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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 3. 화려한외출

3. 화려한 외출

by 양윤화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 했던가?

우리들의 변신이 시작되었다.


보라색 원피스로 풍경을 물들인 보랏빛 물결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메아리가 해변공연장에 울려 퍼진다. 무대에 올리기 전까지 우리들의 열정과 노력의 결과다. 5월 중순부터 두 달여 동안 일주일에 2회 연습을 시작으로 무대에 오르기까지 우리들의 에피소드!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알토 파트로 나누어져 김 현정 지휘자 선생님의 지도하에 날카로운 지적과 유머, 끼 넘치는 엄마들의 위트가 어우러져 연습하는 동안 웃음의 도가니였다. 귀한 시간을 쪼개어 연습하러 나온 터라 더 즐겁고 알찬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각자의 노력이 돋보였다. 두 달여 연습 끝에 공연 날이 되었다. 무대에 서기 위해 몇 년 만에 샵에 가서 메이크업을 받았던가? 다들 자신의 변화된 모습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공연 전 리허설이 있었다. 한여름 찜통 같은 무더위에 야외서 진행되는 공연이라 리허설할 때부터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너무 더워 실수 없이 한 번에 끝내 보자고 다짐하며 리허설에 들어가서인지 완벽했다. 리허설을 마치고 분장실로 들어갔다. 비좁은 분장실 공간에서 끼 많은 엄마들의 농담으로 분위기는 식을 줄 몰랐다. 2시간 뒤 펼쳐질 공연에 들어가기 위해 땀으로 지워진 화장과 헤어스타일을 손보느라 분장실은 떠들썩했다. 인증샷을 예쁘게 찍어야 한다면서 무대 의상들을 미리 갈아입기 시작했다. 보라색 원피스 디자인이 뒷부분을 리본으로 조여야 하는 스타일이라 서로서로 뒤에서 조여주고 옷매무새를 잡아 준다. 예쁘게 메이크업된 무대 화장과 보라색 원피스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고 보니 다른 세상에 온 느낌이었다. 똑같은 무대의상 속에 다양한 미소와 다양한 제스처로 사진들을 찍으면서 하는 말


“이런 스타일 언제 또 해 보니?”

“내가 봐도 내 모습이 너무 예쁘네!”

“원피스 입젠허난 덕분에 2달 동안 다이어트 했쪄.”

“사진 많이 찍엉 나중에 생각 허멍 봐 사켜.”


남녕 고등학교 학부모로 구성된 합창단원들!

큰딸 주현이 재학 시절 3년에 작은딸 소현이 재학 시절 2년, 5년째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초반 3년은 해변공연장에서, 1년은 문예회관에서, 작년에는 아트센터에서 공연이 펼쳐졌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모든 단체 활동들이 취소되는 상태라 아쉽게도 끼와 열정이 넘치는 엄마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그리울 뿐이다.


2020 년 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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