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한 새벽

by 이땡은

유럽에 가면 어떤 느낌일까?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스톤헨지나 그 유명한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직접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미라를 보면 어떨까? 세계 3대 박물관에 모두 방문한다면?


뭐 하나를 보고 나면 또 다른 보지 못한 유명한 것들을 보고 싶게 된다. (위에 거론한 곳들은 다 가봤다!) 동영상으로는 실제로 봤을 때 어떤 느낌일지 감이 안 오니까 방문을 해야만 분이 풀리게 되었다. 가보고 나면 비슷한 장소를 동영상으로만 보게 되더라도 감이 온다. 그 앎이 좋다. 뿌듯하고, 모험을 성공적으로 하고 온 어떤 작품 속 주인공이 된 듯 혼자 의기양양해진다. 이게 내 존재의 이유라는 거창한 뽕에 취하기도 한다.


자유로운 사람이 된 거 같기도 하다. 열심히 일하며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갇혀있고 통제되어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듯이 폄하하며 치부할 때도 있다. 이 느낌을 당신들은 알까? 그렇지만 이런 류의 갈증 없이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갈 수 있는 당신들이 부럽기도 하다. 이렇듯 느껴지는 감정은 늘 이중적이다. 싸잡아서 취급하는 버릇도 고쳐야 되는데 쩝...


감정이 고조되면 색안경은 두터워진다. 뭐 그래도 가끔은 벗는다. 그러니 우선은 만족하자. 왜? 불만족스럽게 생각해 봤자 좋을 거 하나 없으니까


완벽한 인간이 뭔지도, 존재하긴 하는지 의문인데, 왜 불완전하고 하자투성이인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운지 모르겠다. 솔직히 요즘에는 너무 완벽해도 좀 노잼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는데 말이다.


진로 고민은 아무리 해도 끝나지 않는다. 그래도 하나 깨달은 게 있다. 뭐 하나 정해서 판다 해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판은 계속 바뀔 거라는 것. 이는 불안정한 나를 위로해 주는 사실이다.


이제는 무언가 시도해보려고 했는데, 나는 한 번에 큰 보폭으로 움직이는 걸 매우 두려워하는 사람. 겁쟁이 그 자체. 어리숙한 바보.


행복을 찾아 헤매다 보면 오히려 멀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다 내려놓는 연습 중이다. 그런데 행복하고 싶어서 내려놓는 거라 성공한다면(?) 좀 모순... 적인 상황이 되기는 할 듯.


이렇게 불안한 나날들이 지속되어 견디기 어려운 여러 상황이 중첩되고, 어느 날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울 힘조차 고갈되는... 그런 날을 상상한다. 안 왔으면 좋겠는데 혹시 그렇게 될까 봐.


단단한 나를 만들고 싶은데 세상은 살아갈수록 "이걸 감당해? 더 큰 거 들어간다~ 오 견뎌냈어? 더 큰 거 들어간다~" 하면서 날 테스트 한다. 그러면 쌓아온 게 또 와르르 무너지고, 또 와르르 무너지고 다시 처음부터 쌓아야 한다. 대체 단단하고 강한 멘탈은 어떻게 가지는 거야? 멋진 사람들을 만나 그들을 카피해서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요새는 그러다가 사기꾼 만날까 봐 좀 사리게 된다. 몇 번 만났기 때문에... 솔직히 너무 충격적이었다. 사기꾼들 말 진짜 잘한다. 진짜 평범하게 생겼고, 뻔뻔하다. 나는 그냥 잘 살아가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왜 그런 똥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 걸까? 속상하다. 무교지만 천국과 지옥이 있다면 그 사람들은 지옥 가야 된다... 세뇌당한 피해자일 수도 있지만... 너무 밉다.(어차피 내가 뭐라 말하든 그들에게는 어떠한 피해도 가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조금 함부로 뱉어봤다.)


혼란하고 속상한 새벽 시간. 두서없는 똥글을 여러 사람이 보는 공간에 올리게 되어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주시는 분이 있다면 정말 감사드리고 만수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