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지우개로 쓰세요
오늘도 네가 떠난 그 자리에
함께했던 글자들을 연필로 썼다
지우개로 지운다
샐비어꽃을 썼다 지우고
첫눈 오던 가로등 불빛을 썼다 지우고
거기서 낙하했던 뜨거운 눈물을 썼다 지우고
오랫동안 많이 아파 거북이 등껍질 같았던 네 손등을 잡았다가
지우고
그러다 문득 슬퍼 연필을 멈춘다
당신은 아는가
지우개가 지우는 것은 글자가 아니라 자기 몸이라는 걸
시큰한 콧잔등을 훔치며 쓸모없는 줄 알면서도 나는
지우개밥을 한곳으로 쓸어모은다
안녕하세요 삶과 일을 연결시키기 위해 애쓰고 글 쓰는 의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