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5
서울에서부터 먼 길을 달려 아빠에게 갔다.
추석을 한두달 앞둔 시기라 묘지기 아저씨가 아직 벌초를 못했는지 들어 가는길 풀들이 키가 컸다.
시작부터 마음이 좋지 않았다.
산이 넓어 맨 손으로 풀을 뜯기엔 무리가 있었다.
아빠 산소를 몇번이나 쓰다듬고 들고 간 꽃을 내려 놓으며 이리 저리 꽃 자리를 고쳤다.
날이 꾸물거리더니 내려 오는 길에 기어코 비가 쏟아진다.
늘 등 뒤로 아빠를 남겨 놓고 돌아 가는 그 기분이라니...
자꾸 돌아 보다가 결국 눈물이 터지는 그 길, 노란 산 꽃이 슬펐다.
그 산 기슭 여기 저기 묻어 있는 아빠라는 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