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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스러운 가족

by gir

남편이 청주로 내려가고 아이들과 나는 전과 같이 홈스쿨링을 하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어제는 일산에 있는 기독교서점에 가서 5~6월 큐티책을 새로 구입하고 집에 돌아왔다.

날이 좋아 일부러 아이들과 드라이브를 하며 길가에 핀 알록달록 꽃을 보며 남편이 차 오디오에

꼽아놓은 크룩스찬양 CD를 듣고 달렸다.

" 엄마! 엄마! 이대로 아빠한테 내려가면 좋겠다."

" 아빠를 놀라게 해 주자! 응~? 엄~~~~~마~~~"


갑자기 아이들이 조르기 시작 했다.

"아부지~~~"


때마침 아빠의 화상 전화.....

" 아빠~~~"

아빠와 아이들은 무슨 이상가족이라도 된 듯 끝이 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어디 가는 일이니??"

"아빠 큐티책 사러 서점에 갔다가 가는 길이야..."

"아빠! 아빠! 우리 지금 청주 가서 아빠 보고 오면 안 돼??"


한참을 아빠 친구분들이 보내주신 건담 이야기.... 새롭게 시작한 비문학 독해책 내용이 어쩌고....

딸아이는 어린이날 아빠를 만나고 싶다고 하고 언제 집에 오는지 같은 질문을 반복 하다 보니

다시 오빠와 동생의 언쟁이 시작되고 나이가 차이가 있어도 둘은 어쩜 그리도 한치 양보도 없이

싸우는지.... 그런 와중에 아빠는 이렇고 저렇고 아이들을 중제 하며 정말이지

귀에서 피가 날 것 같았다.


어찌어찌 집에 돌아와 딸아이는 할머니께 선물 받은 드로잉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오빠는 건담을 조립한다.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오후 시간.....

저녁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김밥을 만들어 먹었다.

그렇게 저녁이 되고 남편의 전화가 걸려온다.

나는 조용히 안방에 들어와 남편과 통화를 한다.

남편은 밖에서는 말이 없는 조용한 사람이지만 나에게는 모든 다 말하는 때론 아이 같은 남편이다.

부장이 자꾸 졸졸 따라다닌다는 둥..... 오늘 청주에서 일어나 고동학생 칼부림 이야기.....

출퇴근을 직원들이 돌아가며 카플을 해준다는 이야기.....

점심은 뭘 먹었고 , 저녁은 뭘 먹었고..... 끝없는 남편의 이야기는 1시간이 넘어 가도 지칠지 모른다.


그러다 아이들이 안방에서 있는 엄마를 찾아들어왔고 결국 또다시 서로의 이야기를 경쟁하듯 수다가

한창이다.


그런 아이들과 남편을 보니 웃음이 난다.

홈스쿨링 하면서 때론 많이 지치기도 하고 아침부터 아이들 교과 공부에 한자, 독해까지 봐주다 보면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를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늘 밝게 지내주는 아이들과 유머 넘치는 아들 사랑스러운

딸아이는 나에게는 매일주 신는 만나의 기적과도 같은 은혜이다.


오늘 밤은 누가 뭐라 해도 아름다운 아리아 소리처럼 아이들과 남편의 수다가 나는 듣기가 좋다.

서로 작은 휴대폰에 들어갈 듯 모여 끝없이 부르는 " 아빠! 아빠! 아빠! 아빠! "

허허허 웃는 남편의 웃음소리.....


남들보다 적게 가지고 작은 집에 살면 어때... 조금 힘들면 어때.... 나의 소망 이 땅에 있지 않으니

이 땅에서 나에게 맡겨주신 사랑스러운 아이들 위해 기도하며 잘 양육하고 살아가면 되지....

매일 주시는 하늘아버지의 은혜가 나의 삶 속 차고 넘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구나....

오늘 밤 잠들기 전 나의 기도는 감사 말곤 주님께 드릴 말씀이 없구나....

아버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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