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담론>18장 증오의 대상

by Rx


감방 먼지에는 비타민C가 있다느니, 그래도 얼어 죽는 것은 하룻밤이고 폐병은 3년 간다며 자위합니다.



’저 자식 만기가 언제지? 얼마 남았지? 드디어 그 친구가 출소하고 나면 참으로 행복한 밤을 맞이합니다. 앓던 이 빠진 듯 시원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행복한 날도 며칠뿐, 어느새 그런 사람이 또 생겨납니다. 다시 우리는 그 친구와 만기 날짜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나가면 또 생기고, 나가면 또 생기고……여러 사람을 보내고 난 다음에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처한 힘든 상황이 그런 표적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물론 당사자인 그에게 그만한 결함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우리가 처한 혹독한 상황이 그런 공공의 적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여러 사람을 보내고 나서 뒤늦게 깨달았던 것입니다.



명상은 현재의 공간을 벗어나는 정신적 탈옥입니다.



증오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파악되지 못하고 말초 감각에 의해서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음을 발견하고 스스로 놀랍니다.








'탈주', '탈문맥', '탈정'의 개념이 20년 20일의 수형 생활에서 꿈 꾼 '탈옥'에서 파생되었으라 추측하니 먹먹해진다.


십팔장에 증오와 대상이라는 제목도 유머로 심어두신건 아닐까ㅎ

아 십팔장! 증오를 위한 증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렇게 하겠습니다/이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