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cat검사
두 번째? 세 번째 병원방문에서도 선생님은 검사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다.
블로그 검색에서는 바로 검사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봐와서인지,
기대했는데…. 나는 알 수 없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돌아가 생각해 보자면
하루빨리 내가 adhd라는 걸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야 그동안 엉망으로 살아온 내 인생에 대한 죄책감이 덜어질 것 같았다.)
용기를 내어
검사이야기를 꺼냈을 때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정말 adhd인 사람들은 빨리 검사받고 싶어 해요, 그럼 예약 잡고 검사받을까요? “
그런데 그 순간
걱정이 됐다.
“선생님, 그런데 … 검사는 당장이라도 받고 싶은 마음인데… 한편으로는
검사 결과에서 아니라고 나오면… 어쩌죠…“
“아니라고 나올 수도 있어요, 그럼 그거에 맞게 다시 치료하면 되죠?!”
그렇게 나는 다음날 검사 예약을 잡았다.
평소 같았으면 검색을 해 봤을 텐데, 혹시나 이것저것 검색하고 가면 왠지? 컨닝하는 기분?
100% 내 상태로 검사받는 게 아닐까 봐 일부러 검색을 안 하고 갔다.
작은 하얀 방안에 노트북하나가 올려져 있었고,
모니터를 보며 지시에 맞게 키보드를 누르면 되는 아주 단순한 테스트였다.
모니터를 보며 누르는데
‘이거 너무 쉽잖아? 이거 일부러라도 틀려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adhd가 아니라고 나오면 어떻게 하지?’
‘아니야… 정신 차리고…’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잠깐의 정신 흐트러짐은 곧 패닉으로 바뀌었다.
충동성 검사였던 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아.. 악! 아악!…. 아악! 헙!‘
“망했다!” 가 절로 입 밖으로 나왔다.
검사를 끝내고 나오는데
너무 찜찜한 기분이었다.
일부러 틀려야 하나 생각했던 나도 창피하고,
생각보다 어려웠던 테스트도 충격이었고,
테스트하며 다른 잡생각에 집중도 못했던 것 같고…
집에 와서 내가 맞게 체크했는지 궁금해서(검사결과가 잘못나올까봐 쓸때 없는 걱정이 시작됌)
다른 사람들의 검사 일지를 찾아 확인한 것도(다행히 맞는 방법으로 테스트함)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그 모든 것들이, 검사받는 동안의 내 모습도… 내가 adhd여서 한 행동이었던 걸로 설명이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다음 진료에서
나는 콘서타 18을 먹기 시작했다.
잠깐?! 여기서 cat 검사란?
[Comprehensive Attention Test]
종합주의력검사: 만4세~만49세까지의 아동및 청소년 그리고 성인의 주의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검사
비용: 150,000원 (병원마다 다를 듯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