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지는 이야기_4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당신이 내게 묻는다면,
서로의 약점을 자식으로 둔 것.
태어나지 않았어야 될 아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것.
돈을 버느라, 살아내느라, 라는 변명 뒤로 숨어 아이를 방치한 것.
당신에게는 여전히 아이인 나의 상처를
여전히 어른의 눈으로 재단하는 것.
더불어, 그럼에도 서로의 잘못을 모르는 점
어릴적 그리 애처롭던 당신이
내게 욕설을 퍼붓고도 가족이니까, 자매이니까
괜찮다는 말로 숨어 사과 한마디없이,
일상을 내뱉는 일 자체가 폭력이다.
네가 어떤 삶을 살아온지 참 안타까운
참 아쉬운
단어 하나하나다.
삶을 살아내는건 당신일 테니
네 방식대로 살아내는 것이겠지. 당신들이 그린 내가 있듯
나도 너네에게 원하는 따뜻한 가족의 모습이 있다.
그 모습과 내 모습이 맞지 않아
그 모습과 당신들의 모습이 맞지 않아
그래서 바깥의 시간을 혼자 걷는다.
어릴적 나를 매일매일 나는 만난다.
누군가라도 괜찮다고,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줬다면
어땠을까 상상을 한다.
초등학생 6학년, 친구를 돕다 왕따를 당할때도
중학교에 올라가선 약자를 챙겻던 아이에게
도망가도 된다고
이세상에 너의 책임이 없다고
네가 없으면 네 세상이 없을거니
조금은 내려놓고 이기적으로 살아도 된다고
“언니와 다르게 착해서” “너때문에 산다“라는 말에
착한아이에 갇히지 말라고,
그 감옥에서 계속 계속 나오라고,
내가 널 아니까 혼자가 아니라고,
내가 나에게 해줘야했던 말들이다. 해줬다면 어땠을까,
스스로를 탓하지말고, "아니면 죽지 뭐" 라는 말로 나를 감싸지말고
"괜찮다" "남을 탓하자"고 가르쳐 줬으면 어땠을까,
사랑을 받고 나면 늘 내가 부숴지지않는
방법을 찾곤 했지
내 이혼가정이 누군가에게 흠이 될때
"불쌍하다" 라는 말을 내뱉던 사람의 입 모양이 여전히 기억날때
내 배경이 내가 아닌 것에 대해 난 왜 늘 설명해야 했을까,
내게도 설명하지 못한 걸 왜 변명처럼 남에게 낱낱히 나열해야 했을까,
그 배경에 나도 하나의 인물이니까, 사실은 나도 그들 중 하나여서,
나도 내 배경이 나여서 였을까.
결혼하자는 말은 너희가 내뱉고
왜 그 말의 조건은 내가 맞춰야했나.
재혼은 엄마가 했는데, 왜 나는 부모 셋인 여자가 되어
그들의 조건을 맞추지 못했나.
난 그럼 나와 나의 배경 어디에 머물러야
그 간극 사이를 딱 찾을까
나라는 존재(存在)는 배경과 나 사이, 세상(世上)에 실재(實在)하긴할까
내가 그곳에 잇엇나, 없엇나
그냥 난 내가 맞나
그럼 무얼까
나 자체로 뭘까,
여전히 그걸 알지 못하는 30년 산 인간이