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그렇게 좋대! 리뷰가 1,000개 가까이 되니 나도 믿음이 간다니까
어느 날, 당신은 온라인 쇼핑몰을 둘러보다가
눈에 들어오는 신제품 운동화를 발견했다.
밝은 화면 속에서 너무나도 매력적인 신발의 이미지가 당신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당신은 이 제품이 정말 좋은지 확인하기 위해 리뷰를 살펴보기 시작한다.
"완전 편해요! 발에 딱 맞고, 하루 종일 신어도 불편함이 없어요."
"디자인도 예쁘고, 무엇보다 가격 대비 정말 만족스러워요!"
리뷰들이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이 운동화를 신은 사람들이 얼마나 만족하는지 생생하게 적혀 있는 후기를 보니, 당신도 그 신발이 당신에게 딱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사람들이 많이 좋다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인다.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계속 읽다 보니, 점점 이 운동화를 구매하는 것이 좋은 결정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하지만,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가끔 부정적인 리뷰도 눈에 들어온다.
"크기가 좀 작게 나왔어요. 발이 불편해요."
"디자인이 사진과는 조금 달라요."
이런 부정적인 리뷰를 읽을 때마다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그것들을 흘려보낸다. '아, 저 사람은 발 모양이 특이한가 보다.' 혹은 '디자인은 내 눈에는 괜찮아 보이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부정적인 내용을 읽을 때마다 '나와는 다른 경우'라고 생각하며 더 긍정적인 정보에 집중하려고 한다.
당신은 결국 긍정적인 리뷰들만을 마음에 남겨두고,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는다. '이 운동화가 나에게 완벽하게 맞을 거야'라는 확신이 든다. 그 확신은 단순히 제품의 이미지나 설명이 아니라, 당신이 선택적으로 받아들인 리뷰들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정적인 리뷰는 어느새 당신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고, 좋은 말들만이 남아 있었다.
사실, 방금 이 짧은 쇼핑 경험 속에서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리뷰에 대한 편향된 해석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운동화는 완벽할 것이다'라는 믿음을 강화하기 위해, 긍정적인 리뷰는 열심히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리뷰는 쉽게 무시한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가 온라인 쇼핑을 할 때 자주 겪는 심리적 편향 중 하나이다.
우리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더 강하게 믿기 위해, 긍정적인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정보는 흘려보낸다. 확증편향은 우리의 생각을 한 방향으로 고착시키고, 스스로의 신념을 더욱 굳건하게 만든다.
영국의 심리학자 피터 웨이슨(Peter Wason)이 수행한 실험에서도 이러한 확증편향의 사례를 볼 수 있다. 웨이슨은 피험자들에게 세 개의 숫자 배열(예: 2, 4, 6)을 보여주고, 그 숫자 배열이 따르는 규칙을 추측하도록 했다. 피험자들은 주어진 규칙을 확증하려는 숫자만을 제시하며, 다른 가능성을 반박할 만한 증거는 고려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임의의 세 숫자를 작은 것부터 순서대로 말하기"라는 간단한 규칙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론을 확증하는 사례를 찾기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은 사람들이 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기대를 강화하는 정보를 선호하고, 그와 반대되는 정보를 무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사람들은 인지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익숙한 정보와 일치하는 것들을 선호한다. 이러한 편향은 우리의 일상적인 결정뿐 아니라 소비 패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마케터들이 이 확증편향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은 흥미로운 주제가 된다.
확증편향을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려면, 먼저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기존 신념이나 기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라면, 그 브랜드가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을 때 기존 신념과 일치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노출함으로써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는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이미 형성한 신념을 강화함으로써 제품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제품 리뷰나 사용자 후기 같은 소셜 증거를 활용하는 것도 확증편향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소비자들은 자신과 유사한 사람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하면, 자신의 선택이 옳다는 확신을 더 강하게 가지게 된다. 이때 마케터들은 긍정적인 리뷰를 강조하고, 소비자의 기대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함으로써 확증편향을 강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았다는 광고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노출한다면, 그 정보를 본 소비자들은 자신의 선택이 올바르다고 느끼며 구매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블랙야크는 '지속 가능한 패션의 선두주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강조하며, 소비자들의 확증편향을 자극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클린 마운틴 365' 프로젝트를 통해 산행 중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을 전개하며, 환경을 지키는 '진짜 행동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임직원과 산행 커뮤니티 회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환경 보호에 앞장서며, 수거한 쓰레기에 따라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환경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블랙야크는 재활용 소재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당신의 선택이 곧 환경 보호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이 환경 보호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유도한다. 이처럼 반복적인 친환경 메시지 노출은 소비자들이 블랙야크를 선택할 때마다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게 만들며, 이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지속 가능한 패션이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소비자들이 자신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이는 소비자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친환경적인 신념을 강화하여 제품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전략이다.
메가스터디는 학습자의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확증편향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다시 한번 설명하자면, 확증편향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지하는 정보에 집중하고, 이에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뇌과학적으로, 이러한 편향은 뇌의 에너지 효율성 유지와 관련이 깊다. 뇌는 한 번 형성된 신념을 바꾸는 데 상당한 인지적 자원이 필요하므로,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통해 뇌는 불확실성을 줄이고 인지적 부담을 경감시키려 한다.
