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숫자에 갇힌 성과 - 5. 개인 성과 vs 팀 성과의 균형
2019년 실리콘밸리의 한 스타트업에서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개발팀의 개인별 성과는 모두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는데, 정작 팀 전체의 프로젝트는 6개월이나 지연되었다.
개인별 성과
A 개발자: 코딩 속도 130% 달성
B 개발자: 버그 수정률 150% 달성
C 개발자: 새 기능 구현 120% 달성
D 개발자: 코드 리뷰 횟수 140% 달성
모든 개인이 자신의 KPI를 초과 달성했다. 그런데 왜 팀 프로젝트는 실패했을까?
원인을 분석해보니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각자가 자신의 성과 지표만 신경 쓰다 보니 팀워크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었다.
A 개발자는 코딩 속도를 높이기 위해 문서화를 소홀히 했고, B 개발자는 버그 수정에만 집중해 새로운 기능 개발에는 관심이 없었다. C 개발자는 자신이 맡은 기능만 빠르게 구현하려다 다른 모듈과의 호환성을 무시했고, D 개발자는 코드 리뷰 횟수만 늘리려고 형식적인 리뷰를 남발했다.
결과적으로 개별 성과는 좋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조화롭지 못한 결과물이 나왔다. 마치 훌륭한 연주자들이 모여 있지만 서로 다른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같았다.
이 사례는 개인 성과와 팀 성과 사이의 긴장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개인주의 vs 집단주의의 딜레마
현대 조직은 개인 성과와 팀 성과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한다.
개인 성과 중심의 장점
개인의 책임감과 동기 부여 향상
명확한 성과 측정과 공정한 보상
우수한 인재의 역량 극대화
경쟁을 통한 전체 수준 향상
개인 성과 중심의 단점
팀워크와 협업 저해
정보 공유 기피 현상
개인 이익과 조직 이익의 충돌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
팀 성과 중심의 장점
협업과 시너지 효과 극대화
집단 지성을 통한 더 나은 결과
상호 도움과 학습 문화 형성
조직 전체 목표와의 정렬
팀 성과 중심의 단점
무임승차 문제 발생
개인의 탁월함이 묻힐 위험
책임 소재가 모호해짐
경쟁력 있는 인재 유치 어려움
구글의 "개인의 탁월함 + 팀의 시너지"
구글은 개인 성과와 팀 성과의 균형을 맞춘 대표적 사례다. 구글의 성과 평가는 "개인의 기여도(Individual Impact)"와 "팀의 성공(Team Success)"을 동시에 고려한다.
구글의 성과 평가 구조
개인 차원 (50%)
개인이 설정한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 달성도
기술적 역량과 전문성 발전
혁신적 아이디어 제안과 실행
개인적 성장과 학습
팀 차원 (30%)
팀 OKR 달성에 대한 기여도
동료들과의 협업 품질
팀 내 지식 공유와 멘토링
팀 문화 형성에 대한 기여
조직 차원 (20%)
회사 전체 OKR과의 연결성
다른 팀과의 협력
구글 문화와 가치 실천
장기적 조직 발전에 대한 기여
이런 다층적 평가를 통해 개인의 탁월함을 인정하면서도 팀워크를 놓치지 않는다.
구글의 전 HR 수석부사장 라즐로 복은 "개인의 천재성과 팀의 협력이 만날 때 진정한 혁신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애플의 "개인 책임 + 집단 협력" 모델
스티브 잡스 시대의 애플은 독특한 성과 문화를 만들었다. "개인 책임(Individual Accountability)"과 "집단 협력(Collective Collaboration)"을 동시에 추구했다.
개인 책임 문화
모든 프로젝트에 명확한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지정
개인이 결과에 대해 완전한 책임을 짐
변명이나 핑계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
개인의 전문성과 역량 극대화
집단 협력 문화
부서 간 벽 없는 자유로운 협업
매주 열리는 전체 임원 회의에서 모든 프로젝트 공유
개인의 성공이 팀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구조
회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팀이라는 인식
애플의 이런 문화는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혁신적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했다. 개인의 탁월함이 팀의 시너지로 증폭되는 효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팀 쿡 현 CEO는 "애플의 성공은 개인의 천재성과 팀의 협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평가한다.
