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조직의 50가지 법칙

5. 혁신의 레시피 - 4. 금기어, "하던 대로"

by 유키

도요타 자동차의 한 생산라인에서 20년 동안 일해온 다나카 상이 어느 날 손을 들었다.

"팀장님, 저희가 지금까지 볼트를 시계방향으로 조이고 있는데, 이 부분만큼은 반시계방향으로 조이는 게 더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만약 다른 회사였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다나카 상, 20년 동안 이렇게 해왔는데 왜 갑자기 바꾸자는 거야?", "하던 대로 하면 안 되나?", "괜히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기존 방식을 따라라."

하지만 도요타의 반응은 달랐다. 팀장은 즉시 다나카 상의 제안을 검토했고, 일주일 후 그 방식을 채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단순히 볼트 조이는 방향만 바꿨을 뿐인데 조립 시간이 12초 단축되었고, 연간 300만 엔의 비용이 절약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도요타에서는 매일 일어난다는 점이다. 도요타에는 '카이젠(改善)' 문화가 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개선할 수 있다면 바꾸자는 철학이다. "하던 대로"라는 말은 도요타에서 금기어다.


"하던 대로"가 조직을 죽이는 방법

"하던 대로"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말 중 하나다. 이 세 글자는 조직의 성장을 멈추게 하고, 혁신을 질식시키며, 경쟁력을 서서히 약화시킨다.

문제는 "하던 대로"가 매우 합리적으로 들린다는 점이다. 기존 방식은 검증되었고, 안전하며, 예측 가능하다. 새로운 방식은 위험하고, 불확실하며, 시간과 비용이 든다. 따라서 대부분의 조직에서 "하던 대로"는 현명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 세상은 계속 변하는데 조직만 그대로 있으면, 상대적으로 퇴보하게 된다는 점이다. 오늘의 최적해가 내일의 최적해라는 보장은 없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하던 대로" 문화가 강한 조직일수록 시장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리고, 신기술 도입이 늦으며, 직원들의 창의성 지수가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마존의 "Day 1" 철학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했던 말이 있다. "오늘은 Day 1이다." 아마존이 아무리 성장해도, 아무리 성공해도, 매일이 창업 첫날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라는 의미였다.

베이조스에게 "Day 2"는 정체와 몰락을 의미했다. 그는 2016년 주주서한에서 이렇게 썼다. "Day 2는 정체다. 그 다음은 무관심이다. 그 다음은 고통스러운 쇠퇴다. 그 다음은 죽음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Day 1을 유지하려고 한다."

아마존에서 "하던 대로"라는 말은 정말로 금기어다. 아무리 성공한 프로세스라도 정기적으로 재검토한다. 고객 서비스, 물류, 기술 시스템 등 모든 영역에서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원클릭 주문 시스템은 혁신적이었지만, 아마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음성 주문, AI 기반 추천, 예측 배송 등 계속해서 새로운 방식을 개발했다. "원클릭도 충분히 편리한데 굳이 바꿀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 대신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만들 수 있을까?"라고 접근했다.

이런 철학 덕분에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시작해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우주항공까지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쓰리엠(3M)의 "15% 시간과 부트레깅 문화"

3M에는 "부트레깅(Bootlegging)" 문화가 있다. 직원들이 공식적인 허가 없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을 허용하고 격려하는 문화다. 이는 "하던 대로" 문화와 정반대다.

3M의 유명한 "15% 룰"은 직원들이 근무시간의 15%를 자유로운 연구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시간에 나온 아이디어들을 실제로 추진할 수 있는 "부트레깅" 시스템이다.

포스트잇의 발명자 아트 프라이는 이 시스템의 대표적인 수혜자다. 그는 15% 시간에 "떨어지지 않는 책갈피"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지만, 회사의 공식적인 승인을 받지 못했다. 기존 제품 라인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3M의 부트레깅 문화는 그가 "허가받지 않은 실험"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는 동료들과 몰래 시제품을 만들고, 회사 내부에서 테스트했다. 결국 포스트잇은 3M의 대표 상품이 되었고,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3M의 전 CEO 윌리엄 맥나이트는 "실수를 용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혁신을 억압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의 "카이젠 경연대회"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에는 매년 열리는 "카이젠 경연대회"가 있다. 전 세계 매장 직원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개선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경쟁하는 행사다.

