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일의 시작을 알리는 꽃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저마다 일터로 가서는 제일 먼저 하는 활동들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꽃을 따러 레스토랑 정원으로 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일종의 힐링 타임이 될 수도 있고, 일하기 전 마음을 준비하는 명상 시간이 되기도 한다. 계절에 따라 다른 꽃들이 피어나고, 저마다 아름다운 빛깔과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이 꽃들은 모두 먹을 수 있는 꽃들이다. 요리를 하고 그 위에 장식으로 쓰고 있다.
꽃잎을 하나하나 따서 요리 위에 장식을 하면 더없이 근사한 요리가 완성된다.
비올라 꽃이 올려진 잡채는 색깔이 너무 고와서 말 그대로 자연을 이용한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언젠가부터 꽃으로 장식하는 것을 좋아했는지는 모르겠다. 처음에 셰프로 일을 시작했을 때는 장식용 꽃들은 모두 주문해서 사용했었다. 가격도 비싸지만, 꽃을 따서 시간이 많이 지난 후 내 손에 들어오는 것들이라 그 생명력이 약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그다지 관심을 많이 갖지는 않았다.
사실 이름도 잘 모르고 맛은 더더욱 나의 구미를 당기지 않았다.
말레니라는 이곳으로 옮기고 직접 꽃을 따서 음식에 장식을 시작했다. 물론 예쁜 요리가 완성되었을 때도 좋을 뿐 아니라, 꽃을 따러 정원으로 가는 것 자체가 커다란 즐거움이 되었다.
여기가 한국은 아니지만, 한국 음식을 메뉴에 올리고 그것을 아름답게 장식해서 손님들에게 내보낼 때마다 우리의 음식이 얼마나 자랑스럽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참으로 맛도 좋고,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은 한국 음식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
예술 같은 요리를 하고 싶다.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과 닮아있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요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