자가진단: 우리 조직은 어느 쪽에 치우쳐 있나?
다음 질문들을 통해 조직의 성과 균형도를 점검해보자.
성과 평가 기준
□ 개인 성과가 평가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 팀 성과는 참고사항 정도로 여겨진다
□ 개인과 팀 성과가 비슷한 비중을 갖는다
□ 상황에 따라 개인/팀 비중을 조절한다
보상 시스템
□ 보상은 전적으로 개인 성과에 따라 결정된다
□ 팀이 잘해도 개인이 못하면 보상이 없다
□ 개인과 팀 성과를 종합해서 보상한다
□ 때로는 팀 성과가 개인 성과보다 중요하다
협업 문화
□ 개인 목표 달성이 최우선이다
□ 다른 사람을 도우면 자신이 손해라고 생각한다
□ 서로 돕는 것이 당연한 문화다
□ 팀의 성공을 개인의 성공으로 여긴다
정보 공유
□ 개인의 노하우나 정보는 자산이므로 공유하지 않는다
□ 경쟁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 않다
□ 지식과 정보를 활발히 공유한다
□ 다른 사람의 성공을 적극 도와준다
체크 결과:
위쪽 답변이 많다면: 개인 성과 치우침
아래쪽 답변이 많다면: 팀 성과 중심
균형이 잡혀 있다면: 이상적인 상태
넷플릭스의 "스타 플레이어 철학"
넷플릭스는 독특한 관점을 갖고 있다. "우리는 프로 스포츠팀이지 가족이 아니다"라는 철학이다. 개인의 탁월함을 극도로 중시하면서도 팀의 승리를 위해 협력한다.
넷플릭스의 "키퍼 테스트"
모든 관리자는 팀원들에 대해 이 질문을 던진다: "만약 이 직원이 다른 회사로 이직한다고 하면, 내가 반드시 붙잡으려고 할 것인가?"
답이 "아니오"라면 그 직원은 팀에서 나가야 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고 열심히 일해도, 팀의 성과에 결정적 기여를 하지 못한다면 자리를 유지할 수 없다.
동시에 강조하는 팀워크
하지만 넷플릭스는 개인주의가 아니다. 모든 "스타 플레이어"들이 팀의 승리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는 최고의 성과를 내되
다른 분야에서는 동료들을 적극 지원하고
팀 전체의 목표 달성을 개인 목표보다 우선시한다
넷플릭스의 전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우리는 각자 다른 포지션에서 뛰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이지만, 모두 같은 골을 향해 달려간다"고 설명했다.
스포티파이의 "스쿼드 모델"
스웨덴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스쿼드 모델"로 개인과 팀의 균형을 맞춘다.
스쿼드 모델의 특징
작은 자율팀 (Squad)
8-12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
각자의 전문성을 살린 역할 분담
팀 목표에 대한 집단 책임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
명확한 개인 역할
각 구성원의 고유한 역할과 책임
개인의 전문성 발전을 위한 지원
개인별 성장 목표와 계획
개인 기여도에 대한 인정
상위 목표와의 연결
여러 스쿼드가 모여 "트라이브(Tribe)" 형성
트라이브는 "길드(Guild)"와 "챕터(Chapter)"로 연결
회사 전체 목표와 개별 스쿼드 목표의 정렬
이런 구조를 통해 스포티파이는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보장하면서도 팀의 협력과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스포티파이의 창업자 다니엘 에크는 "최고의 팀은 최고의 개인들이 최고의 방식으로 협력할 때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세일즈포스의 "V2MOM + 오하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는 "V2MOM" 목표 설정 방식과 "오하나(Ohana)" 문화를 결합해 개인-팀 균형을 맞춘다.
V2MOM (개인 성과 부분): 모든 직원이 분기마다 개인 V2MOM을 설정한다.
