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사랑을 모를 수밖에 없던 사람이다.
나는 안다.
아빠는 사랑을 받으며 자라지 못한 사람이라는 걸.
아빠에겐 아버지가 없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귀가 들리지 않으셨다.
그것은 단지 가족구성의 특이점이,
그의 어린 시절에 소리 없는 외로움을 남겼다.
6남매의 장남.
가난.
책임.
도움을 요청할 수도, 기대할 수도 없는 자리.
아빠는 세상을 혼자서 배워야 했고,
그건 곧 사랑을 받는 방법도, 주는 방법도
누구에게도 배울 수 없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아빠는 서툴렀다.
말보다 침묵이 익숙했고,
안아주는 법보다 묵묵히 지켜보는 방식으로 나를 사랑했다.
감정 표현은 없었지만,
내가 아프면 대신 아팠고
내가 힘들면 먼저 다가왔다.
지금 나는 그 서투름이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랑을 배울 기회조차 없던 사람의 방식이었다는 걸 안다.
그리고 그런 아빠가
그 모든 결핍을 품고
나를 있는 힘껏 사랑해 주었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