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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재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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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Eye in the sky

호불식자[虎不食胔]

둘째 딸, 예솔이에게 문자가 왔다.

"아빠가 젤 좋아하는 노래가 뭐야?, 숙제야"


음 뭘까 생각하다가 최근 굉장히 자주 듣는

"Eye in the sky"라고 보냈다.


그러자

"왜 그 노래를 좋아해? 가수는 누구야?"


"뭐랄까? 음과 리듬이 좋아.

가수는 Alan Parsons Project야"

라고 답했다.


이 노래는 굳이 긴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굉장한 히트곡이다. 1982년에 발매되었으니, 거의 나랑 연배도 비슷한 시기에 탄생했다. 이 곡은 40년 전의 곡임에도 전혀 올드한 느낌이 없고, 최신의 곡보다도 더 놀라운 전자음과 연주음이 조화를 이룬 최고의 명곡임에 틀림없다.


이 곡을 만든 리드 보컬 Eric Woolfson은 카지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 Eye in the sky는 카지노 천장의 공중 감시 카메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며, 조지 오웰의 1984의 빅브라더와의 연관성은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한 고민과 번뇌가 고스란히 곡에 닮겨 있음은 물론이다.


 곡의 가사는  사람과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곡에서 어느 시점부터 상대가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알게 되었고, 결국 eye in the sky처럼 상대를 보고  읽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상대는 계속 거짓말을 하, 자신의 행태를 고칠 기미도 전혀  보여 거기에 지친 주인공은 그만 떠난다는 내용이다.

 

예전 직장에서 퇴직하기 직전, 나의 상사와 역할과 리더십에 대한 이견과 갈등이 있었다. 상사에게 이 상태로는 함께 할 수 없음을 통보하고 난 직후, 예정되어 있던  직원의 리더그룹 마지막 워크샵이 있었다.   직원들과 함께  곡을 들으며, 노래의 의미와 가사의 내용을 나눈 적이 있다. 사람이 생각이 같을  없겠으나, 같은 방향으로 고민하는 공감과 교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부족한 리더였던 나와 함께  팀원들에겐 지난 시간 매우 감사했다는 마음과 정말 미안하다는 마음을 다시 전한다.


그리고 노래의 가사처럼 알든 모르든 누군가는 나를 그리고 너를, 지켜 보고 있고, 상대에게 말을 하지 않을 뿐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의도와 목적은 무엇인지,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당시 나의 윗사람의 미성숙하고, 진부한 리더십과 이중인격적인 모습에 같이 갈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호랑이는 썩은 고기를 먹지 않는다.'(호불식자[虎不食胔])의 마음으로 뒤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냈다.


 노래는 나에게 그런 의미, 상당한 의미를 부여해  곡이었다. 그래서   곡이 좋다. 올바름과 진실됨, '똑바로 하자' 스스로에게 일깨워 주는 Eye in the sky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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