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 시 곳간
목도리 ㅡ
큰돈 주고 산 목도리
푹푹 썩고 있다
견물생심에다
따뜻하단 유혹에 그만
남들은 폼나게
잘도 하고 다니는데
오리털만 줄곧 입다보니
완전히 찬밥 신세
어느새 겨울은 다 가고
봄이 저만치 오는데
개시도 못 한 채
앰한 세월만 출렁출렁
* 9집 '고급 인생' / 2019 / 담장너머
* 올해도 목도리 한 번 못해봤습니다. ^^
시와의 데이트를 즐기는 포천 토박이입니다. 2024년 열세 번째 시집을 발간했습니다. 삶의 속살거리는 이야기들을 진솔한 언어로 짧고 쉽고 의미도 있는 시로 엮고자 애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