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사람들에게 낯선 이름이다. 들어본 적이 있다고 말하거나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처음 듣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서울역 앞 고가도로라고 말하면 상당수의 사람들은 알고 있고 가본 적도 있다고 말한다.
2017년 서울역 앞 고가도로가 철거에 대한 다양한 논쟁으로 오랜 진통 끝에 모두를 위한 고가 공원인 '서울로 7017'로 변신하였다.
40년이 넘게 서울역 앞을 가로막고 있던 고가도로가 17개의 보행로와 연결되는 공중정원으로 변모하여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이미지 출처: 투데이 코리아
서울로 7017에는 식물원에 비교할 만큼 다양한 식물들이 식재되어 있으며, 그 종류가 50과 287종이나 된다. 2017년 5월 개장 당시 228종이었던 식물을 2018년 12월 기준 287종까지 늘렸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계절별 꽃의 개화시기에 맞추어 5월에는 장미, 7월에는 수국, 10월에는 글라스 등을 식재하여 계절별 특화 꽃길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서울로에는 언제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카페, 목련, 장미 무대, 달팽이 극장, 방방 놀이터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밤이 되면 또 다른 화려한 분위기를 지닌 산책로가 될 수 있게 LED 조명과 화분을 둘러싼 원형 띠 조명을 설치하여 차별화된 밤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 낸다.
이미지 출처: 농민신문 / 연합뉴스 / 교통방송
철거 여부를 가지고 오랜 기간 진통을 겪은 서울역 앞 고가도로를 도심 공중정원으로 조성한 '서울로 7017' 프로젝트는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하이라인 파크' 도심 노후 고가철도를 도심재생공원으로 탈바꿈시켜 뉴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게 하였다. 지금도 뉴욕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대표적인 관광코스 중 하나가 되었다.
1929년 화물수송과 운송 수요가 폭증하게 되면서 만들어진 고가철도는 고속도로 개통, 자동차의 증가 등으로 그 수명이 다하게 되면서 1980년에 폐쇄된다. 그리고 거의 20년 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블룸버그가 뉴욕시장으로 당선되면서 도심 재생공원으로 전환시키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공원의 계획부터 조성, 관리까지' 하이라인의 친구들'이라는 시민단체가 함께하여 공공사업에 지역사회 및 시민단체 참여의 롤 모델이 되었다. 수명을 다한 공중 철로로서 도심의 흉물로 전락하였던 장소가 지금은 뉴욕의 명소로서 뉴욕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장소가 되었다. 또한 뉴욕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한 번 둘러볼 장소로서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다.
이미지 출처: phmkorea
그러면 '서울로 7017'과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의 공통점과 차이는 무엇일까?
공통점은 수명이 다한 도시 시설물을 시민들을 위한 휴식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었다는 것이다.
차이점은 설계의 사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이라인 파크'는 처음부터 도심 휴식공간인 공원으로 조성이 되었고 '서울로 7017'은 제목처럼 거리로 조성이 되어 사람의 이동에 초점을 두고 있다. 설계 사상의 차이로 인하여 공간에 들어가는 내용물의 정도도 많이 달라졌다. 아래의 사진들을 비교하여 보면 '서울로 7017'과 '하이라인 파크'를 시민들이 어떻게 이용하는지 단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한국금융신문 / phmkorea
'하이라인 파크'는 휴식을 위한 공원으로서 다양한 식물들이 식재되고, 바닥재도 자연 재료들의 많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서울로 7017'은 서로 다른 지역을 연결하여 사람들의 즐기며 왕래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지만, 결국 이동을 위해 17개의 보행로와 연결되는 도로인 것이다. 이와 같은 설계 사상의 차이로 인하여 '서울로 7017'은 '하이라인 파크'에 비교하여 식물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처음부터 보행로로 선정되어 원형의 플랜터를 만들어 식물을 식재하였다. LED를 활용하여 야간에도 보기가 좋고 나름대로 '서울로 7017'의 아이덴티티가 될 수 있는 원형 플랜터이지만 결국에는 플랜터 여서 식물을 식재하는 면적의 한계가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보행의 편의성을 위하여 바닥을 콘크리트로 하였다는 것이다. 여름에 콘크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사람뿐 아니라 식재된 식물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 게다가 크랙이 과다하게 발생하여 부실공사 의혹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당대 최고의 조경가들과 건축가들의 결과물이니 다양한 상황을 반영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단순히 보행을 위한 나무가 있는 도심 속 보행로로 그치지 않고 도심 녹지 공간으로서 도시인들에게 푸르름 속에서 쉼과 여유를 줄 수 있는'서울로 7017'이 되었으면 한다.그리고 삶에 지친 시민들에게 평온한 휴식을 주는 아늑한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