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나는 곳 : 숨결식당

7장. 숨결식당

by 대성림

7장. 숨결식당


문이 닫혔다. 밖의 비 소리가 끊겼다.

대신 작은 소리들이 들렸다. 냄비가 끓는 소리, 국물이 부딪히는 소리, 환풍기가 도는 소리.


식당 안은 따뜻했다. 히터는 없었다. 불과 냄비가 만든 온기였다.

바닥은 아직 젖어 있었다. 그의 신발에서 물이 떨어졌다.

뚝.
뚝.

작은 웅덩이가 생겼다.


남자는 수건을 하나 가져와 말없이 건넸다.

로운은 받아 머리를 닦았다. 물이 손등으로 흘렀다.

따뜻했다.


남자는 창문을 조금 닫았다. 바람이 멈췄다.

의자를 하나 끌어와 그 앞에 놓았다.


“앉아.”

낮은 목소리였다.


로운은 천천히 앉았다. 등이 의자에 닿았다.

오래된 나무 냄새가 났다. 닳은 자리였다. 많이 앉았던 자리 같았다.


남자는 냄비 뚜껑을 열었다. 김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주방이 잠깐 흐려졌다.

국을 떠 그릇에 담았다. 밥을 담고 김을 올렸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았다.

말은 없었다.

그릇을 앞으로 밀었다.

“먹어.”

한 마디였다.


로운은 바로 들지 않았다. 그릇에서 김이 계속 올라와 얼굴에 닿았다. 눈이 조금 따가웠다.


젓가락을 들었다. 손이 아직 약하게 떨렸다.

젓가락이 그릇 가장자리에 닿았다.

딸각.

작은 소리였다.

그 소리 때문에 손이 더 굳었다. 예전 습관처럼.


숨을 한 번 내쉬었다.

천천히.

다시 잡았다.

이번엔 맞았다.


국을 떠 입에 넣었다.

뜨거웠다.

이번엔 놀라지 않았다.


온기가 입안에 퍼졌다. 혀에서 목으로, 가슴으로 내려왔다. 배 안이 풀렸다. 속이 내려앉았다.


김이 얼굴을 스쳤다. 눈이 잠깐 흐려졌다.


냄새가 코로 들어왔다. 멸치, 무, 된장.

집에서 나던 냄새였다.

아주 오래전.

기억보다 먼저 몸이 반응했다.


숟가락이 다시 움직였다.

이번엔 멈추지 않았다.


남자는 멀리서 보고 있었다. 바로 앞은 아니었다. 일하는 척하며 보고 있었다.


로운은 밥을 거의 다 먹고서야 멈췄다.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숨이 길어졌다.

자기도 모르게.

손이 덜 떨렸다.

완전히 멈춘 건 아니었다.

그래도 아까와는 달랐다.


“어때.”

남자가 물었다.


로운은 잠깐 생각했다.


입에서 말이 먼저 나왔다.

“따뜻해요.”

생각보다 빨랐다.


남자는 고개를 아주 작게 끄덕였다.

“그래.”

그게 끝이었다.


더 묻지 않았다. 설명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게 이상하게 편했다.


밖에서는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지붕을 때리는 소리가 일정했다.

타닥.
타닥.


시계는 없었다.

그래도 시간은 흘렀다.


로운은 그 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었다.

처음으로, 어디로 가지 않아도 되는 자리였다.


그리고 아주 잠깐, ‘LIVE BET에 다시 접속할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곧 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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