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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코믹 Jun 10. 2022

인플레이션이 미치는 영향

물가와 임금 그리고 이자율

 물가는 늘 변동한다. 오르기도 내리기도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내려가는 일은 거의 없다. 물가의 상승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우리는 수많은 경제활동을 하며 살아간다. 돈을 빌리기도 하고 직장에 나가 일을 하며 돈을 벌기도 한다. 우리는 필수적으로 돈을 통해 경제활동을 하는데, 물가가 변하는 것은 동시에 돈의 가치가 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가의 변동은 우리의 경제활동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거래를 하는 수단은 명목적인 화폐이다. 천원, 이천원처럼 명목적인 화폐를 이용해서 거래를 한다. 그런데 물가가 상승을 한다면 이러한 명목적으로 거래를 하는 화폐의 가치는 사실상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이것은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까?


 간단하다. 명목적인 화폐를 통해서 거래를 하기 때문에 물가의 상승은 돈은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힘을 갖는다. 반면 동시에 돈을 줘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돈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금융 시장에서는 채권자(돈을 빌려준 사람), 노동 시장에서는 노동자가 된다. 반대로 돈을 줘야 하는 사람들은 금융 시장에서는 채무자(돈을 빌린 사람), 노동 시장에서는 고용자가 된다. 채권자와 채무자를 예로 들어보자. A는 B에게 100만원을 빌렸다고 생각해보자. 100만원으로 자동차를 살 수 있었다. 그런데 다음해가 되자 물가가 너무나 높아지는 바람에 100만원으로 책을 한권밖에 살 수 없다. 그러면 사실상 자동차를 빌렸지만 갚을 때는 책만큼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채권자는 손해를 보고 채무자는 이득이 된다. 돈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갚아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이 줄어든다.

 그래서 사회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을 염두에 두고 계약을 한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채권자와 채무자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며 이자를 정하고 노동자와 고용자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며 임금을 정한다. 인플레이션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채권자는 이자율을 높게 요구할 것이고 노동자는 임금을 높게 줄 것을 요구하며 계약을 할 것이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낮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이자율을 낮게 거래하려고 할 것이며 임금을 낮게 계약하려고 할 것이다. 지난 글 <물가 이야기>에서 언급했던 '고전파적 이분법'이라는 생각에 따라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물가라는 명목 변수가 임금과 이자율이라는 실질 변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높은 만큼 정확하게 이자율과 임금을 높게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받게 되는 이자율과 임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2%라고 한다면 저축과 투자로부터 정해지는 이자율에 정확하게 2%를 더해서 명목적으로 거래를 할 것이고 임금의 계약도 마찬가지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년에 정확하게 물가가 얼마나 상승할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가가 얼마나 상승할 것인지를 추측한다. 이처럼 사람들이 얼마나 물가가 상승할 것인지 예상하는 인플레이션을 기대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바탕으로 이자율과 임금을 정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예상하는 인플레이션과 실제로 일어나는 인플레이션이 같다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종종 다르다. 실제로는 그보다 더 낮기도 하고 높기도 하다. 이때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돈을 줘야 하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돈을 빌린 채무자와 임금을 지급해줘야 하는 고용자를 말한다. 계약과 다르게 물가가 더 많이 상승한다면 실질적으로 채무자는 돈을 조금만 갚아도 되는 것이고 고용자는 임금을 조금만 주어도 되는 것이다. 반대로 물가가 더 조금만 상승한다면 실질적으로 채권자와 노동자는 돈을 더 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예상과 다른 인플레이션은 의도치 않은 부의 분배를 일으킨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은 높아야 하는가 낮아야 하는가? 고전파적 이분법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은 높든 낮든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낮아야 좋다. 이유는 높은 인플레이션은 경제를 불안정하게 하기 때문이다. 가령 기대보다 50%의 폭으로 인플레이션이 달라진다고 해보자. 인플레이션이 낮아 2%로 인플레이션을 기대하는 경제에서는 실제로 1~3%정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사람들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인플레이션이 높아 100%로 인플레이션을 기대하는 경제에서 실제로 50%~150%의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면 경제는 도박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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