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기 시선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흙먼지 마당을 스쳐
쭉 뻗은 기둥을 가르고
처마밑 꽉찬 소리를 내며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흙먼지 헤쳐 안고
늘씬하게 미끄러진
저 처마를 따라
하늘 저 높은 곳으로
바람이 분다
거기 하늘에 흙먼지 낙엽 안고 기둥지나 처마타고 가려는곳 어디냐
바람이 분다
내가 딛은 땅덩이에서
저 처마위 파란 하늘로
나팔 소리가 되어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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