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기 시선
비둘기
왕년에는 평화의 상징으로
팝콘의 축복을 받은적도 있었지
어느때는 해조라며
먹이를 주지 말라는 푯말을 마주해도 너는
다 사는 방법이 있다고
기러기 철새들 요란떨며
줄맞추고 구호외치며
더 따뜻하고 비옥한 곳으로
봄으로 가을로 떠나고 돌아올때도
너는
여기서도 다 사는 방법이 있다고
도시가 팽창하여 숲과 들 사라지고
도로에 차들에 치여 가고
쓰레기통 쪼아대며
온갖 미움 다받아도
너는
다 사는 방법이 있다고
너희들의 똥으로 다리가 부식되고
건물과 차들 더렵혀진다고
수많은 욕 다 먹어도
너희는 똥 안싸냐 한 마디 없이
그냥 욕 먹어가면서도
너는
다 사는 방법이 있다고
다 사는 방법이 있다고
네가 물어온 올리브잎과
수많은 편지와
희망의 메시지가 잊혀저도
인간세상 골목과 건물 틈에서
너는
다 사는 방법이 있다고
구슬픈 목소리로
너는
다 사는 방법이 있다고
매주 일요일 오전6시, 김천기시선이 발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