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깨어나려는 벚꽃 냄새가 벌써부터 코를 간지럽힌다.
어제까지만 해도 긴 팔을 입고 지냈는데 오늘은 반팔을 꺼내 입었다.
팔의 솜털들은 아직도 추운지 새싹처럼 바짝 곤두서서 긴장하고 있었다.
긴 겨울을 지나온 탓인지 어두운 곳에 적응된 눈은 쏟아지는 햇빛에 문을 활짝 열어 뜨겁게 반응했다.
나무는 올해도 조용히 꽃을 피웠다.
그건 봄이 왔다는, 내게 보낸 편지였다.
어디를 향해 걸어도 벚꽃을 밟게 되는 발걸음은 꽃신을 신은 것처럼 묘하게 산뜻했다.
붙어 있으면 따뜻하고 떨어져 있어도 상쾌한 계절.
4월은 그런 달이다.
연인의 손을 잡고 걸으면 딱 알 맞은 온도가 될 것 같은,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그 사이 어딘가.
추운 건 싫었지만 미운 정이라도 들었던 긴 겨울을 떠나보낸다는 게 한 살 더 먹은 나를 위로하는 것 같았다.
잘 버텼다고.
이제 좀 쉬어도 된다고.
벚꽃은 오래 피어 있지 않는다.
그래서 4월은 늘 조금 아쉽다.
하지만 그 짧음 때문에 지금 이 걸이 더 선명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올해의 4월 위를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