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 심리 테스트 진짜 잘 맞지 않아?!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고 칭찬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당신은 자기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편이다. 당신에게는 몇 가지 성격적인 결함들이 존재하지만 당신은 대체로 그것들을 보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당신에게는 아직 활용하지 않은 많은 잠재력이 있다. 당신은 절제할 줄 알고 자기통제력이 있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걱정과 불안이 많은 편이기도 한 사람이다."
만약 어떤 심리 테스트를 보고 여러분에 대해 이러한 진단을 내렸다면 여러분은 이 말을 믿겠는가?
에피소드 5. Barnum Effect (Forer Effect)
사람들은 막연한 일반론을 과잉해석하여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도 마치 그것이 특별히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인 양 믿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런 막연한 기술에 몇가지 긍정적인 속성들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 이런 종류의 함정은 더욱 강력해진다. 전도사들이나 심야의 정보 광고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우리에게 접근한다. 그들은 불특정 다수에게가 아니라, 청취자 개개인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풍기려고 애를 쓴다.
우리는 이런 말에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간다.
바넘 효과, 혹은 포러 효과는 사람들이 모호하고 일반적인 성격 묘사를 자신에게만 해당하는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진술이라고 믿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이는 1948년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Bertram Forer)의 실험에서 처음 확인된 효과이다. 포러는 학생들에게 심리 테스트를 제공한 후, 사실상 모든 학생들에게 동일한 성격 분석 결과를 전달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분석이 자신에게 매우 정확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포러 효과의 본질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이고 모호한 진술을 받아들일 때, 그 진술이 자신에게 특화된 것이라고 믿게 되는 심리적 경향에 있다. 이 효과는 특히 점성술, 타로 카드, 성격 테스트, 심리 상담, 그리고 일부 마케팅 활동에서 흔히 사용된다. 바넘 효과라고도 불리며, 이는 "모두에게 무언가가 있다"는 의미의 바넘 서커스 쇼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바넘/포러 효과는 기본적으로 모호하고 일반적인 성격 묘사를 통해 개인이 그것을 자신에게만 해당한다고 믿게 만드는 심리적 현상이지만, 이 개념은 마케팅에서 좀 더 넓은 범위로 확장되어 사용된다.
마케팅에서는 반드시 '성격 묘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진술을 사용해 소비자들이 그것이 자신에게 특별히 맞춘 것이라고 느끼게 하는 전략으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한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제품"이나 "~한 당신이 기다리던 바로 그 서비스"와 같은 문구는 특정한 성격을 묘사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느끼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는 바넘/포러 효과가 '성격'이라는 요소를 넘어서 '개인적인' 것처럼 보이는 모든 형태의 진술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에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마케팅에서 바넘/포러 효과는 모든 형태의 포괄적 성격의 진술을 사용해 고객들이 자신과 관련이 있다고 느끼게 하는 방법으로 확장된다. 이는 고객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브랜드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넘(포러) 효과를 마케팅에 활용하면, 소비자들에게 보다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거나 고객들의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케터들이 이 효과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아래를 통해 알아보자.
고객에게 개인화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보이도록 해야 할 때는, 오히려 모호하고 일반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뉴스레터나 광고에서 "바쁜 생활 속에서도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당신을 응원합니다"와 같은 문구를 사용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메시지가 자신에게 해당된다고 느낄 것이다. 이를 통해 마케터는 고객이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을 느끼게 하고, 개인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Ex) 카카오톡의 개인화된 메시지 캠페인
카카오톡은 한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메신저 플랫폼으로, 수많은 브랜드와 기업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기업들은 카카오톡의 알림톡과 플러스친구 기능을 활용해 개인화된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전송한다.
롯데백화점은 카카오톡을 통해 VIP 고객들에게 맞춤형 혜택과 이벤트 정보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은 특정 고객의 생일에 맞춰 "바쁜 일상 속에서도 늘 저희 롯데백화점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생일을 맞아 특별한 혜택을 준비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이 메시지는 생일이라는 개인적 상황에 맞춤화된 내용으로, 고객이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혜택을 받는다고 느끼게 한다. 이로써 고객의 브랜드 친밀도가 증가하고, 롯데백화점을 특별한 장소로 인식하게 된다.
