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가 다가 가면 사람들은 부담스럽다며 나를 밀러내거나
거리를 두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커가며 조금씩 사람들에게 거리를 두는 습관이 생겨 버렸다.
전화를 잘하지 않는 사람, 거만한? 교만한 사람, 서울깍쟁이....
내 마음과 다르게 나는 이런 별명이 생겨버렸다.
과 했던 거 같다. 좋아하면 늘 함께 있고 싶어 했고 표현도 자주 했다.
밤새도록 편지를 쓰기도 하고 못 그리는 그림이지만 좋아하는 사람 얼굴을 밤새 그려
보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우울해 보이면 나 또한 하루 종일 우울했다.
내가 기분이 좋지 않아도 상대가 즐거워 보이면 나도 덩달아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아무리 좋아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나의 과한 표현은 상대방을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만들어 버렸고 나는 나의 사랑을 받아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조금씩 마음을 숨겨 버렸다.
그런 나의 모습은 가족들에게 적지 않은 서운함을 주나 보다.
물론 내가 주는 사랑 그대로 모두 받아들이고 흡수하는 자녀들은 내 사랑 그대로 퍼붓지만
난 괜히 남편을 피한다. 남편이 고맙고 좋은데.... 자꾸만 피한다....
남편은 늘 그런 나를 처음처럼 사랑해 준다.
요즘 남편이 많이 힘들어 보인다.
말수도 적어지고 멍하니 핸드폰을 보는지 잠을 자는지 알 수 없는 남편이 우울해 보인다.
나는 집에서 잘 끓이지 않는 청국장을 끓였다.
나의 사랑의 고백인데.... 우리 남편 좋아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