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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생 Oct 01. 2021

멀쩡한 대기업 남자가 연애를 못하는 이유?

오늘은 내 남자 지인의 소개팅 실패 요인을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정리해봤다. 인간의 본성과 성, 번식 등에 대한 얘기를 할 예정이라, 이런 주제에 거부감을 느낀다면 뒤로가기를 눌러주길 바란다. 하지만 우리가 떠올리는 거의 모든 생각과 행동이 종족 번식과 연관되어 있기에 이 요소들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연애, 이성과의 관계에선 더욱 그렇다.



이 내용을 끝까지 읽고, 잘 이해가 된다면 다행이지만, 거부감이 느껴지거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 글을 먼저 읽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대기업에 다니는 영수(가명)라는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그 친구는 키도 185 정도에, 생긴 것도 멀쩡하고 인성도 상당히 좋다. 오로지 종합적인 능력치로만 놓고 봤을 땐, 2-30대 일반 젊은 남성들 중 매우 높은 순위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고등학교 - 대학교 재학 시절엔 연애도 곧 잘했던 친구다.



그럼에도 영수는 현재 연애 고자다. 스펙이 뛰어난 영수는 취업 후 이곳저곳에서 소개팅이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거의 다 실패했다. 내가 알기론 들어온 소개팅을 전부 말아먹은 걸로 알고 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이렇게 매번 실패를 한다는 것은 분명히 영수에게도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의 연애와 사회인들의 소개팅은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아마도 영수는 이 점을 케치 하지 못한 듯하다.



영수는 여성들의 어떤 심리를 놓쳤기 때문에, 좋은 스펙을 갖고도 매번 실패를 맛봤을까? 학교 다닐 땐 연애를 잘하던 친구였는데, 왜 소개팅에 나가니 죽을 쑤는 걸까?






만남 초반엔 여성에게 동등한 관심과 노력을 요구하면 안 된다.



89년 미국에서 진행한 남녀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흥미로운 실험이 하나 있다. 젊은 남녀가 넘쳐나는 대학교 캠퍼스에서 다짜고짜 '오늘 저와 잠자리를 하실래요?'라는 요청을 하는 실험이다. 여성을 대상으론 평범한 남성이 제안했고, 남성을 대상으론 평범한 여성이 제안했다.



결과는 상당히 극단적이었다. 남성은 75 %가 승낙했고, 여성은 무려 승낙률 0 %를 보였다. 단 한명도 수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표본을 더 넓힌다면, 0%까진 아닐 수 있겠지만, 분명 남녀 간의 어떤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이다.



어느 정도 감으로, 남자가 수락률이 높고, 여자가 낮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극단적인 정도로 까지 수치가 벌어지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실험 결과는 진화심리학으로 해석해 본다면, 당연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여성은 성관계 파트너 혹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이 남성에 비해 굉장히 까다롭다.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한 생물학적 비용 및 리스크가 남성에 비해 월등히 크기 때문이다. 남성은 성관계를 맺기만 하면 끝나지만, 여성은 자신의 몸에 10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이를 배고 있어야 한다. 임신하는 기간 동안엔 몸도 약해지고, 평소보다 더 많은 영양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파트너 남성이 무책임하게 자신을 책임지지 않는다면 나와 내 아이의 생존이 보장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여성은 본능적으로 이성을 판단할 때, 나와 아이의 안전을 위해 '내 옆에 끝까지 남아있어 줄 믿음직한 남자' 그리고  '헌신적으로 사냥감을 가져다주는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도록 진화해왔다. 오래전부터 만들어져 온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여성은 자신뿐만 아니라 '내 아이'까지 걱정하며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 기본 값이 됐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남성은 그저 만사 OK 이다. 성관계로 인해 생물학적으로 짊어질 리스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여성은 남성을 판단하는 것에 상당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래서 웬만큼 잘생긴 사람이 아니라면, 여성은 처음 보는 남자에겐 일단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처음 보는 남자와 쉽게 성관계를 맺는 여성은 책임감 없는 남성의 아이를 밸 확률이 높다. 이는 요즘 사회에서도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원시시대 때 이런 행동은 상당히 높은 확률로 아이의 죽음으로 직결됐다. 그렇기에 처음 보는 남자와 성관계를 맺는 것을 선호하는 DNA는 자연선택에 따라 도태된 것이다.



