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다합에서

천국이 있다면

by 이땡은

스위스 인터라켄에 도착해 기차에서 내린 날. 나는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롭고 자연과 적절히 조화를 이뤘으며 날씨도 좋았다. 사람들은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자유롭게 날아다녔다.


이번에 방문한 이집트 다합에서도 비슷한 감상이 들었다. 평화롭고 자연과 조화를 이뤘으며 크게 번화하지도, 많이 낙후되지도 않은 사람 냄새나는 동네다. 길에는 아무렇게나 몰려다니는 염소무리와 하루 종일 울어대는 닭들, 순하디 순한 개와 고양이가 즐비하다.


다합은 대다수의 여행자들이 다이빙을 즐기러 오는 곳인 만큼 물에 들어가지 않기로 한 나는 때때로 혼자 있어야 했는데 그럴 때마다 개 한 마리가 따라와 동행을 해주어 외롭지 않았다. 처음 같이 다닐 때는 이 애와 어떻게 헤어져야 할까? 걱정되었는데 개들끼리의 거리의 룰 같은 게 있어서 일정 구역부터는 따라오지 않았다. 어느 순간 사라져 뒤돌아보면 다른 개에게 저지당해(?)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바다 옆에 착 붙어 운영되는 식당과 카페에는 고양이가 제집처럼 들락거리며 의자에 드러누워 잠을 잔다. 나의 두 번째 숙소 앞에도 상주하는 고양이가 있었는데 너무 귀여워서 마주칠 때마다 시간이 살살 녹았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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