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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아직도 갈 길이 멀었네

선진국

우리나라는 굉장히 사회경제 인프라가 좋은 국가 중의 하나이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지만, 사회 인프라의 수준을 판단하는 치안(국방), 의료, 통신, 전기, 가스, 금융 등의 민간접점 분야에서 선진국 수준의 편의성을 가지고 있다. 기다림의 미학이 조금만 있어도 되겠지만, 불편함은 곧 죄악이라 생각하는 그런 멋진 서비스 정신을 가진 기업과 국민 덕분(?)이다. 어느기업이든 고객센터로 전화한 통이면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문제를 바로바로 해결해 주는 굉장히 멋진 나라이다.


그런데, 아직도 갈 길이 먼 분야도 있다. 바로 행정분야이다. 민간영역이 담당하는 인프라 영역은 1년 365일 항상 편의성이 균등하다. 주말에도, 공휴일에도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행정분야는 주말, 공휴일에는 아예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많다. 물론 인터넷 종합민원으로 등초본을 비롯하여 각종 서류발급을 가능하게 한 것은 상당히 변화된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각종 신고와 민원관련 업무를 직접 가서 해야하는 것이 많다. 여기서부터 왜 주말에는 민원을 해결할 수 없지? 왜 공무원은 주말에 쉬는가? 야간에는 왜 안 하는가? 토/일을 공휴일로 하는 주5일제를 왜 하여야 하는가? 근무시간 조정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다.


얼마 전에 셋째 아이를 출산하였다. 출산을 하면 출생신고를 한 달 안에 하게 되어 있다. 반드시 공무원의 주중 근무시간에 해야한다. 거참...왜? 자기들 근무시간에? 자기들만 근무하는가? 애기를 낳게 되면 기본적으로 산모는 움직임이 몇 달간은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남편은 몇 일간 산모와 아이를 돌보다가 다시 근무를 하게 되는데, 나 역시 근무지와 주거지가 거리가 있어 출생신고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휴가 내는 것도 좀 그렇고...


다행인 것은 전국 모든 지역의 구청이상에서 출생신고는 할 수 있다고 하여 회사 근처의 구청에서 등록을 했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반드시 해당 주거지 동사무소에서 출생관련 지원신청, 양육수당 신청을 다시 하라는 것이 아닌가? 주중 9시부터 6시까지 동사무소로 가서 말이다. 왜?...여기서는 왜 안되는가요?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동사무소 직원 분과 통화하여 사정을 설명하고 신청서류와 필요한 양식을 등기로 받아서 작성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처음부터 이런 절차는 왜 없는가?


갑자기 드는 생각이...병원도 은행도 야간진료, 주말진료를 다 하는데, 왜 민원서비스가 주중 9시부터 18시까지 밖에 안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요즘 대부분의 가정이 맞벌이 부부이고, 주중/주말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는데, 왜 굳이 행정분야만 주중근무를 고집하고 있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적어도 퇴근 후에라도 가능할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 대 민원 서비스는 정말 민원이 필요한 때에 필요한 업무를 지원하는 것이 아닌가? 거참. 그야말로 행정편의주의가 아닐 수 없다. 근데 또 다른 서비스인 도서관, 경찰서, 소방서는 야간/주말근무를 하지 않는가? 시청, 구청, 동사무소는 왜 안하는가? 대 민원서비스를 하는 담당공무원은 어서 속히 근무시간을 조정하여야 할 듯 하다.


잘 아는지 모르는지, 공무원처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자리에서 근무하는 편한 근무여건을 가진 분보다, 생업에 쫓겨 휴가는 고사하고, 한시도 근무 중에는 자리를 뜨지 못하고 일에 매달리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아직도 정말 갈 길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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