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에서 살아남기 ①
어렸을 때부터 '부동산'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낯설었다. 처음엔 '맛동산'이라는 과자랑 관련 있는 말인 줄 알았다. 그 과자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지만, 과자랑 상관없는 말이라는 걸 크면서 알았다. 특히 어머니가 항상 네이버 부동산을 맨날 들여다보는 걸 보며 '대체 저게 뭐길래 그렇게 맨날 보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만 34살을 달성한 지금까지도 나는 아직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소위 말하는 '캥거루족'인 셈이다. 다른 친구들은 빠르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자취를 시작하며 독립했는데, 종종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부동산에 관심 갖으려 항상 '노오력'은 했었다. 하지만 주식과 달리 억 단위의 돈을 필요로 했기에 내가 범접할 수 없는 다른 세게 얘기 같았다. 그래서 강제로 관심을 갖는 방법이 있었는데, 그건 나의 '일'로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 짧아서 아쉬웠지만, 1년 3개월 남짓한 법원 생활을 내려놨다. 그리고 경제부에 지원했고, 부장님과 통화했다.
"뭐 하고 싶은데?"
"부동산이요"
다행히(?) 부동산팀에 배정받아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경제부 시작 첫날부터 나를 맞이한 건 바로 '10.15 대책'이었다. 2025년 10월 15일 수요일, 한때 가고 싶었던 직장인 외교부 건물 바로 옆에 있는 서울정부청사에 처음 들어갔다. 상당히 이른 시간인 아침 8시부터 브리핑이 예정돼 있었는데, 7시 45분쯤 도착하니 거의 모든 기자가 이미 도착해서 브리핑룸을 가득 메웠다. 기자들에게는 먼저 엠바고 걸린 파일이 전달됐다. 회사명과 기자명이 워터마크로 도배가 되어있었고, 누가 봐도 이거 돌렸다간 큰일 나게끔 생긴 파일이었다. 나는 모르는 용어 투성이라 이해를 하나도 못했지만, 주변에선 '대박이다'라는 말이 끊이질 않았다.
어리둥절하던 사이 카메라 플래시가 파바박 하고 터지며 구윤철 부총리를 필두로 사람들이 들어왔다. 지금까지 최강의 규제로 회자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부동산 삼중 규제'와 함께 내 경제부 생활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