Vision: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
Values: 내가 추구하는 가치
Methods: 내가 사용할 방법
Obstacles: 내가 극복해야 할 장애물
Measures: 내가 측정할 지표
오하나 문화 (팀 성과 부분): 오하나는 하와이어로 "가족"을 의미한다. 세일즈포스는 전체 조직을 하나의 큰 가족으로 본다.
서로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어려울 때 서로 도와준다
개인의 목표가 팀의 목표와 연결되도록 한다
회사의 성공이 모든 가족 구성원의 성공이라고 믿는다
평가 시스템
개인 V2MOM 달성도: 60%
팀 목표 기여도: 25%
오하나 문화 실천도: 15%
이런 구조를 통해 개인의 성장과 팀의 화합을 동시에 추구한다.
도요타의 "개선 문화"
일본의 도요타는 개인과 팀의 균형에 대해 독특한 접근법을 갖고 있다. "개선(카이젠)" 문화를 통해 개인의 책임과 팀의 협력을 조화시킨다.
개인 차원의 개선
모든 직원이 자신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책임
개인별 개선 제안과 실행 실적 평가
개인의 기술 습득과 역량 발전
자신이 맡은 영역에서의 완벽한 수행
팀 차원의 개선
팀 전체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
동료의 개선 활동 지원과 협력
팀 내 지식과 노하우 공유
집단 지성을 통한 문제 해결
특이한 점은 도요타에서는 개인이 잘해도 팀이 못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반대로 팀이 잘해도 개인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인정받지 못한다. 개인과 팀이 모두 잘해야 진정한 성공으로 본다.
"안돈(Andon)" 시스템: 생산라인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누구든지 라인을 멈출 수 있다. 개인이 문제를 발견하면 팀 전체가 힘을 합쳐 해결한다. 개인의 용기와 팀의 협력이 만나는 지점이다.
도요타의 전 사장 아키오 도요다는 "개인의 탁월함과 팀의 조화가 만날 때 진정한 품질이 나온다"고 말했다.
개인-팀 균형을 위한 5가지 실전 방법
조직에서 개인 성과와 팀 성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구체적 방법들을 제시한다.
1. 역할 기반 평가 직무 특성에 따라 개인-팀 비중을 조절한다.
영업직: 개인 70% + 팀 30% (개인 실적이 중요하지만 팀워크도 필수)
연구직: 개인 80% + 팀 20% (개인 전문성이 핵심이지만 협업도 중요)
기획직: 개인 40% + 팀 60% (협업과 조율이 더 중요)
관리직: 개인 30% + 팀 70% (팀 성과가 관리자 성과)
2. 상호 평가 시스템 팀원들이 서로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각자가 다른 팀원들의 기여도를 평가
협업 태도와 도움 정도를 점수화
개인 성과뿐만 아니라 팀에 미친 영향도 평가
360도 피드백을 통한 전방위적 평가
3. 팀 인센티브 풀 시스템 전체 인센티브의 일부를 팀 단위로 배분한다.
개인 인센티브: 60%
팀 인센티브 풀: 40%
팀 인센티브는 팀원들이 서로 협의해서 배분
팀 성과가 좋을수록 전체 인센티브 규모 확대
4. 프로젝트 로테이션 정기적으로 팀 구성을 바꿔 다양한 협업 경험을 제공한다.
분기별 또는 프로젝트별 팀 재편성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는 경험
개인의 협업 능력 발전
조직 전체의 네트워킹 강화
아마존의 "Two Pizza Team" 원칙
제프 베이조스는 "피자 두 판으로 배불릴 수 있는 크기의 팀"을 지향했다. 대략 6-8명 정도의 소규모 팀이다.
