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 말고 적응

by 새우덮밥고양이

오키나와의 호텔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보다 많은 일본인들이 일본어를 어렵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경어와 겸양어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매우 의아했습니다.


존댓말의 어려움, 그리고 유토리 세대


일본어의 존댓말은 외국인에게는 물론, 일본인에게도 꽤 어려운 부분입니다. 나이, 직급, 상황에 따라 적절한 표현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실수하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호텔에서 근무하며 만난 어떤 일본인 직원은 고객에게 말을 걸 때, 너무 낮추는 표현을 사용하여 오히려 고객을 당황하게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유토리 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의 특징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토리 세대는 경쟁이 심했던 과거 세대와 달리, 비교적 여유로운 환경에서 성장하며 개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향이 때로는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규칙이나 예절을 소홀히 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적용과 적응


‘적용’과 ‘적응’이라는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를 일본인들이 이 두 단어를 혼용하여 사용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취업사이트에서도 두 단어에 차이에 대하여 해설하는 기사가 있을 정도입니다. 두 단어를 헷갈려하는 한국인은 본 적이 없었기에 굉장히 신기하고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경험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한 상황, 그리고 더 나은 소통을 위한 노력


정작 일본인에게 틀린 문법을 지적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저는 언어란 단순히 문법적인 정확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중요한 것은 상대방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론은 완벽하지만 현실은 시험이라고 하죠. 이곳에서 배운 것들을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서 얼마나 잘 "적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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