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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쌤 May 21. 2023

지금 학교에서 황금돼지띠 아이들은!!

# 비대면교육의 후유증을 제대로 겪다.

황금돼지띠 


정확히는 2007년이고 우리 둘째가 태어난 해이다.


솔직히 집안에 중환자가 있어 둘째를 가질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황금돼지 띠를 가진 둘째가 생겼다. 황금돼지띠라고 해서 그해에 유난히 신생아가 많다는 뉴스보도를 본 기억은 있지만 솔직히 별로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둘째가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 황금돼지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많은지 실감하게 되었다.

두 살 터울의 큰딸과 같은 학교에 입학한 작은딸의 학년은 언니 때 보다 2 학급이 많았고 급당 학생수도 더 많았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우리 둘째 딸은 남들보다 더 치열한 경쟁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다른 해 보다 출산율이 높아 삶에서 보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우리의 황금돼지띠의 아이들에게 정말 이전에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겪게 되었다. 바로 코로나 인하여 중학교 3년을 거의 비대면으로 보내게 된 것이다. 사춘기와 인접해 있고 촉법소년의 시기이고 그 유명한 '중2병'이 포함된 가장 중요한 질풍노도의 시기의 상당 부분을 비대면으로 보내게 된 것이다. 


작년에 대면교육이 전면 시행되면서 그동안 있었던 비대면 교육의 후유증을 학생부장으로서 제대로 겪었었다. 정말 힘들었지만 학생부 어벤저스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큰 파고를 넘을 수 있었고 이제는 경험도 생기고 대면교육이 2년째 접어드니까 2023년은 편안할 것이라 생각하고 학생부장을 또 맡은 건 정말 나의 큰 실수였다. 

입학 첫 주부터 다양한 사안들이 발생했다. 어떤 날은 하루에 3건이나 되었고 정말 수업을 들어가기도 힘들 정도였다. 혹시나 우리 학교만 이런가 해서 알아보니 주변 학교들도 비슷하다고 하였다. 혹시나 해서 다른 지역에 근무하는 분께 물어보니 마찬가지라고 한다. 

역시 고등학교도 같이 다니고 있는 큰딸도 말한다. 이번 신입생들 이상하다고 입학하자마자 머리채를 잡고 싸운 아이들이 있다고...

물론 중학교 선생님들의 잘못이 아닐 것이다. 가뜩이나 다루기 어려운 시기인데 비대면으로 학교에 나오지 않으니 더 교육시키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황금돼지띠의 올해 신입생들의 전반적 특징은 기본적인 생활습관과 예절이 부족하고 다른 아이들과 관계 형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갈등이 많은 편이다. 확실히 기존의 2, 3학년과는 분명히 다른 것 같기는 하다. 2, 3학년에도 이런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있지만 이번 황금돼지띠의 신입생들은 전반적으로 이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학교로서도 난감하고 학생부장인 나는 정말 죽을 맛이다!! 황금돼지띠라고 중3인원이 많아 학과별 모집인원을 교육청에서 늘려서 정말 치열한 입시 홍보를 통해 모집한 아이들인데 말이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직업이고 잔소리하고 사안처리를 하는 것이 임무인 것을...

찬란한 빛을 가진 멋진 황금돼지로 거듭나기 위해 남들보다 더 긴 성장통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그리고 A.I, IoT 등이 중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전근대적인 방식의 교실 대면 수업이 이제는 바뀌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해 왔지만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대면수업은 어찌 되었던 반드시 존재하여야 하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관계를 맺고 형성하는 법을 배우며 인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접 면대면 하면서 같이 활동을 할 수 있는 형태의 수업은 먼 미래에도 꼭 존재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2년 비대면교육의 종료와 대면교육의 시작으로 대면교육의 중요성을 몸소 느꼈지만, 2023년에는 이제 정말로 교육에 있어서 면대면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며 학생부장으로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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