 마운트 어댑터다. 이 어댑터만 있으면 새로 렌즈를 설계할 필요 없이 기존에 시그마가 선보인 다양한 렌즈를 문제없이 E마운트 카메라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최대개방으로 촬영했지만 아트 20mm 답게 뛰어난 화질로 완성됐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타사에서 발매되지 않은 스펙의 시그마 렌즈로 화각과 심도 모두를 잡았다.

소니 E마운트는 미러리스라는 구조적 특징 덕분에 다양한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종의 마운트 어댑터가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필름 시대 MF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어댑터의 경우 별다른 기능 없이 플랜지백 길이 정도만 맞춰주는 수준이지만 MC-11은 다르다. EF 렌즈를 마운트 했을 때 빠르고 부드러운 AF 작동은 물론이고 바디 내장 손떨림 보정, 바디 제어 렌즈 보정 등의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Exif 데이터도 기본적으로 파일에 반영된다. 특히 소니 미러리스 바디의 강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손떨림 보정의 경우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F값이 밝은 렌즈나 광각렌즈의 경우 렌즈에서 손떨림 보정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MC-11을 사용하면 a7II 시리즈의 5축 손떨림 방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촬영했다. 초점을 우측 책장에 맞추고 배경을 흐렸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줄줄이 이어진 책이 자연스럽게 흐려졌다. 기존 소니 E마운트 광각 렌즈 중에 이런 표현이 가능한 렌즈는 없다.

다만 MC-11은 기본적으로 시그마 자사 제조 렌즈만 보증한다. 타사에서 제조한 렌즈의 경우 AF 작동은 가능하지만 Exif 데이터 전송이나 주변 광량, 배율 색수차, 왜곡 수차 등의 바디 제어 보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참고로 시그마 공식 사이트 제품 설명에는 AFC 기능이 호환되지 않는다고 설명되어 있지만 실제 사용에서는 무리 없이 작동한다.

오랜 시간 카메라 및 렌즈를 제조해온 시그마의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인 만큼 디테일도 우수하다. 타사 마운트와 달리 렌즈를 마운트 했을 때 유격이 생기는 경우도 없고 내부 반사에 의한 렌즈 성능 저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바디와의 외형적인 매칭도 어색하지 않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인상적인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진열된 피규어를 촬영했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진열된 프라모델을 촬영. 유리창에 비친 조명이 보케가 됐다.

그동안 소니 미러리스 사용자들은 렌즈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았다. 소니에서 발표한 렌즈 라인업과 최근에 자이스에서 발표한 바티스 시리즈를 제외하면 AF 렌즈 선택지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E마운트 유저는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G, GM, Zeiss 같은 고가 렌즈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구름이 떠있는 여름 하늘과 홍릉을 함께 담았다. 조리개를 4.5로 조이고 촬영했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홍릉의 석상을 담았다. 조리개를 F1.4로 개방했지만 돌의 질감이 잘 살아 있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길가에서 마주친 피사체.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20mm 화각 덕분에 뒤에 핀 꽃까지 함께 담겼고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해 심도를 얕게 표현했다.

하지만 MC-11 발매 이후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자이스 렌즈에 버금가는 우수한 화질의 시그마 렌즈(글로벌 비전 아트 라인)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소니에서 선보이지 않은 다양한 스펙의 렌즈로 원하는 스타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됐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접시꽃. 렌즈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조리개를 개방해서 담았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접시꽃. 렌즈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조리개를 개방해서 담았다.

사진이 다른 장르의 예술과 차별되는 지점이 장비의 중요성이다. 유독 장비 차이에 따른 결과물의 차이가 크다. 사진가가 머리로 원하는 이미지를 그려 놓아도 렌즈나 카메라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사진이라는 결과물로 탄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광각렌즈가 있어야 더 넓은 화면을 담을 수 있는 것이고 접사렌즈가 있어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담을 수 있으며 망원 렌즈가 있어야 멀리 있는 피사체를 당겨 찍을 수 있는 것이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조리개를 개방해 포커스 맞은 지점 뒤의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보케로 만들었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a7RII의 틸트 액정을 사용해 로우 앵글로 촬영했다.
SONY a7RII + MC-11+ ⓐ 24-35mm F2 DG HSM 시그마에서만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렌즈 ⓐ 24-35mm F2로 촬영했다.
SONY a7RII + MC-11+ ⓐ 24-35mm F2 DG HSM 35mm 구간에서 조리개를 조여 물에 비친 반영과 연잎이 모두 포커스가 맞을 수 있도록 했다.

소니의 a7 시리즈는 2세대를 거듭하면서 우수한 바디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a7RII는 구리배선을 활용한 이면조사식 센서를 사용해 고화소임에도 고감도 화질이 매우 뛰어나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단점으로 손꼽혔던 AF 정밀도와 속도는 이미 DSLR을 따라잡았으며 a7 2세대 3종은 모두 바디에서 손떨림 방지를 지원한다. 현존하는 렌즈 교환식 풀프레임 카메라 중에 퍼포먼스만 놓고 보자면 상위에 랭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환 렌즈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DSLR진영의 공격 지점이었다. 하지만 MC-11 덕분에 이제 더 이상 그러한 공격은 궁색한 지경이 됐다. 단순히 EF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타사 어댑터 대비 완벽에 가까운 호환성과 안정성을 제공해 원래 제 짝인 것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호환성을 지원하니 새로운 렌즈가 발매되어도 걱정할 필요도 없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일반적인 광각렌즈였다면 철창뒤를 이정도 심도로 표현하기 힘들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철창 옆에 핀 개망초를 촬영했다. 조리개를 개방해 초점 맞은 꽃만 부각되도록 했다.

렌즈 교환식 카메라의 장점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렌즈를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시그마 MC-11의 지원 사격으로 소니 E마운트 사용자도 언제 어디서나 상황에 맞춰 원하는 렌즈를 교체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렌즈 교환식 디지털카메라 시장 상당 부분이 미러리스 기종으로 대체됐다. 시그마의 이번 선택도 그런 시장 상황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벌어질 DSLR VS 미러리스의 관전 포인트는 DSLR 브랜드의 반격 시점과 반격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홍유릉에서 만난 고양이.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했지만 고양이의 수염과 털이 세밀하게 표현됐다.
SONY a7RII + MC-11+ ⓐ 20mm F1.4 DG HSM 홍유릉에서 만난 고양이.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했지만 고양이의 수염과 털이 세밀하게 표현됐다.


<제품 정보>


호환 표http://www.sigma-global.com/kr/lenses/cas/product/accessories/mount-converter/


무게: 125g

크기(최대 지름 X 길이):69.4mm X 26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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