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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안 Mar 18. 2022

보잉은 어떻게 몰락했는가

<다운폴:더 보잉 케이스>를 보고

1.

보잉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비행기를 만드는 회사였다. 적어도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보잉의 737 맥스 기종이 연달아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보잉 737 맥스의 첫 추락 사고는 2018년 10월29일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항공기가 자카르타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89명이 모두 숨졌다. 2019년 3월10일에는 에티오피아항공 보잉기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근처에서 추락해 157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5개월 간격으로 동일한 기종이 연달아 추락하는 사고는 현대 항공산업에서 쉽사리 벌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보잉의 신뢰도가 바닥까지 추락한 건 단순히 5개월 간격으로 비행기가 연달아 추락했기 때문이 아니다. 추락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737 맥스 기종에 설계상의 결함이 있었음이 밝혀졌으며, 설계상 결함을 알면서도 은폐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신뢰의 대명사 보잉은 순식간에 소비자를 기만한 기업으로 전락했다.     


2.

안전과 품질의 대명사였던 보잉은 어쩌다 몰락했을까? 넷플릭스 다큐 <다운폴: 더 보잉 케이스>에서는 조직문화 변화를 지적한다.


보잉이 잘나가던 시절 보잉의 제1 핵심가치는 '안전'이었다. 안전을 위해서 실무자는 작업중 문제가 발견되면 해고를 두려워 하지 않고 상급자에게 즉각적으로 문제를 알렸다. 경영진도 안전의 가치에 공감했기에 실무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실무자가 안전하지 않다고 하면 비행기를 내보내지 않았다. 이 시절의 보잉은 서로에 대한 신뢰, 회사에 대한 자부심, 소속감과 유대감이 조직 전체에 깔려 있었다. 이때를 기억하는 직원들은 일하기 참 좋은 회사였다고 추억한다.


하지만 보잉이 맥도널 더글러스사를 인수하고, 맥도널 더글러스사 출신 CEO 부임하며 많은 것이 바뀐다. 새로운 CEO 보잉의 1 목표는 수익창출을 통한 주가 상승임을 천명한다. 이를 위해 직원 3000명을 해고하고, 경영에 간섭하는 엔지니어링 직원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 본사를 시애틀에서 시카고로 옮긴다.


현장의 우선순위로 달라진다. 품질관리 직원의 말에 따르면 문제해결보다 속도가 우선이었으며 지연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중요했다. 문제가 있어 지적하는 직원은 비난의 대상이었고, 직원의 지적은 무시되었다.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품질관리자를 제외시키기까지 한다.


자신들이 지켜야할 가치를 포기한채 매출과 효율만을 우선시한 끔찍한 결과가 바로 보잉 737맥스 추락사고다.


3.

보잉의 케이스는 말한다. 유해한 문화가 자리잡으면 기업의 재무적 가치도 망가질 수 있다고. 좋은 문화는 만들기 어렵지만 반대로 망가지는 건 순식간이라고. 그러니 회사의 구성원 모두가 한 마음으로 좋은 문화를 지켜가야 하며 특히 당신이 리더라면 문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반드시 수호해나가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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