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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선택적 지각

믿는 것을 보는가, 보는 것을 믿는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방금 지구 반대 편에 일어난 일, 그곳의 날씨를 핸드폰 터치 몇 번으로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1987의 영화처럼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고, 사실이 어떻게 왜곡되었는지, 또 잘못된 정보를 진실이라고 믿었던 시대가 불과 얼마 전인데 말이다. 그런데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람들, 우리들은 똑같은 정보를 접하거나 똑같은 내용의 사실을 보거나 들어도 서로 다르게 반응하며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심리학, 특히 인지심리학 분야에서 말하는 선택적 지각이라는 것인데, 우리는 보고 싶은 것, 믿고 싶은 것만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에 각자 저마다의 생각, 가치, 신념, 주관을 가지게 되는데, 선택적 지각도 유전적 영향과 환경적 영향을 받은 각자가 그 상황에 따라 인지하고 판단한다.


그런데, 우리가 믿는 혹은 본, 우리가 인지하는 그 어떤 무엇이 사실이거나 진실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우리가 인지하고, 판단한 그 무엇이 잘못된 정보, 왜곡된 사실에 기초하여 인지된, 판단된 선택적 지각이라면 어떨까? 여기서 한 번 생각해 보면 좋은 명제가 우리는 "믿는 것을 보는가? 아니면 보는 것을 믿는가?"이다. 마케팅에서 많이 등장하는 질문이기도 하고, 실제로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유무형의 모든 것이 바로 이 명제를 통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정확한 비율로 검증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본 것을 믿는 것이 아닌, 자신이 믿는 것을 본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선택적 지각으로 다시 돌아가 보면 우리는 우리가 믿고 있는 것, 생각하고 있는 것,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취사선택해서 받아들여 본인이 믿는 것을 더 검증하고자 하며, 믿지 않는 부분은 아예 듣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을 취하게 된다. 선택적 지각은 확증편향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이는 자신의 신념, 가치와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게 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정치, 종교, 가족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것도 바로 이러한 확증편향이 강한 소재이기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쉽기 때문에 그렇다.


다시 정보의 홍수 시대인 지금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얼마나 많은 정보가 우리 주변에, 아니 우리의 손 안에 있는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의 뉴스, 가십거리로 인지하게 되는지 시간과 정보의 양으로 계산해 보면 상상할 수 없는 내용의 정보가 하루하루 다르게 우리의 눈과 귀를 혼란스럽게 한다. 디지털 시대라는 흐름 속에 정보의 노출은 당연한 시대적 조류이며, 이 정보를 우리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 우리의 신념과 가치에 따라 어떤 선택적 지각이 이루어 지는지, 스스로 한 번 생각해 보면 자신의 좌표를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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