메가스터디는 이러한 확증편향을 활용해, 학습자들이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메가스터디는 스타 강사를 활용한 강의를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스타 강사는 이미 대중적으로 인정받은 인물이기 때문에, 학습자들은 '검증된 실력'이라는 긍정적인 신념을 더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기존에 학습자가 가지고 있던 '유명 강사는 실력이 좋다'는 신념과 일치하며, 이를 통해 학습자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확증받게 된다.
또한, 메가스터디는 강의 내용의 우수성과 학습 효과를 입증하는 다양한 성공 사례와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학습자의 확증편향을 자극한다. 예를 들어, 특정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이 목표 대학에 합격한 사례나, 성적이 급상승한 후기 등을 반복적으로 노출하여, 학습자들이 메가스터디의 강의가 효과적이라는 신념을 더욱 강화하게 만든다. 이는 소비자가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고, 더 나아가 지속적으로 그 플랫폼을 이용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부여 요소로 작용한다.
과학적으로 보면, 이러한 확증편향은 불확실성 감소와 인지적 일관성 유지를 통해 뇌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따라서 학습자들은 메가스터디의 강의를 선택함으로써 느끼는 안정감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게 되며, 이는 학습 동기 강화와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진다. 이처럼 메가스터디는 학습자가 기존의 학습 신념을 유지하고 강화하도록 설계된 메시지와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제공하여,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최근 인조가죽 제품을 판매하는 의류 브랜드들은 천연 가죽과 유사한 내구성과 착용감을 강조하면서 "더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스러운 품질을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곤 한다. 브랜드들은 기존의 천연 가죽 선호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려 했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이미 형성된 신념(천연 가죽이 더 우수하다)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를 더 선호하고, 새로운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확증편향의 대표적인 예이다.
근래에는 시장에서 '비건 레더(Vegan Leather)'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인조가죽에 대한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비건 레더는 동물 가죽을 대체하기 위해 식물성 원료나 합성 소재로 만든 가죽으로,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패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비건 레더는 사과 껍질, 파인애플 잎 등 다양한 식물성 원료를 활용하여 제작되며, 천연 가죽에 비해 환경 친화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들에게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인조가죽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유도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런 상황에서 패션 브랜드들이 확증편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소비자의 기존 신념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첫째, 천연 가죽과 유사한 고급스러운 착용감이나 외형을 더욱 부각시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경험을 직접적으로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한 반복적인 메시지가 아닌, 소비자들이 실제로 인조가죽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만질 수 있는 체험 부스를 마련하여 직접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인조가죽도 천연 가죽만큼 고급스럽다는 인식을 갖게 되고, 기존 신념의 변화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소비자 경험이 메시지와 함께 작용하면, 단순히 광고로만 느껴지던 내용이 체감되면서 그들의 기존 편향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둘째, 긍정적인 사용 후기와 전문가 리뷰를 통해 인조가죽 제품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전문가들의 평가와 공신력 있는 매체에서의 리뷰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품질에 대한 객관적인 확신을 제공한다. 이러한 전문가 리뷰는 소비자들이 인조가죽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 제품이 전문가로부터도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소비자가 기존 신념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셋째, 실제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경험을 강조하여 잠재 고객들에게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가진 소비자들이 인조가죽을 사용하고 만족한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나도 사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다양한 연령층, 성별, 직업군의 소비자들이 인조가죽 제품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는 후기를 캠페인으로 보여주면, 잠재 고객들이 자신과 유사한 사람들의 경험을 보고 더욱 신뢰를 갖게 된다. 이를 통해 단순히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자신도 같은 긍정적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이 사례 연구는 고객의 기존 신념을 이해하고 이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며, 확증편향을 마케팅에서 활용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방식을 잘 설명해준다.
이런 확증편향을 이용한 마케팅은 브랜드 충성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 고객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면, 경쟁 브랜드로의 전환 가능성은 줄어든다. 예를 들어, 애플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은 제품을 사용할 때 '애플은 혁신적이고 사용자 중심적이다'라는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광고와 메시지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러한 반복적인 메시지 노출이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한 확증편향을 유지하도록 돕고, 결과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다만 확증편향을 마케팅에 활용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잘못된 정보나 과도하게 편향된 메시지를 강조하면 소비자들이 실망하거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따라서 진실된 정보와 균형 잡힌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소비자가 자신의 신념을 유지하면서도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마케터들은 확증편향을 이용해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을 강화하되, 그 관계가 건강하고 장기적인 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확증편향은 소비자가 자신이 가진 신념을 강화하고 싶어하는 심리적 경향을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기존 신념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일관된 메시지 전달, 긍정적인 리뷰와 소셜 증거를 강조하는 전략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인지적 편안함을 제공하며, 구매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마케터들은 이러한 전략이 단기적 효과에만 그치지 않도록, 소비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썸네일 출처 : Kiwisn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