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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 Dec 07. 2023

돈 있어도 내 맘되로 못하는 adhd 검사

엉망진창 cat검사

두 번째? 세 번째 병원방문에서도 선생님은 검사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다.

블로그 검색에서는 바로 검사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봐와서인지,

기대했는데…. 나는 알 수 없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돌아가 생각해 보자면

하루빨리 내가 adhd라는 걸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야 그동안 엉망으로 살아온 내 인생에 대한 죄책감이 덜어질 것 같았다.)


용기를 내어

검사이야기를 꺼냈을 때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정말 adhd인 사람들은 빨리 검사받고 싶어 해요, 그럼 예약 잡고 검사받을까요? “

그런데 그 순간

걱정이 됐다.

“선생님, 그런데 … 검사는 당장이라도 받고 싶은 마음인데… 한편으로는

검사 결과에서 아니라고 나오면… 어쩌죠…“

“아니라고 나올 수도 있어요, 그럼 그거에 맞게 다시 치료하면 되죠?!”

그렇게 나는 다음날 검사 예약을 잡았다.


평소 같았으면 검색을 해 봤을 텐데, 혹시나 이것저것 검색하고 가면 왠지? 컨닝하는 기분?

100% 내 상태로 검사받는 게 아닐까 봐 일부러 검색을 안 하고 갔다.


작은 하얀 방안에 노트북하나가 올려져 있었고,

모니터를 보며 지시에 맞게 키보드를 누르면 되는 아주 단순한 테스트였다.


모니터를 보며 누르는데

‘이거 너무 쉽잖아? 이거 일부러라도 틀려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adhd가 아니라고 나오면 어떻게 하지?’

‘아니야… 정신 차리고…’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잠깐의 정신 흐트러짐은 곧 패닉으로 바뀌었다.


충동성 검사였던 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아.. 악! 아악!…. 아악! 헙!‘

“망했다!” 가 절로 입 밖으로 나왔다.


검사를 끝내고 나오는데

너무 찜찜한 기분이었다.


일부러 틀려야 하나 생각했던 나도 창피하고,

생각보다 어려웠던 테스트도 충격이었고,

테스트하며 다른 잡생각에 집중도 못했던 것 같고…

집에 와서 내가 맞게 체크했는지 궁금해서(검사결과가 잘못나올까봐 쓸때 없는 걱정이 시작됌)

다른 사람들의 검사 일지를 찾아 확인한 것도(다행히 맞는 방법으로 테스트함)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그 모든 것들이, 검사받는 동안의 내 모습도… 내가 adhd여서 한 행동이었던 걸로 설명이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다음 진료에서

나는 콘서타 18을 먹기 시작했다.


잠깐?! 여기서 cat 검사란?

[Comprehensive Attention Test]

 종합주의력검사: 만4세~만49세까지의 아동및 청소년 그리고 성인의 주의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검사

비용: 150,000원 (병원마다 다를 듯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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