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우리 집을 강타하다.
저번수 수요일 확진 판정 이후 이제 격리 해제 하루를 앞두고 있다.
3월 8일부터 시작된 우리 가족의 코로나 확진 사태는 이제 끝을 앞두고 있다.
처음에 집사람을 시작으로 작은딸, 큰딸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까지 순차적으로 확진되면서 우리 가족은 거의 2주 동안 집안내에 한 사람 이상의 격리자가 있었다. 누군가는 같이 감염된다고 매몰차지만 집을 나와야 된다고 하였지만 그러지 못했고 결국 우리 가족은 모두 코로나 앞에서 하나가 되었다!
우리 집을 강타한 오미크론 사태를 겪으면서, 이제는 전 국민이 한 번씩 다 경험해야 코로나가 종식될 것 같다는 말을 들으면서 내가 느꼈던 점들을 간단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미리 준비해야 한다(코로나 관련 상비약과 소독 물품 준비가 필요하다.)
코로나와 관련하여 차처럼 손쉽게 타 먹을 수 있어서 유명해진 타라플루는 약국을 다 돌아다녔지만 구할 수 없었다. 증상에 맞추어서 종합감기약들을 구매해서 복용을 시켰지만 미리 가정에 준비가 되어있으면 확진 시 손쉽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둘째의 경우에는 고열이 발생하여 해열제를 복용하였는데 해열제도 미리 구매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체온계도 가정에 미리 구비하여 놓는 것이 좋을 듯하다. 집에 없어서 약국에서 5만 원을 주고 구입했는데 너무 비싸다는 생각도 들고 아예 가져다 놓지 않는 약국들도 많았다. 또한 손소독제와 뿌리는 소독제, 항균티슈와 같은 것들이 필요한데, 항균티슈는 약국마다 품절이었다.
둘째, 근처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는 것이 선별 진료소 PCR 검사를 받는 것보다 편하다.
근처 병원에도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많이 섰지만 선별 진료소보다는 덜하다. 그리고 신속항원검사는 결과를 바로 알 수 있고, 처방전을 발급해 주어 바로 약국에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선별 진료소 PCR 검사는 하루 뒤에 결과가 나오고 확진자 안내 문자에 나와있는 병원들에 전화해서 처방전을 받아야 된다. (처방전은 팩스, 인편 수령, 우편으로도 가능하다 당일 저녁 늦게 도착함) 처방전을 받기 위에 해당 병원에 전화해도 전화 연결이 안 되는 경우도 많고 또 처방전을 받아 약을 처방받으러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일반 병원 신속항원검사는 진료비 5000원 정도를 받으나 약제비는 무료이다. 우리 가족 전부 자가진단 키드가 두줄이 나와 추가 검사를 받은 것인데, 확진 판정을 내린 의사가 말하기를 자가 진단키트가 가장 민감도가 둔한데 두줄이 나오면 거의 맞다고 보면 된다고 말하였다. 선별진료소 PCR검사와 인근 병원 신속항원검사중 경험에 의한 개인적 의견으로는 병원 신속항원검사를 추천한다.
셋째, 배달음식과 일회용품을 애용해야 된다.(환경보호에 역행하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음식은 본인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무조건 배달음식을 시켰다. 음식을 제공하여 그릇이나 젓가락, 수저를 설거지하는 것도 가족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격리 전 기간 배달음식을 제공하였다. 배달시 요구조건을 문 앞에 두고 가는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양이 많아 남기게 되면 음식물 처리를 해야 되므로 배달 온 음식에서 먹을 만큼 일회용 용기에 담아 제공하였다. 따라서 일회용 용기, 수저, 젓가락, 일회용 장갑, 비닐 등이 필요하다. 물도 500ml 생수 묶음을 사서 마시고 특별히 분리수거하지 않고 찌끄려 트려 비닐에 담았다.(개인적 경험으로는 물을 상당히 많이 마시게 된다.)
넷째, 분리수거를 하지 않았다.(환경보호에 역행하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격리 중인 가족들이 먹고 난 배달음식은 음식물만 모아서 별도로 처리하고 일회용 배달 용기들은 그대로 큰 비닐에 압축해서 넣고 단단히 묶은 후 다시 종량제 봉투에 넣었다. 그래서 가급적 국물이나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질 않을 메뉴를 선택해서 주문하였다. (물론 본인들의 의사를 고려하였고 직접 주문하게 하였다.)
다섯째, 의사소통은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통화, 영상통화, sns를 활용하였다.
필요한 것이 있거나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소통하였다. 이전까지 다이어트한다고 하루 한 끼만 먹던 둘째가 갑자기 요구하는 것이 많아져 배달음식 외에도 많은 것을 집 밖에서 사 와야 했다. 너무 많인 먹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자기가 먹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먹는 거라는 엉뚱한 대답을 해 피식 웃게 만들기도 했다. 면대면으로 소통을 하기가 힘드니 sns나 전화통화를 많이 활용하였다.
여섯째, 증상은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다.
증상은 가족임에도 조금씩 달랐지만 내가 제일 심했던 것 같다. 백신 접종 후 후유증을 조금씩 겪었던 가족들과 달리 나는 3차 접종까지 후유증이 하나도 없었는데 코로나 증상은 제일 심하지 않았나 싶다. 다른 가족들은 없었던 근육통이랑 두통까지 찾아왔다. 다행히 격리 해제 이후 우리 가족 모두 크게 후유증이 남지 않았다.
이번 우리 가족의 코로나 확진 위기 속에서 건강과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지겹고 항상 푹 쉬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반복되는 일상이 정말 소중한 것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가족의 확진으로 연가를 쓰고 또 나 자신의 확진으로 병가를 쓰면서 학년 초 바쁜 3월에 거의 2주 가까이 학교를 나가지 못했다. 빠진 수업을 대신 보강하고 교환해 주신 샘들과 다 새로운 부서, 학교에 왔는데 부장 없이 버텨준 부원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째튼 온 가족이 다 순차적으로 코로나에 확진된 일은 나중에 우리 가족의 시간을 되돌아볼 때 잊지 못할 사건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다들 크게 아프지 않았고 후유증도 특별히 남는 것 같지 않아 이제는 '오미크론 우리 집을 관통하다'를 해피앤딩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을것 같다. 이제는 정말 코로나 감염은 일상의 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쉽다. 오미크론은 중증으로 가지 않으니 전 국민이 한 번씩 감염되어 집단면역을 가지게 하려는 것이 아닐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며 정부의 공식적 의견은 절대 아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가족의 고마움과 삶에 있어서 울타리가 되어주고 지지자가 되어주는 가족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코로나로 고통받는 분들, 특히 감염의 위험 속에서 그들을 옆에서 지키는 가족들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