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A 씨와 직장 내 괴롭힘 심층 상담 2회 차를 진행하였다. A 씨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기 전에 1회 차 상담을 받았고, 몇 달 후에 다시 상담을 요청하였다. 그간의 안부를 묻고 상황을 점검하였다.
A 씨는, 상급자의 폭언, 업무 배제 등에 시달리다가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였다. 회사에서는 노무법인에 의뢰하여 조사를 진행했고, 직장 내 괴롭힘을 불인정하였다. 그 후에 상급자는 인사 평가에서 A 씨에게 가장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이 회사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인사 평가를 실시하는데, 그동안 A 씨는 S등급과 A등급을 받아왔다. 인사 평가 중에서 성과 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이 차등으로 지급되는데, 이번에 A 씨는 가장 낮은 C등급을 받았다고 한다. 그 결과, A 씨는 다른 동료들이 모두 받은 성과급을 자신만 받지 못했다고 한다. A 씨는 울분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고, 이렇게 보복성으로 인사 평가를 해서, 성과급을 안 줘도 되나요?
A 씨는 인사평가를 한 상급자에게 따져 물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해서, 인사 평가 점수를 최하 등급으로 준 거냐고. 그러면서 세부적인 평가 결과를 알려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 상급자는 자신의 재량권 안에서 인사 평가를 했고, 결과는 비공개라고 답했다.
A 씨는 나에게 2차 가해가 아니냐고 묻고,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러한 사례가 참 많다. 인사 평가에 평가자의 재량이 넓게 허용된다는 점을 악용하여,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게 보복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사 평가는 또 다른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는 없을까?
아래의 법 조항을 살펴보자.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⑥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109조(벌칙) ① 제36조, 제43조, 제44조, 제44조의2, 제46조, 제51조의3, 제52조제2항제2호, 제56조, 제65조, 제72조 또는 제76조의3제6항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렇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면 안 된다. 위 사례에서, 상급자가 최하등급의 인사 평가 점수를 부여한 행위를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는 처우(행위)로 볼 수 있을까?
노동부 지침을 살펴보자. '불리한 처우'의 예를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찾고 있다.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을 신설할 때, 기존의 남녀고용평등법의 성희롱 관련 조항을 거의 '베끼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불리한 처우의 예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6항을 참조
•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 ⑥ 사업주는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파면, 해임, 해고, 그 밖에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불이익 조치
2. 징계, 정직, 감봉, 강등, 승진 제한 등 부당한 인사조치
3.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그 밖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
4. 성과평가 또는 동료평가 등에서 차별이나 그에 따른 임금 또는 상여금 등의 차별 지급
5. 직업능력 개발 및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기회의 제한
6.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등 정신적ㆍ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를 하거나 그 행위의 발생을 방 치하는 행위
7. 그 밖에 신고를 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
제4호에 정확히 명시되어 있다. " 성과평가 또는 동료평가 등에서 차별이나 그에 따른 임금 또는 상여금 등의 차별 지급"
그렇다면, '불리한' 처우가 맞을까? 노동부 지침에서는 '불리한 처우'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제6항 위반에 해당. 다만 아래의 경우에는 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음
-사업주의 조치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 제기와 무관한 경우
-사업주의 조치가 직장 내 괴롭힘과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 사업주의 조치가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서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아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
① 불리한 조치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문제 제기 등과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② 불리한 조치를 한 경위와 과정
③ 불리한 조치를 하면서 사업주가 내세운 사유가 피해근로자등의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인지
④ 피해근로자등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권리나 이익 침해 정도와 불리한 조치로 피해근로자 등이 입은 불
이익 정도
⑤ 불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⑥ 불리한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등이 구제신청 등을 한 경우에는 그 경과
노동부 지침의 내용을 적용해 보면, A 씨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뒤, 약 2개월 뒤에 인사 평가가 이루어졌으므로, 신고 시점과 근접한 시기에 불리한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A 씨는 그동안 높은 등급을 받아왔는데, 갑자기 낮은 등급을 받은 이유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와 무관하게, 정당해야 한다. 즉, 실제로 평가 기간에 성과가 낮았다는 등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인사 평가가 평가자의 재량이라 하더라도, 정당한 사유 없이 최하등급을 부여했다면 재량권의 남용이 될 수 있다.
결국, 최하등급을 받은 A 씨는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었다. A 씨는, 자신보다 성과가 낮은 동료들도 성과급을 받았다고 했다. 위 지침 5번의 "불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에 해당할 수 있다.
근로자 A 씨는, 회사 내부적으로 인사 평가 결과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안 되면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 제6항 위반으로, 노동청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흔히 2차 가해로 불리는 '불리한 처우'에 대해서는 과태료가 아니라 벌금이 부과된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법에서도, 회사의 2차 가해(불리한 처우)에 대해서는 중하게 여기고 엄격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아무쪼록, A 씨가 회사 내부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을 때, 회사 측에서 이를 수용하여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