Two Pizza Team의 장점
개인 기여도 명확화
팀이 작으니까 개인의 기여가 명확하게 보임
무임승차나 책임 회피가 어려움
개인의 역량과 노력이 직접적으로 결과에 영향
팀 시너지 극대화
소규모이므로 의사소통이 원활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게 됨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 가능
팀워크와 협업이 자연스럽게 형성
자율성과 책임감
작은 팀이므로 자율적 운영 가능
팀 전체가 결과에 대해 공동 책임
외부 간섭 없이 독립적 업무 수행
성과에 대한 명확한 소유권
베이조스는 "큰 팀은 개인을 숨게 하고, 작은 팀은 개인을 빛나게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Growth Mindset" 평가
사티아 나델라 CEO 취임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성과 평가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기존의 "경쟁 기반 평가"에서 "성장 기반 평가"로 전환했다.
기존 시스템 (경쟁 기반)
직원들을 서로 경쟁시켜 순위 매김
상대평가로 인한 제로섬 게임
동료를 도우면 자신이 손해라는 인식
개인 성과에만 집중하는 문화
새로운 시스템 (성장 기반)
개인의 성장과 학습에 초점
동료와의 협업과 지식 공유 중시
팀 전체의 발전을 개인 성과로 인정
실패도 학습 기회로 평가
구체적 변화
"Know-it-all"에서 "Learn-it-all"로 마인드셋 전환
동료를 도운 것도 중요한 성과로 인정
팀의 성공을 위한 개인의 희생도 높이 평가
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단기 성과보다 중시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협업 문화가 크게 개선되었고, 직원 만족도도 상승했다. 동시에 클라우드 사업 등에서 혁신적 성과도 달성했다.
개인과 팀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
개인 성과와 팀 성과의 균형에서 중요한 것은 "브릿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개인의 탁월함과 팀의 협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브릿지 역할의 특징
개인적 탁월함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
높은 개인 성과와 책임감
지속적인 자기 계발과 성장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독립성
팀워크 리더십
다른 사람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능력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을 이끄는 기술
팀 목표와 개인 목표를 연결하는 시각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노하우
조직적 사고
전체 그림을 보는 시각
부서 간, 팀 간 협력을 촉진
단기와 장기를 균형 있게 고려
개인과 조직의 이익을 조화
이런 브릿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조직의 개인-팀 균형이 잘 잡힌다.
"나 vs 우리"에서 "나와 우리"로
개인 성과와 팀 성과의 균형에서 핵심은 관점의 전환이다. "나 vs 우리"의 대립 구조에서 "나와 우리"의 상생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나 vs 우리" 사고
개인과 팀이 서로 경쟁 관계
한쪽이 잘하면 다른 쪽이 손해
제로섬 게임의 관점
갈등과 대립이 불가피
"나와 우리" 사고
개인과 팀이 서로 보완 관계
양쪽이 함께 잘할 수 있음
윈-윈 게임의 관점
협력과 시너지가 가능
성공하는 조직들은 개인의 성공이 팀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팀의 성공이 개인의 성장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예를 들어,
개인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 팀 전체 역량이 향상된다
팀이 좋은 성과를 내면 개인의 성장 기회가 늘어난다
개인의 혁신 아이디어가 팀의 경쟁력이 된다
팀의 브랜드가 개인의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
스타와 팀 플레이어의 만남
최고의 조직은 "스타 플레이어"와 "팀 플레이어"가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스타의 개성과 팀의 협력이 충돌하지 않고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스타 플레이어의 조건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
높은 개인적 동기와 목표 의식
독창적 사고와 혁신 능력
리더십과 영향력
팀 플레이어의 조건
동료와의 협업과 소통 능력
전체 목표에 대한 이해와 헌신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
갈등 해결과 조정 능력
스타 팀 플레이어: 진정한 인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사람이다. 자신의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역량을 발휘하면서도, 팀의 화합과 발전에도 기여하는 사람이다.
이런 인재들이 많을수록 조직은 개인과 팀의 딜레마에서 벗어나 상생의 문화를 만들 수 있다.
당신은 어떤 인재인가? 개인적 탁월함과 팀워크 능력을 모두 갖춘 "스타 팀 플레이어"가 되어보자. 그것이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조직에게도 가장 큰 가치를 만드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