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완성도
최근의 관심분야는 일의 밀도와 수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조직과 사람에 대해, HR이라는 이름으로 밥벌이를 하는 일인으로 일의 성장은 어디서 오며, 사람의 성장, 성숙은 어떻게 되는지, 일의 완성도는 어떻게 높여 지는지가 제가 탐구해야 하는, 오랜 고민의 주제이기도 하다.
근로시간의 제한이 법이라는 이름으로 규제가 되는 시대이기에 일의 밀도는 더 중요해졌다. 과도한 근무량이 문제인 시기도 있었겠지만, 산업의 특성,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법도 문제임은 틀림없다. 이 부분은 오늘의 고민에서는 제외한다.
지금까지의 조직생활동안 사람에 따라 일의 완성도가 다 달랐다. 어떤 사람은 일을 정말 잘했고, 일의 완성도가 매우 달랐다. 그런데 어떤 이는 일이 매우 형편 없었고, 일의 완성도가 매우 떨어졌다. 같은 일인데 사람에 따라 왜 차이가 있을까? 어디에서 그 차이가 왔던걸까?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전통적으로 알려진대로 그 차이가 바로 실력차, 역량차, 경험차, 태도차이에 기인한다. 이 차이의 근간은 노력의 시간에 일반적으로 비례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노력만 한다고 다 된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 노력에 개인의 의지, 일과 사람에 대한 태도가 더해주어야 한다.
노력의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시간은 매우 한정되어 있고 굉장히 제한적이다. 그래서 고민의 고민 끝에 밀도의 개념을 더해 보았다. 밀도란 물리학의 단위로 단위 부피당 질량이다. 물질의 빽빽한 정도로 우리가 잘 쓰는 인구밀도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똑같이 표준근로시간인 8시간을 근무한다해도 일의 밀도는 다 다르다. 그 밀도가 높을수록 일의 수준이 높다. 우리는 그 밀도를 몰입과 집중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의 근로시간 기준과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업무 성과, 업무의 역할과 책임은 밀도의 개념으로 치환할 수 있다. 근태가 기준인 진부한 방식이 아닌 밀도가 기준인 성장형, 확장형 방식을 말한다. 수준높은 업무의 성과, 완성도 높은 일처리는 바로 밀도의 기준으로 결정된다.
그 밀도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시간의 태도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일의 시간이 나에게 주는 가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는 정말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일의 본질에, 일의 수준에 따라 그 가치를 부여하고, 어떤 이는 시간 자체에 가치를 부여해 아르바이트생처럼 자신을 대하게 된다. 그런 태도는 결국 일의 완성도에 정확히 반영되어 자신의 선택이 결국 그 자신을 결정하게 만든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야근과 특근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시간자체의 자신의 가치를 제한하지는 말자고 조언해 주고 싶다. 시간급으로 자신을 대하게 되면 우울해지기도 하고, 새로운 생각과 시도가 무색해진다. 그래서 그 시간 자체의 보상에 갖히게 되면 성장은 곧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난 항상 일은 심플하게, 효율적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의 주어진 업무와 역할에 가치를 부여한다. 물론 처음 시작보다는 훨씬 더 경험적으로 전문성이 더해졌겠지만, 처음과 지금의 일하는 방식, 사람과 일을 대하는 태도는 변함이 없다. 그것이 지금의 일의 밀도와 연결되어 수준높게, 완성도 높은 일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일하는 시간, 업무량에 한정해 생각지 말고, 똑같은 일을 밀도있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일의 완성도는 결국 본인의 어떻게 하느냐에 결정된다. 그것이 결국 성장과 성숙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