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거리는 소소한 시!
황홀한 인생 ㅡ
술기 덜 빠진 저 아저씨
손에 검은 비닐봉지 하나 들려 있다
아마 또 술 사가시는 모양이다
점잖게 뒷짐을 지고 멘발에 슬리퍼 잘잘 끌면서
이제 한 잔 더 마시면
세상에 두려운 게 하나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술기운을 빌어 살아온 인생인지도 모른다
어차피 뭔가에 늘 취해 사는 게 인생 아닌가
빈 잔에도 취하는 게 인생 아니던가
마시는 즐거움이 백 점이라면
몽롱하게 취하는 묘미는 이백 점이고
꼭지가 비틀어질 때까지 마시면 삼백 점이야
이렇게 살아 술 즐길 수 있으니 황홀한 인생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