남녀 사이에 100 정도의 게이지가 서로 채워져야 좋은 관계가 맺어진다고 가정해보자. 서로를 처음 보는 상황에서 남성은 이미 게이지가 70 정도가 채워진 반면, 여성은 -10 정도로 시작한다. 그러니 당연히 소개팅 자리에선 남성이 더 노력해서 적어도 여성의 - 게이지를 +까지는 만들 노력은 해야 한다.








'성관계'에만 초점을 맞춰서 다소 거부감이 들었을 수 있지만,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쓴 글이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인간 역사에서 '결혼'이란 제도가 나온 것은 상당히 최근 일이다. 과거 선조들은 서로에 대한 검증이 어느 정도 끝났으면, 연애, 결혼 같은 중간 단계 없이 번식을 위해 관계를 맺었다. 



그래서 '가볍게 그냥 이성을 만난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 인간 유전자에 없다. 예로부터 인간은 철저히 자신의 DNA를 잘 남기기 위한 더 좋은 파트너를 선택하려는 기재만이 발달해왔다. 후천적인 교육과 사회생활로 부터 받은 영향으로 우린 본능을 억누를 순 있지만, 여전히 선조들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한 남성이 콘돔을 준비하고, '절대 콘돔을 훼손시키거나 빼지 않겠습니다'가 적힌 계약서까지 준비한 상태로로 처음 보는 여성들에게 성관계를 요청하면, 수락률 0%의 여성들의 마음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누구나 요청한 남자가 뺨을 얻어맞을 것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인간 역사에 없던 물건인 콘돔 하나로 인간의 본능을 움직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정말 별생각 없이, 잘 되건 말건 가벼운 마음으로 여성과 소개팅을 나간다면, 여성은 당신의 그런 모습으로부터 '나와 내 아이를 위해 헌신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무의식적으로 판단해버린다. 상대에게 그런 인상을 풍겼다면, 당연히 그 소개팅 날이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다.






영수가 소개팅 자리에서 저지른 치명적인 실수?



영수의 소개팅 자리를 직접 들여다보진 않았지만, 일단 영수는 2가지 실수를 저질렀음은 분명하다.


1) 되든 안 되든 난 상관없단 마인드


2) 더치페이


앞선 내용들을 잘 이해했다면, 영수가 얼마나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는지 이해할 것이다.



'너 아니어도 난 상관없어'라는 마인드가 보이는 태도와 말들은 상대 여성으로 하여금 '신뢰''헌신'을 느끼기 힘들게 한다. 거기에 물질적인 부분까지 상대방을 위해 쓰지 않았던 영수의 물리적인 태도로 상대 여성이 느낀 그 안 좋은 감정들에 마지막 확인 도장을 찍은 샘이다.



요즘은 더치페이 문화가 어느 정도 잘 정착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인간의 본능과는 동떨어진 시스템이다. 만약 내가 그 소개팅 자리에 나갔었다면, 먼저 내가 밥을 사면서 '당신을 위해선 내 돈을 얼마든 쓸 수 있다'는 이미지를 남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이번에 샀으니, 다음번에 사세요'라는 좋은 사회적 명분으로 다음번 만남을 기약했을 것이다.



당연히 요즘 남녀 간의 만남과 환경은 옛날 원시인 때와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우린 아직도 원시인들의 뇌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현대 사회의 복잡한 환경들로 인해 세부적으로 신경 쓸 부분은 많아졌지만, 남녀 관계에 대한 기준점이 생긴다면, 그 변화에 대처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끝으로



가끔 연애를 안 하는 사람들을 보면, 상대를 찾을 때 자신과 처음부터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상대를 기다리곤 한다. 내가 별 모양이라면 이 모양을 잘 품어줄 수 있는 별 모양 틀의 사람이 오길 기다리기만 하며 좋은 인연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완벽한 인연을 기다리고자 하는 사람들은 보통, 과거 연인에게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의 행동이 내 상식선에서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했기에 그저 '내가 운이 없어서 이상한 상대를 만났다', '다음엔 더 신중하게 상대를 만나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혹은 그 상처에 대한 트라우마로 연애를 포기하기까지 한다.



안타깝게도 선천적으로 이성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인간은 매우 매우 드물다. 당신이 꿈꾸는 처음부터 나와 잘 맞는, 완벽한 이상형을 찾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인간 그리고 남자와 여자에 대해 공부하면서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 커진다면, 당신은 누굴 만나더라도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본 모든 사람과 영수의 행복을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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