Ex) 네이버의 맞춤형 푸시 알림
네이버의 맞춤형 푸시 알림도 또 다른 예시가 될 수 있다. 네이버는 사용자의 검색 기록이나 관심사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푸시 알림을 보낸다. 예를 들어, 특정 사용자가 패션 관련 검색을 자주 하고 여름의 한창을 지나고 있는 계절이라고 하자, 네이버는 "오늘 당신을 위해 준비한, 여름휴가 대비 패션 아이템!"라는 메시지를 푸시 알림으로 보낼 수 있다. 이 메시지는 사용자가 자신에게 맞춤화된 정보를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여, 클릭률과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 개인화된 메시지는 사실상 많은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언어를 사용하지만, 고객은 이 메시지가 자신에게만 특별히 맞춰진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이는 바넘(포러) 효과의 전형적인 사례로, 모호한 진술을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것으로 해석하게 만드는 심리적 경향을 마케팅에 적용한 것이다.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사용자의 쇼핑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추천 제품 목록을 제공할 때, 이러한 제품 추천이 개인의 선호도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일반적인 카테고리나 특성을 강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스타일에 맞는 최신 유행 아이템"과 같은 추천은 실제로는 많은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지만, 고객은 이것이 자신에게 특별히 맞춰진 것이라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Ex) 쿠팡의 개인화된 제품 추천 서비스
쿠팡은 한국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하나로, 수많은 고객들이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쿠팡은 사용자의 쇼핑 데이터를 분석해, 각 사용자의 관심사와 과거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의 맞춤형 추천 기능은 사용자가 자주 찾는 카테고리, 브랜드, 가격대 등을 분석해 "당신을 위한 추천 상품"이라는 섹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특정 고객이 주로 패션 아이템을 검색하고 구매했다면, 쿠팡은 "당신의 스타일에 맞춘 최신 패션 아이템"이라는 추천 메시지를 제시한다. 이 추천은 사실상 많은 고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범주에 속하지만, 고객은 이 추천이 자신에게만 맞춤화된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Ex) 카카오톡 쇼핑하기의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
카카오의 카카오톡 쇼핑하기에서 선보이는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도 유사한 사례다. 카카오는 사용자들이 자주 검색하거나 클릭하는 상품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런 상품도 좋아하실 거예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다양한 제품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특정 고객이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자주 구매하는 경우, "당신을 위한 스마트폰 최신 액세서리 추천"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이 메시지는 특정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스마트폰 액세서리에 관심 있는 고객 전체에게 적용될 수 있다.
✧✦✧ 맞춤형 추천 서비스는 바넘(포러) 효과를 활용해, 사실상 광범위한 고객층에게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추천을 개인화된 것으로 느끼게 만든다. 고객은 이 추천이 자신의 취향과 선호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추천된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구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바넘(포러) 효과는 이러한 개인화된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며, 고객의 마음에 더 깊이 자리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웹사이트나 소셜 미디어에서 심리 테스트, 라이프스타일 퀴즈 등을 제공한 후, 결과를 매우 모호하게 설정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당 결과가 자신에게 맞다고 느끼게 만든다. 예를 들어, "당신은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때때로 내성적일 수 있습니다."와 같은 결과는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유저가 브랜드와 개인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Ex) 카카오의 MBTI 테스트 기반 마케팅
카카오는 한국 내에서 MBTI 성격 유형 테스트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었다. 이런 테스트는 사용자가 자신의 성격 유형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포러/바넘 효과를 잘 활용한 사례 중 하나이다.
카카오톡은 사용자들이 MBTI 성격 유형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이 테스트 결과는 사용자의 성격을 16가지 유형 중 하나로 분류하며, 매우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당 결과가 자신에게 맞다고 느끼게 만든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카카오는 사용자들에게 맞춤형 이모티콘, 기프트, 또는 관련 콘텐츠를 추천한다. 이런 추천은 실제로는 매우 일반적인 것이지만, 사용자는 이것이 자신의 성격 유형에 맞춰진 개인화된 제안이라고 느낀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카카오톡과의 개인적인 연결을 강화하고, 서비스에 대한 애착을 높이게 된다.
