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재밌게 살지 #안전하지 않고 재미있게
뭐 좀 신나고 재미있는 것은 없을까? 요즘은 도통 재미가 나지 않는다. 일도 그렇고 일상도 그렇다. 재미가 빠져있는 삶이란 지루함이 느껴질 뿐이다. 일하러 가서도 매일 똑같은 사람들과 변함없이 바쁨이 이어지는 생활에 싫증이 날 뿐이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이곳에서의 생활도 재미가 없다. 정말 뻔하다고 해야 하나? 뭔가 달라지지 않고 매일이 똑같은 삶. 그 속에 나는 푹 담겨 살아지고 있다. 수동적으로
생각해본다. 이렇게 재미가 없어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하루하루 성장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데 회사라는 곳에 묶여서 점점 고인물이 되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편안하고 안정된 삶이 주는 달달한 유혹에 빠져 버티는 중인 것이지. 재미란 항상 위험요소가 함께 있을 때 그 크기가 커진다. 재미를 잃은 삶, 그것은 생기가 빠져있는 하루라고 말하고 싶다. 어제는 새해 결심도 새로 해보았고, 좀 더 변화를 원하는 마음이 커서 일까? 다시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밖은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무작정 운동화 끈을 동여맨다. 바람막이 점퍼를 입고는 지퍼를 올린다.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으니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려 한다. 밖으로 나가 적당히 몸을 풀었다. 달리기 전에 무릎과 발목 그리고 어깨를 스트레칭하고는 해가 지고 있는 저녁거리로 나선다. 비가 얼굴로 들이친다. 나는 비를 맞으며 아무도 없는 거리를 달린다. 점점 몸이 따스해지면서 내리는 비가 온몸을 적시는 느낌이 싫지 않았다. 비가 세차게 내리칠수록 속도를 높여본다. 이젠 빗소리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거리를 나 혼자 힘차게 달리는 동안 이상하게도 재미가 생긱기 시작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얼굴에 물기를 닦아내면서 달리고 또 달렸다. 목적지도 없이 그냥 발걸음 닿는 곳으로. 그렇게 5KM를 뛰고 나니 가슴속이 상쾌해졌다. 전보다 더 가벼워진 느낌도 들었다. 재미가 없어진 나의 삶에 이런 돌발행동 하나만으로 그것을 다시 찾았다니 조금은 안도의 한숨이 쉬어졌다. 내가 너무 편안하게 힘듦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어서 지루함도 더 커졌던 것이리라. 달리기라는 숨이 턱턱 막히는 활동이 나의 삶에 단비를 내려주었다. 너무 좋았다. 다른 무슨 말로는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시원하고 좋았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마친 후 따듯한 차를 한찬 마신다. 정말 재미있다.
나태함이야 말로 인생을 재미없게 만드는 최고의 이유가 될 것이다. 몸을 조금 더 움직이고 새로운 것들을 찾아 헤매면 바쁘지만, 재미난 일상이 생겨난다. 어제보다 난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듯 싶다. 인생이란 힘들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안전한 곳은 지루하다. 그리고 재미도 없다. 오늘도 조금은 위험하게 새로운 것들을 저지르며 살자. 새로운 운동화를 사러 나간다. 더 나은 달리기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