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ir Jul 10. 2024

아이의 대화

환이: “형아! 저기 가면 빠지지??”

민재: “응??”

환이: “저기 가면 빠지지?? “

민재: “응???”

환이: "아이참~ 저기 가면 빠지지....?"

민재: "어"(체념한 듯했다.)

환이: 그런데 왜 빠지지??


그때 당시 민재의 당황스러운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알고 보니 환이는 할머니랑 함께 학교 옆을 지나가다 맨홀이 열려있는 것을 못 보고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빠진 것을 본 모양이다.

오래전 이야기이다.




딸: ( 차 안에서 창밖을 보며)" 엄마 쟤가 자꾸 나한테 손을 흔들어...."

나: "그래 그럼 너도 손을 흔들어줘~"( 같은 유치원 친구인 줄 알았다.)

딸: "응~ 그런데.... 쟤는 풍선이야..."


예전 딸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일이다.

아마도 식당을 광고하는 길가에 풍선을 보고 한 이야기였나 보다.


             " 오늘 아침"


딸아이 학교를 데려다주는 차 안.... 주어가 빠진 질문....


딸: "엄마!! 왜 한쪽은 0이고 한쪽은 1이야??"

나: " 그게 무슨 말이야??"

딸:" 아니~~ 왜 한쪽은 0인데 한쪽은 1이야??"

나: "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인지 엄마는 모르겠어..."

     (나는 운전 중이었고 아이가 무엇을 보고 이야기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신호대기 아이를 보니 차량 계기판에 시선이 멈춰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내차는 하이브리드 차량이고 아이는 계기판에 전기배터리가 얼마가 넘았는지 현제 전기로 가는지 

기름으로 가는지 표기가 되는 기판을 보며 질문을 하는 모양이다.



오래전 아이들의 이야기에 한참 웃고 지나갔던 기억이 생각났고 딸아이 질문에 웃음이 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나는 긴 생각에 빠졌다.

우리도 그렇지 않은가?? 엄마의 질문에 무조건 "네" 사실 엄마의 질문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때론 대화에 집중 못하고 형식적으로 " 그렇구나..." "정말"를 반복하며 딴생각을 할 때가 있지 않은가?


예전에 동생이 " 언니 어색한 대화에서 이야기를 상대가 계속할 수 있게 유도하는 방법이 있어..."

나는 궁금했다. 말이 많지 않은 나는 확실히 나보다 상대가 더 많이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생각을 

자주 했으니까...." 그게 뭔데??" " 바로!! 그래 가지고??" "그래서" 계속 상대 이야기 끝에 

이 말만 하면 되는 거야.... 나와 동생은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가끔 동생과 나는 대화를 하다가 

"그래가지고??"라는 말을 이유 없이 많이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쏟아부을 때가 있었다.


뭐 브런치도 가끔 그렇지 않은가?? 나의 처음 시작은 내 글에 라이킷 해주고 구독을 해주는 작가님들에게 

고마워 구독해 주신 작가님들 글을 열심히 읽고 라이킷 누르며 신이 나있었다.

그런데.... 주말에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 나의 시간은 아이들에게 집중이 되기에  브런치 알람이 뜨면 

글을 읽어 보지 않고 빠르게 라이킷을 누르고 지나간 적이 꽤 있었다. 처음에는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구독은 나의 자의적 선택이고 글을 읽지 않고 라이킷을 누르지 않기로 했다. 

지금 나는 나만의 브런치 활동 적응 중이다.  


글을 쓰다 보니 결국 내가 요즘 빠져있는 브런치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그렇게 뭐가 옳은지를 떠나 

공감을 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만큼은 조금은 더 진심을 담고 여유로워졌으면 한다.


아이와 대화에서 오래전 기억이 꼬리를 물고 생각이 길어지다 왠지 쓸쓸함이 밀려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