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찬양론자 (1) 겨울 낭만
어느 날 갑자기 가슴을 훅 뚫는 시원한 공기는 노크도 없이 겨울이 왔음을 알린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새하얘진 바깥 세상
덜덜 떨며 서로에게 더 가까이 붙어있을 핑계같은 추위
몸 저 깊은 곳까지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는 따끈한 국물
길가다 마주치면 그토록 행복해지는 붕어빵 아줌마
팥이냐 슈크림이냐 맞으면 맞는대로 다르면 다른대로 깔깔 거리는 그 웃음
가족들이 집에 올 시간에 맞춰 전기장판을 틀어놓고 누워 기다리는 그 마음
옷을 껴입어 둥글둥글해진 사람들을 보면 날카롭던 각진 마음도 무뎌졌을 것 같다고 느끼는 기대
연말에는 괜히 센치해지지만 올해도 잘 견뎌왔다는 마음 속 저 한켠의 자부심와 뭉클함
연말인사라는 핑계로 오랜만에 안부를 물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
매년 지키지도 못한다는 것을 알고있지만 그럼에도 또 작성해보는 올 한해 계획
너와 내가 작년에도, 올해도, 내년에도 함께 했으면 하는 벅찬 마음
흘러나오는 캐럴과 누군가가 꾸며둔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며 세상은 아직 낭만으로 굴러간다는 것을 깨달으며 드는 안도감
누군가의 온기가 불쾌하기보다는 깜짝놀랄만큼 부드러움으로 다가오는 그 촉감
추운만큼 작은 온기에도 쉽게 따뜻해지는 그 날들
이래도 겨울 낭만이 싫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