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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안 Nov 09. 2021

업무의 임팩트를 키우는 협업의 마법

어떻게 하면 협업을 잘할 수 있을까?

팀에 합류하고 2년 차까지는 대부분의 업무가 혼자서 하는 일이었다. 3년 차부터는 달랐다. 수행하는 업무의 규모가 커지면서 필수적으로 다른 부서와의 협업이 필요해졌다. 적게는 2~3개 부서에서 많게는 4~5개 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하며 일을 했다. 업무에 참여하는 주체가 다양해지다 보니 신경 쓸 일도 많아지고, 일의 복잡도도 증가했다. 


다양한 부서와 협업하며 느낀 점은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일의 임팩트는 혼자서 해낸 일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혼자서 일을 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임팩트가 10이라면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일의 임팩트는 최소 20에서 50 이상 되는 느낌이었다. 혼자서 일을 할 때보다 여러 사람과 협업할 때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의 임팩트가 훨씬 크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다른 부서·팀과 협업을  잘할 수 있을까?


세일즈맨의 마인드셋을 갖추자 


일상적으로 다른 부서와 협업해야만 하는 구조이거나, 연초부터 사전 합의를 통해 협업하기로 한 일이 아니라면 대체로 협업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른 부서에게 협업 요청을 했을 때 기꺼이 도와주겠다는 답변이 오면 좋겠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거절 답변이 오기도 한다. 야속하고 서운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상대방 입장을 생각해보면 거절이 조금 더 당연하다. 일단 새로운 요청이 들어오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새로운 '일'이 생긴다.  안 그래도 바쁜데 협업 요청으로 인해 내 일이 늘어나는 것이다. 웃으며 '도와드릴게요'라는 반응보다 인상이 찌푸려지며 무뚝뚝한 반응이 먼저 나오기 쉽다. 방어적인 반응이 본능에 가깝다.  


이럴 때는 세일즈맨의 마인드셋을 가지면 좋다. 상대방은 당연히 나를 도와줘야 하는 게 아니라 '언제든지 거절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자. 내가 해야 할 일은 일단 거절하는 상대방의 도움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대방의 거절이 기본값이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마음을 덜 다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액션이 가능해진다. 


공감대 형성이 먼저다


협업하려는 상대방과 함께 하려는 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자.  내가 하려는 일이 왜 우리 조직에 필요하고,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어떤 긍정적 영향을 주는지 상대방을 설득하자. 공감대만 잘 형성되어도 뒷일이 수월해진다.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막무가내로 '이 일이 필요하니까 해주세요'라는 태도로는 상대방의 협업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기억에 남는 사례는 사내 위키(WIKI)를 만들기 위해 인사, 재무, 구매, IT 부서를 설득할 때다. IT 부서와 협업해서 사내 위키의 기반이 되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인사, 재무, 구매 부서에 자주 들어오는 질문을 수집해서 업데이트했다. 이걸 위해서는 먼저 인사, 재무, 구매 부서에서 각종 FAQ와 업무 매뉴얼 자료를 받아야만 했다. 


이걸 위해서 시각화된 별도의 제안서를 만들었다. 사내 위키를 기획하게 된 배경,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 위키를 통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위키가 만들어지면 각 부서에는 어떤 이득이 생기는지 하나의 제안서에 담았다. 마치 위키라는 프로그램을 파는 영업사원처럼 상세하게 제안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관련 부서의 담당자들을 찾아가서 직접 제안서를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기획 의도에 공감한 각 부서의 담당자들은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었다. 위키에 업데이트할 150개의 FAQ, 각종 업무 매뉴얼을 전달해주었고, 이후에는 자발적으로 위키를 주변에 알렸다.  


상대방의 불편함을 줄이자 


협업할 때는 상대방이 불편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방지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입장일 때는 더욱 조심한다. '이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상대방이 귀찮아하거나 진심으로 일을 하지 않아서 결과물의 퀄리티가 떨어지면 일을 기획한 자신의 손해다. 


CEO 영상 메시지를 제작할 때 사내 방송팀과 협업했다. 전체적인 컨셉 기획과 내용 구성은 내가 맡고 방송팀은 촬영 및 편집을 맡기로 했다. 사전 논의 과정에서 화면 구성을 어떻게 할지 회의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때 영상 메시지 제작에 필요한 참고자료 영상을 찾아서, 실제 촬영되기를 바라는 컷 별로 자료 영상을 캡처해서 방송팀과 논의했다. 상대방이 별도로 참고자료를 찾아야 하는 수고를 줄이고, 원하는 화면 구성을 명확히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후에 협업은 원만하게 진행되었고 원하는 퀄리티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입장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잠깐만 생각해보자. 어떻게 하면 불편함을 해소해줄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작은 것이라도 상관없다. 작더라도 배려받는다는 느낌을 받으면 상대방은 다른 사람과 협업할 때보다 진심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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