Ex) BuzzFeed의 성격 및 라이프스타일 퀴즈
버즈피드는 다양한 성격 테스트와 라이프스타일 퀴즈를 제공하며, 이 퀴즈들은 포러/바넘 효과를 잘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버즈피드에서 제공하는 퀴즈는 "당신의 성격 유형을 알려드립니다", "당신에게 가장 잘 맞는 커피 타입은?" 등의 주제를 다룬다. 퀴즈 결과는 대부분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당 결과가 자신에게 잘 맞는다고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퀴즈를 통해 버즈피드는 사용자들이 웹사이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고, 결과에 맞는 콘텐츠나 제품을 추천하여 추가적인 트래픽과 매출을 유도하는 구조를 만든다. 사용자는 퀴즈를 직접 경험하며 자신과 브랜드 서비스를 더 친숙하게 느끼게 되며, 이로 인해 BuzzFeed에 대한 호감과 충성도가 높아진다.
신제품 출시 시, 제품이 대중에게 보편적으로 어필될 수 있는 특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개별 소비자에게 맞춤화된 것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바쁜 도시의 삶을 사는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제품"이라는 문구는 소비자들에게 그 제품이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느끼게 만들 수 있다.
Ex) 이마트의 '노브랜드(No Brand)' 제품 출시 및 마케팅
이마트의 노브랜드 제품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성공적인 신제품 출시 사례 중 하나이다. 노브랜드는 기본적인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이마트는 마케팅적으로 바넘/포러 효과를 활용하여 이 제품들이 개별 소비자에게 맞춤화된 것처럼 느끼게 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No Brand)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라는 슬로건을 통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슬로건은 노브랜드가 단순히 브랜드 중심의 마케팅을 지양하고, 오히려 소비자 중심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자신이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구매하는 "합리적 소비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며, 제품의 보편성과 동시에 개인화된 가치까지 강조하는 전략이다.
노브랜드의 제품 포지셔닝은 "최적의 소재와 제조방법을 찾아 가장 최저의 가격대를 만드는 것, 이것이 노브랜드의 이념과 철학. 당신이 스마트 컨슈머가 되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전개되고 있다. 이 포지셔닝은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최고의 가치를 제공받는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며,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한다.
이 메시지는 소비자들에게 자신이 "스마트 컨슈머"라는 인식을 강화해주며, 노브랜드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현명하고 경제적인 소비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들이 노브랜드 제품이 개인적인 니즈를 충족시켜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소비 생활에 있어서도 최적의 선택이라는 확신을 갖게 만든다.
이러한 노브랜드의 마케팅 접근 방식 역시, 포러/바넘 효과의 요소를 활용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메시지를 자신에게 맞춤화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심리적 전략을 활용하여, 노브랜드는 한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지금도 가성비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광고 카피에서 "빛나는 도시의 밤, 항상 최고를 원하는 당신", "독특한 취향을 가진 당신을 위해"와 같은 워딩을 사용하여, 시청자나 독자가 이러한 메시지가 자신에게 핏(fit)하게 적용된다고 느끼게 한다. 이는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연상을 강화하고, 구매 결정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다.
Ex) SK텔레콤의 ‘누구나의 AI’ 캠페인
The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누구(NUGU)'를 홍보하기 위해 진행된 캠페인에서 사용된 마케팅 전략은 실제로 포러 효과와 관련이 있다. 이 캠페인은 다양한 연령대와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AI를 활용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특정 개인을 타겟으로 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소비자가 자신에게 해당된다고 느끼도록 포괄적인 문구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일상을 더욱 스마트하게"라는 표현은 매우 일반적이면서도 개인화된 느낌을 주어, 소비자들이 자신이 광고에서 묘사하는 '스마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유도했다.
이와 같은 마케팅 전략은 다소 포괄적인 진술과 모호한 언어를 사용해 고객들이 자신이 타겟팅된 것처럼 느끼도록 하는 바넘/포러 효과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캠페인은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AI라는 인식을 강화하며, 많은 잠재 고객들에게 AI 서비스가 자신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기여했다.
바넘/포러 효과는 마케팅 전략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심리적 현상이다.
이 효과는 모호하고 일반적인 진술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특별히 맞춘 것이라고 느끼게 만들어, 브랜드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구매 결정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다. 원래는 '성격 묘사'에서 출발한 개념이지만, 현대 마케팅에서는 이를 확장하여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포괄적인 진술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자신을 특별하거나, 보다 개인적인 고객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우리 인간의 특성을 이해하고, 더욱 효과적인 개인화 마케팅을 실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