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자기 존중의 문제

내 몸을 대하는 태도가 곧 삶의 품격이다.

by 김남정

사람들은 종종 '건강한 삶'이라는 말을 당연하듯 내뱉지만, 정작 자신의 몸을 얼마나 존중하며 살고 있는지 자문해 보는 경우는 드물다. 나 역시 그랬다. <심플하게 산다>를 여러 번 읽었음에도 "건강은 우리가 가진 가장 귀한 재산이다"라는 문장이 왜 지금 이렇게 강하게 와닿는지, 그 이유를 최근에서야 조금 알 것 같다.


과거의 나는 집 안을 비우고 정리하는 일에는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물건을 덜어내는 순간 마음이 가벼워지는 경험이 좋았다. 하지만 정작 가장 먼저 정리하고 돌봐야 할 대상이 '내 몸'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 몸은 늘 나를 따라다니는 존재니까, 언제든 관리할 수 있을 거라 착각한 것이다.


그러나 몸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운동을 소홀히 했던 시절에는 눈앞이 흐릿하고, 이유 없이 피곤했던 상태가 사흘씩 이어지기도 했다. 순간, "이런 변화가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하는 두려움이 스쳤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건강은 시간이 쌓여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라, 매일의 태도에서 비롯되는 선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플하게 산다>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의사도 미용사도 우리 자신보다 우리 몸을 더 잘 돌볼 수 없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예술작품을 만드는 일만큼 가치 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보석, 즉 몸을 반짝이게 다듬을 의무가 있다." <p 98 >


예전엔 그 문장을 흘려 읽었는데, 지금은 현실로 이해한다. 읽는 내가 바뀌니, 글이 전하는 무게도 달라졌다. 실제로 아무리 좋은 병원과 트레이너를 찾아도, 내가 내 몸을 소중히 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 메시지는 나이가 든 사람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똑 같이 적용된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은 건강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 단백질 섭취량, 10,000보 걷기의 효과, 척추와 자세 관련 영상들이 넘쳐난다. 그런데도 몸의 피로를 무시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으로 과식하거나 술을 찾는 이들이 많다. 지식은 넘치지만 태도가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몸이 늘 나를 따라와 줄 거라 믿는다. 밤을 새워도, 끼니를 건너뛰어도, 운동을 미뤄도 금세 회복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 그리고 몸은 늘 말없이 신호를 주고 있었다. "나를 좀 더 잘 돌봐달라"라고. 젊을 때 만들어지는 습관은 평생의 건강을 결정짓고, 젊을 때의 무시는 더 빠르게 노화를 불러온다. 우리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해 방치한 작은 통증 하나가 몇 년 뒤에는 생활의 자유를 제한하는 큰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제 확신한다.

건강을 지키는 일은 장기적인 투자이며, 동시에 가장 직접적인 자기 존중의 방식이다.


나 역시 어느 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왜 이토록 바쁘다는 이유로 내 몸을 미뤄두었을까?"

"왜 기분이 나쁜 날은 더 몸을 함부로 대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했다. 나는 몸을 '나의 일부'가 아니라, '언제든 갈아 끼울 수 있는 도구'처럼 취급해 왔다는 사실이었다. 몸이 준 신호를 무시하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 반대였다. 몸을 돌보는 사람이야말로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지금의 나를 돌아보면, 나는 어느새 내 몸을 정성스럽게 대하는 사람이 되었다. 식사 전에 잠시 멈춰 오늘의 몸 상태를 살피고, 가능한 만큼 걷기 시간을 확보하고, 하루에 10분이라도 스트레칭을 빼먹지 않는다. 감정이 격해지는 날에는 억지로 무언가를 하기보다 평온을 찾는 시간을 가진다. 이것이 거창한 창조 활동은 아닐지 몰라도, 분명 나라는 존재를 다듬고 빛나게 하는 작업임에는 틀림없다.


한때는 운동을 하는 이유가 '멋지고 우아해지고 싶어서'였다면, 지금은 다르다. 나는 그저 지금의 몸을 온전히 사랑하며 나아가기 위해, 나의 일상을 건강하게 이어나가기 위해 운동을 한다. 그리고 이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책 속의 문장들이 오래도록 내 안에서 잠복하다가 때를 만나 나를 움직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몸을 돌보는 일은 특별한 재능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깊은 책임을 요구한다. 그 책임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는 주체가 된다.



나는 요즘 이 문장을 마음속에 새긴다.

"건강할 때 우리는 누구나 아름답다."

이 문장은 외모에 대한 말이 아니다. 몸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이 지닌 단정함, 태도의 곧음, 생활의 품위를 의미한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묻는다. 그리고 여러분에게도 조용히 묻고 싶다.

우리는 왜 스스로를 존중하는 일을 미루고 있는가?


건강은 '언젠가 챙길 일'이 아니라, 오늘 바로 시작해야 하는 가장 현실적인 돌봄이다. 몸을 돌보는 일이 곧 나를 존중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건강을 의무로 대하지 않고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돌보는 태도 위에서만, 우리의 하루는 단단한 기초를 얻게 되고, 미래는 조금 더 밝아진다. 건강을 유지하려는 이 단순한 행위가, 사실은 나라는 존재를 가장 진실하게 존중하는 방식임을 이제야 깊이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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