2019년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아이디어는 베트남 매장 직원이 제안한 "옷걸이 정리법"이었다. 기존에는 옷걸이를 하나씩 걸어서 정리했는데, 이 직원은 10개씩 묶어서 한 번에 정리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단순해 보이지만 전체 정리 시간을 30%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하던 대로 하면 안 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패스트리테일링은 이 작은 개선을 전 세계 매장에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연간 수십억 원의 비용을 절약했고,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도 높아졌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창업주 야나이 다다시는 "작은 개선의 반복이 큰 혁신을 만든다"고 말한다. 실제로 유니클로의 대부분의 혁신은 이런 작은 개선들에서 시작되었다.


자가진단: 당신의 조직은 변화에 얼마나 열려있는가?

다음 질문들을 통해 조직의 변화 수용성을 점검해보자.


새로운 제안에 대한 반응

□ "왜 바꿔야 하는데?" 또는 "하던 대로 하면 안 돼?"

□ "전에도 이런 식으로 했었는데 잘됐어"

□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실험과 시도에 대한 태도

□ 기존 방식을 바꾸려면 많은 승인이 필요하다

□ "검증되지 않은 방법"은 위험하다고 여긴다

□ 실패할 가능성이 있으면 시도하지 않는다

□ 작은 실험이라도 적극 격려한다


과거 관행에 대한 인식

□ "전통"이나 "관례"를 중시한다

□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말을 자주 한다

□ 변화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한다

□ 지속적인 개선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아이디어 수용성

□ 경력이 짧은 직원의 의견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 "경험이 부족해서 모르는 소리"라고 무시한다

□ 기존 담당자가 "내가 더 잘 안다"며 반대한다

□ 누구의 아이디어든 공정하게 검토한다


체크 결과:

위쪽 답변이 많다면: "하던 대로" 문화가 강한 조직

아래쪽 답변이 많다면: 변화 지향적인 조직


이케아의 "민주적 디자인" 철학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민주적 디자인"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좋은 디자인은 소수의 특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가구 제조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

전통적으로 가구는 완성품으로 판매되었다. 하지만 이케아는 "왜 완성품으로 팔아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플랫팩(Flat Pack)" 시스템이다. 가구를 분해해서 평평한 박스에 담아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업계에서 비웃음을 받았다. "가구를 사서 직접 조립한다고? 말이 안 돼." "소비자들이 그런 번거로운 일을 할 리 없어." "가구 조립은 전문가가 하는 일이야."

하지만 이케아는 "하던 대로"를 거부했다. 대신 플랫팩 시스템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운송비가 절약되니까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었고, 재고 부담도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고객들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으로 가구를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이케아는 세계 최대의 가구업체가 되었고, 플랫팩은 가구업계의 표준이 되었다.

이케아의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는 "대부분의 일은 아직도 행해지지 않았다. 훌륭한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던 대로" 추방하기: 5단계 실천법

조직에서 지속적 개선 문화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1단계: 금기어 지정하기

"하던 대로",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전에도 잘됐는데" 같은 표현을 공식적으로 금기어로 지정한다. 대신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 "개선할 점이 있을까?"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2단계: 정기적 재검토 시스템 만들기

모든 프로세스와 관행을 정기적으로 재검토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6개월마다 "이 방식이 여전히 최선인가?"를 묻는다.

3단계: 개선 아이디어 포상제 도입하기

직원들의 개선 아이디어를 적극 포상한다. 아이디어의 크기가 아니라 개선 의지를 평가한다. 작은 개선도 큰 박수를 받을 수 있게 한다.

4단계: 실험 예산 확보하기

새로운 방식을 시도할 수 있는 별도의 예산을 확보한다. 실험이 실패해도 학습 비용으로 인정한다.

5단계: 성공 사례 공유하기

개선을 통해 성공한 사례들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변화의 긍정적 효과를 조직 전체가 체감할 수 있게 한다.


변화는 생존의 조건이다

다윈은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고 했다. 이는 기업에게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기업, 가장 오래된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하던 대로"는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위험하다. 세상이 변하는데 우리만 그대로 있으면, 결국 뒤처지게 된다. 오늘의 성공 방식이 내일의 실패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면 "하던 대로"를 금기어로 만든 조직들은 계속해서 진화한다. 작은 개선이 쌓여서 큰 혁신이 되고, 지속적인 변화가 지속적인 성장을 만든다.

당신의 조직에서도 "하던 대로"라는 말을 추방해보자. 대신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습관을 만들자. 그러면 조직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계속 성장하고 진화할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 변화가 바로 혁신의 시작이다. 그리고 혁신하는 조직만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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