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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r Aug 06. 2024

이별

한국에 들어와 처음으로 가진 교회 안 공동체 모임이 있었다.

매주 만나 식사를 하고 서로의 삶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픔에 함께 아파하고 슬픔에 함께 슬퍼하며 좋은 일이 생길 때면 모두가 내일처럼 기뻐하며 박수를 치고

기뻐했다. 그래.... 우린 가족이었다.


처음에 매주 함께 하는 시간이 부담도 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놓는다는 것은 불편하고 껄끄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가족은 그 공동체 안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사랑할 수 있었다.


아이들과 매주 여행을 하기로 했지만 마지막 공동체 모임을 참석하기 위해 파주로 넘어왔다.


아이들 학교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서울을 벗어나 본 적 없는 내가 아무런 연고가 없던 파주에 이사를 왔다.

그런 이곳을....... 우리 가족은 교회와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이별은 늘  아프다.

이별을 앞두고 만나기로 한 식당에 들어섰다.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한다. 눈물을 참기가 힘들어 곤욕스럽다.

이제 매주 만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동안 내가 받은 것만 생각난다.

가슴이 먹먹하다. 이런저런  멋쩍은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이후 눈물이 시도 때도 없이 흐른다.  아프다..... 우울하다.... 슬프다.... 그 말로 부족하다.... 두통이 심해졌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어둡다.


아들이 학교 친구들이랑 선생님께 인사를 해야 하는데 작별인사가 어렵다며 인사를 못하고 있다.

아들 휴대전화로 여러 가지 소문을 듣고 연락이 오는 모양이다. 아들 또한 힘들어한다.


남편이 기독교 대안학교에 두 자녀를 보내면서 두 아이 학비를 염두하고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무리해서 큰 식당을 열었다.

그게 잘 되지 않아 큰 채무가 생겼고 우리는 집을 이사를 하고 아이들 학교를 그만두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좋은 환경에서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선택했지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삶 속에서 우리 가정은 경제적 어려움이 생겼고 아이들 마음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하기 위해 이번 여름 방학을 여행으로 계획을 잡은 거였다.


아들 녀석은 홈스쿨링을 하고 싶다고 하고 딸아이는 어느 학교든 상황 없다고 한다.

상황과 형편에 맞게 움직이는 게 슬픈 일은 아닌데.... 가정경제보다 나와 아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이별이다. 가족처럼 지내던 교회 공동체와 이별, 정들었던 선생님과 친구들과 이별.... 우린 이별이 힘들고 아프다.

가정경제야 열심히 일을 하고 있으니 좋아질 것이고 학업 또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아들은 베트남에서도 한국에 들어와서도 학원들 다니지 않고 늘 상위권이었다. 아들은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게임처럼 본인이 클리어해야 하는 과제쯤으로 생각하기에 나 또한 아들 학업에 한 번도 잔소리를 한 적이 없다. 딸아이는 느린 학습자다. 그런데 딸아이 역시 학업에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난 그저 딸아이가 좋아하는 미술 활동영력을 가정에서도 많이 만들어 줄 뿐이다.

나는 무엇보다 우리 가정을 지금 까지도 인도하신 하나님아버지께서 앞으로도 인도하실 것을  신뢰하고 있다.


그런데 이별은 여전히 아프다. 마지막 모임을 다녀와 아무것도 하기 싫다. 아이들 동의를 구하고 여러 가지

계획으로 잡아둔 일정을 조금씩 미뤘다.

정신을 차리고 이번주 예약하기로 했던 페러글라이딩 날짜를 잡고 예약을 했다. 이후 스케줄도 다시 검토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경제를 알고 친정 식구들이 이번 여행 경비를 도와주셨다. 물론 우리의 여행은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차로 한국에 이곳저곳 돌아보는 게 전부이다.

열심히 돌아 치는 중이다... 영 마음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함께 할 때는 몰랐다. 내가 얼마나 공동체를 사랑했는지.... 그래 나는 사랑하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다.


함께 기도제목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함께 아파하고 기뻐했던 시간이 그 시간이 소중하게 남았다. 세월이 흘러 지금의 시간이 내가 사랑했던 그들이 잊힐까....

어두운 밤 일기장을 꺼내 글을 쓴다.

함께 북한산 아래 캠핑 의자를 가지고 나가 서로 싸 온 도시락을 나눠 먹고, 한동안 들지 않았던 기타를 가지고 나가 사랑하는 그대들 목소리에 기타를 켜며 행복했던 시간.... 예쁜 카페에 나가 빵과 커피를 마시며 하하 호호 수다를 떨던 시간... 쏟아지는 추억을 적으며 눈물을 흘린다.

적다 보니 얼굴에 열이 오른다.... 받기만 한 사랑....


밤새 추억을 적으며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불러가며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 아버지께 올려 드린다.

떨리는 목소리 멈추지 않는 눈물 심장이 울컥울컥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다.

함께 일 때 알지 못했던 그대들의 소중함을 나는 이별을 하고 알아본다. 하늘이 내게 주신 사랑이었고

어쩌면 어떤 행운 보다 더 값진 내 삶 속의 아버지께서 주신 보너스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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