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흔들리게 만들었던 부작용
손안에 콘서타 18을 보니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아무리 적은 용량이라지만 효과가 없으면 어쩌지? [효과가 없다면 adhd가 아니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 게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부작용 (두통. 구역감)이 오면 어쩌지?
“모르겠다. 우선 먹고 생각하자!”
약을 입안에 조심스레 넣고 , 입안에 약이 잘 있는지 혀로 하나하나 확인했다. 그리고 물을 마셨다.
[확인을 안했다면 내가 정말 약을 먹었는지 걱정 ,불안이 시작되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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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첫날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나의 실수들은 여전했고
첫날 선생님이 이야기했던, 두통. 속이 울렁거려 변기를 붙잡고 토를 했다.
그래도 이날은 견딜만한 고통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 3일 정도는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을 경험했다.
아이 등원하고 돌아오면 잠에서 덜 깬 기분을 느끼며 항상 누워있기 바빴는데
눈에 띄는 각성효과를 느끼게 되었다.
대신 3-4일 정도는 쉽게 잠을 청하기가 어려웠다. 새벽까지 말똥 말똥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데 기분 탓인지 시작해야 하는 문장을 찾기 어려웠던 독서가 단락별, 문장별 시작문장을 수월하게 찾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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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뚜렷했던 각성효과는 점점 줄어갔고 여전히 나는 자기혐오, 최악의 수를 생각하는 불안을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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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약 용량이 초등학생들 먹는 적은 양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은 콘서타 36 정도까지만 늘려 먹는 걸로 목표로 해보자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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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타 27을 시작하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어지러움, 구역, 구토를 겪게 되었다.
약복용을 멈추고 싶지 않았지만 코로나 후유증 어지러움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생전 처음 겪어보는 어지러움, 구토가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시작한 약복용이 나를 점점 망가뜨리는 기분이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어지러움과 구토를 견뎌야 하는 거지?
내가 20대도 아니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은 마당에
그냥 이대로 살까?
하지만 치료를 안 하면
또 평생을 후회할 것 같았다.
내 자신이 나를 포기하는 건 이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 기다림이라면, 견뎌보기로 마음먹었다.
여러 군데 병원을 다녔는데
1. 이석증 검사에서도 정상
2. 비타민d, 철분 부족 ->주사처방
3. 너무 괴로워 두통 어지러움에 맞는 수액?을 맞았는데도
기약 없는 어지러움은 일주일 조금 넘게 지속되었던 것 같다.
어지러움이 끝나고 생각이 들었던 건 10일 정도 어지러움이 끝나고 생리가 시작되었는데, 이 당시 나는 산책을 하면서도 눈물을 흘린 정도로 감정이 다운되어 있었고 우울감도 많이 느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생리 전 증후군 영향이 컸던 것 같기도 하다.
현재 나는 콘서타 36을 복용하고 있다. 콘서타 18,27을 복용할 때보다는 삶의 질이 많이 좋아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남
-자리에 오래 앉아 독서를 할 수 있다.
-긴장성으로 화장실을 많이 갔는데, 이 부분도 내가 체감할 정도로 많이 좋아졌다.
-무기력함보다 의욕이 많이 생겼다.
담당 의사 선생님도 전보다 많이 밝아 보인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콘서타: 노르에피네프린-도파민 재흡수 억제제(ndri)이자 중추신경 흥분제로써 각성제로 작용한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를 증가시킴으로써 중추신경을 자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