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 써 보는 의사 Aug 31. 2024

여행 가방

내 삶의 여행 가방



다음 생으로 이사라도 가고 싶은 것인가

여행 가방이 꽉 찼다


입 다물지 못하는 여행 가방

온 귀가 시끄럽다


가방을 비울수록 좋은 여행이라고

여행사 직원은 귀띔하지만

팬티, 양말, 칫솔, 면도기, 충전기, 영양제, 노트북, 책은 장르별로

꽉 찬 가방이 못내 흐뭇하다


초콜릿, 열쇠고리, 위스키 한 병

오는 길엔 선물 한가득

여행 내내 사진으로 핸드폰마저 꽉 채우고

보여줄 건 사진뿐이니까


뭘 하고 온 걸까

언제나 짐 싼 자리로 되돌아올 뿐인데

이사인지 여행인지

꽉 찬 여행 가방


돌아오지 못할 날이 있겠지 알면서도

오늘도 채워 넣는 텅 빈 여행 가방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을 쓰려거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