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자 혼자 동유럽 여행기 - 비엔나 (6)
보통 여행은 그 순간에도 즐겁지만, 여행 후에 그 순간을 추억하며 얻는 기쁨이 더 큰 법이다.
후에 되돌아볼 때 유난히 행복했던 기억으로 오랫동안 남아있는 순간들이 있다.
그 경험이 특별할 수록 더 기억에 남을 수도 있으나, 특별하지 않은 어떤 당연한 순간이 그러할 때가 있다.
비엔나 여행 중 나는 도심에 있는 산책길을 걸었다. 특별할 것 없는 그냥 공원이었다.
걷다가 잠시 앉아 있는데 눈 앞에 새들이 무리지어 날라가고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 순간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Sound of Music" 장면이 눈 앞에 겹쳐 보였다.
(물론, 영화의 배경은 이곳이 아니라 잘츠부르크이다. 오스트리아라는 점에서 유사하게 느껴진 것 같다.)
괜히 노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착각을 현실로 만들고자 Sound of music에 나오는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틀고 이어폰을 꽂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어우러지는 풍경과 음악의 조화, 그리고 눈 앞에 그들이 뛰어다니는 장면을 상상하는 그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비엔나에서 참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골라보라면 아직도 저 노래를 듣는 짧은 그 시간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늘 내가 만든다.
되돌아보니 모든 여행지에서 공통된 가르침이었다.
떠나고보니 기억에 남는 모든 순간들은 내가 직접 찾고 온전히 그 순간에 의미를 부여했던 순간들이다.
그저 찾아오는 행복은 없으며, 내가 가서서 나의 것으로 만들 때 진정한 행복으로써 나의 인생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
특별할 것 없는 공간에서도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었던 경험은, 내 인생으로 확대될 수 있었다.
여행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일상, 내가 살아가는 인생 속에서도, 기억에 남는 순간은 늘 내가 만드는 것이라고.
나만이 만들 수 있고, 나이기에 만들 수 있는 그 순간 순간들을 소중히 하나하나 쌓아나가겠다고 말이다.
참고로, 다른 여행지(런던, 치앙마이)에서의 기억에 남는 순간들도 조금 들고 왔다.
다 소소하지 않은가?
하지만 나의 인생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