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티켓을 구매하다.

by cani

도쿄로 유학을 와서 전 세계에 코로나가 시작할 무렵 학교를 졸업하게 되어 졸업식 다운 졸업식도 못하고 졸업하였습니다. 친구들은 취직이 취소되거나 유학 왔던 친구들은 각자의 나라로 돌아갔던 그 순간에도, 정말 힘들게 원하는 곳에 취직하였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도쿄에 와서 하고 싶을 것을 하기 위해 정말 간절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만큼 퇴사를 하고 귀국을 하기로 정하고 나니 정들었던 도쿄를 떠나 아쉽기도 하고 한국에서 저만의 가방 브랜드를 시작할 생각에 떨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복잡한 감정들을 끄적끄적 브런치에 적은 글이 지금까지 제가 쓴 글 줄에 제일 많이 잃어주실 줄이야...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100명, 1000명 이상은 아니지만 저에게는 큰 이벤트와 같은 날이었습니다. 응원도 해주시고 감사합니다:) 글 쓰는 제주가 없어 이제껏 글 쓰는 것에 대해 무서워했는데 요즘 브런치를 때문인지 조금씩 용기가 나고 있습니다. 매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퇴사를 하고 1주일이 되었네요.

일본에서 7년이 넘게 있었는데 이렇게 1주일이 편안하고 즐겁게 지나간 시간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매일 걸어 다니던 출근길의 아침햇살은 너무나 따뜻했고 그렇게 가기 싫어했던 이 길이 뭔지 모르게 아쉽기도 하고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하네요.


사람은 역시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습니다.

3년 넘게 걷던 길이 한 순간에 달라지다니...


퇴사를 한다고 3개월 전부터 회사에 통보했지만 왠지 모르게 귀국티켓을 예약하는 게 무서웠습니다. 도쿄 생활을 마무리하는 최종 서류에 도장을 찍는 기분이라 그런지 계속 미루고 미루다 오늘 하게 되었네요.


진짜 제 고향에 가게 되었습니다.


설레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한국말을 쓰는 사람이고 한국에서 태어 낳고 가족, 친구들도 한국에 있지만 귀국을 한다고 정하고 나니 왠지 고향에 돌아가는 게 낯설고 진짜 이게 꿈이 아닌가 싶은 미묘한 기분마저 드네요.


한국에 돌아가서도 잘 될 거라는 주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꿈을 포기한 것도 아니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곳으로 장소를 바꾼 것이기에 기죽을 것도 없고 나쁜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기에 잘 될 거라고...


모두 힘내세요.

포기하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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