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장 속 마지막 한 줄.
어디쯤 왔을까.
선선한 가을바람에 깜빡 잠이 들었다.
어렴풋이 잠에서 깨어 가방 속을 뒤적였다.
핸드폰을 찾으려 했지만, 아무리 손을 넣어도 잡히질 않았다.
‘아뿔싸. 진도하다.’
무엇을 하다 그랬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에게 잠시 핸드폰을 건넸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린 그대로 헤어졌던 거다.
내 핸드폰을 진도하에게 건넨 채로.
‘오늘은 어쩔 수 없겠다.’
매일 밤 그와 통화를 하며 잠들었는데, 오늘만큼은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아쉬운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버스는 정류장에 도착했다.
띠이—
뒷문이 열리고, 나는 하차했다.
“저기요!”
익숙하면서도 낯선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진도하가 서 있었다.
“아... 아니! 어떻게...!”
“쫓아오느라 진짜 힘들었어.”
“뭐어?? 정말?”
“에이, 설마. 하하. 신데렐라 공주가 이걸 두고 갔더라고.”
그가 주머니에서 꺼낸 건 내 핸드폰이었다.
“어떡해... 정말 미안해.”
“공주 만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요즘 공주님은 다르더라?”
“내일 받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왔어?”
“택시 타고 버스 뒤를 쫓아왔지. 다행히 택시가 좀 빨랐어.”
그의 장난스러운 웃음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고마워. 오늘 정말 고생 많았어.”
생각지도 못한 그의 마중이 반가우면서도, 하루 종일 나를 위해 애쓴 그 마음이 괜스레 미안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진도하는 아무렇지 않게 웃더니 이내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가자. 늦었다.”
그는 오늘도 덤덤히 내 모든 감정을 받아내며, 별일 아니라는 듯 내 집 쪽으로 걸었다.
깜깜한 골목을 벗어나 집 앞 현관문 앞에서 그가 다정히 말했다.
“잘 자요. 내일 봐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던 그는 곧장 뒤돌아섰다.
나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진짜 이렇게 간다고...? 이거 하나 주려고 진짜 온 거였어?!’
말하지 못한 일기장 한 줄이 조용히 내 마음속에 쓰여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