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티너디 Mar 26. 2022

브리저튼 시즌 2, 주연보단 조연

섹시보다 서사

Formed under pressure,
desired by many,
yet possessed only by a fortune few.
There is nothing on earth quite so envied as a diamond.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많은 분들이 브리저튼의 귀환을 기대했습니다. 브리저튼의 서사는 익숙했습니다. 섹시함의 공식을 따르는 캐릭터, 상류층의 연애 스토리, 그리고 주체성에 대한 주제 의식은 익숙했습니다. 브리저튼은 이 공식에 시대극이라는 변주를 통해 볼거리와 주제를 강조했습니다. 모든 것이 화려했습니다. 다만 모든 것이 익숙했습니다. 후속편은 익숙함을 좋아하던 기존 팬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도의 참신함을 저울질 해야합니다. 



 앤소니 브리저튼은 예상된 캐릭터였습니다. 시즌 1에서 미숙한 사랑의 실패와 가장의 책임감, 이로 인한 조건 좋은 신붓감에 대한 집착은 성장으로 인한 주체성을 대비시키기에 최적의 캐릭터였습니다. 다만 이 드라마의 남주인공은 섹시 해야합니다. 브리저튼 시즌 1의 흥행에 사이먼 (레지 장 페에지 역)의 매력이 컸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할 것입니다. 시즌 1에서 강조한 매력은 문란 재질 남자 주인공에서 나온 섹시함이었고, 드라마도 이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앤소니는 이미 이런 류의 섹시한 캐릭터를 쌓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노출되었습니다. 과거 이야기, 독선적인 성격, 심지어 육체까지도. 배우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결국 이 캐릭터에 섹시함을 넣기 위해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습니다. 시즌 2에서 사용한 것은 부드러운 목소리였습니다. 스킨십도 시즌 1보다 더 조심스럽게 닿을 듯 말듯, 숨결이 느껴지는 상태에서 내뱉는 말로 섹시함을 줍니다. 하지만 시즌 1과 같은 저돌적인 섹시함을 원하셨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등장한 샤르마 가문은 반대의 경우입니다. 샤르마의 장녀, 케이트 샤르마 (시몬 애슐리 역)는처음 등장부터 시즌 1의 앤소니 역할을 맡겠다는 듯이 당차게 등장합니다. 마침 가장에 대한 중압감도 가지고 있습니다. 초반에 앤소니와의 대립 구도, 경마에서의 카메라 샷을 통해 우리는 결말을 이미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매력적이 캐릭터와 끝이 정해진 레이스를 어떻게 진행할 지 궁금해졌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 주인공으로의 매력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앤소니에게 끌려 당기고 갈등만 할 뿐입니다. 마음이 변화하고 이를 위한 갈등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진행과 뒷걸음질 치는 모습은 답답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여동생의 도움으로 여동생의 후견인에서 독립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대한 서사가 더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흡입력 있는 로맨스에 집중된 서사를 원하셨다면 다소 안타까울 수 있습니다. 


 

 다만 새로운 인물에 대한 서사의 허전함을, 익숙한 인물의 새로운 서사로 채워 넣습니다. 대표적으로 레이디 휘슬다운의 서사가 진행됩니다. 사교계 언론을 장악한 레이디 휘슬다운과 현실의 위태로운 모습에서의 갈등과 점차 어긋나는 관계 등의 서사가 나타납니다. 이외에도 브리저튼 가의 다른 인물들 (콜린, 베네딕트, 엘로이즈)의 갈등과 서사를 충분하게 부여해주며 기존 팬들의 기대를 조금이나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렇게 시즌 2에선 다양한 서사가 함께 나옵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정직의 무게에 대해 다룹니다. 시즌 2에선 많은 인물들이 진실을 숨깁니다. 거짓으로 쌓여진 호의가 어떻게 오해와 갈등을 불러 일으키는 가를 보여줍니다. 시즌 1에서 주인공을 도와주던 조연들도 시즌 2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며 주제의식을 강조합니다. 


시즌 1에서 등장했던 캐릭터들을 좋아했으면 여전히 좋아할만한 후속편입니다. 자극적인 섹시함이나 드라마 전체를 견인하는 캐릭터의 매력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조연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서사로 시즌 1에서 아쉬웠던 감정을 채워 줄 것입니다. 그 외에 화려한 배경과 의상, 음악은 여전히 독보적입니다. 영국 시대극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시즌 1과 같이 즐겨 주시면 됩니다.

이전 03화 브리저튼, 여자도 남자를 정복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